한진 상속세 2600억 육박… 경영권 방어 ‘첩첩산중’
한진 상속세 2600억 육박… 경영권 방어 ‘첩첩산중’
  • 성동규 기자
  • 승인 2019.06.10 10:27
  • 최종수정 2019.06.10 10: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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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태 한진 회장.(사진=대한항공)
조원태 한진 회장.(사진=대한항공)

[인포스탁데일리=성동규 기자] 고(故) 조양호 전 한진그룹 회장이 별세하면서 남긴 주식의 상속세가 26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경영권 분쟁이 예고되면서 주가가 급등, 애초 시장의 예상치를 훨씬 뛰어넘었다. 한진 총수 일가의 상속세 재원 마련과 경영권 방어 등 현안을 어떻게 풀어갈지 주목된다.

10일 재계에 따르면 조양호 전 회장이 남긴 한진그룹 주식 지분 △한진칼 17.84% △한진칼우 2.4% △한진 6.87% △대한항공 0.01% △대한항공우 2.4% △정석기업(비상장) 20.64% 등의 추정 상속세는 2600억원대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 63조에 따라 상속일 전후 각 2개월의 주식 평균 종가를 토대로 산출한 숫자다. 조양호 전 회장의 별세일(지난 4월 8일)을 전후해 각 2개월인 지난 2월9일부터 지난 7일까지의 4개월 평균 종가는 3만3118원으로 산출됐다. 

이에 따른 조양호 전 회장의 한진칼 지분 가치는 3495억원 수준이다. 상속세는 상속 재산이 30억원을 넘을 때 세율 50%와 최대주주 할증 세율 적용에 따른 20% 할증에 따라 총 60% 세율로 계산된다. 

결과적으로 한진칼 주식 상속세는 2097억원에 달한다. 애초 1700억원 수준일 것으로 예상됐으나 한진칼 주가가 급등한 것이 영향을 끼쳤다. 지난 4월 초 2만원대였던 한진칼 주가는 지난 7일 종가 기준 4만5000원으로 올랐다.

같은 방식으로 한진·대한항공·한진칼 우량주·대한항공 우량주에 대한 상속세를 계산한 것과 비상장주식 정석기업의 별도 상속세 추산액을 더하면 상속세는 약 2600억원 수준으로 예상된다. 

한진 총수 일가는 아직 상속 비율과 재원 마련 방안을 확정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조양호 전 회장이 상속과 관련해 별도로 남긴 유서가 없다면 민법에 따라 고인의 한진칼 지분(17.84%)은 배우자가 1.5, 자녀가 각 1의 비율로 상속한다. 

이렇게 되면 조양호 전 회장의 배우자 이명희 일우재단 전 이사장에게 5.94%, 장남인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장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차녀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에게 각각 3.96%씩 상속된다. 

현재 조원태 회장(2.34%)과 조현아 전 부사장(2.31%), 조현민 전 부사장(2.30%)이 보유한 한진칼 지분은 2.3%대로 비슷하다. 경영권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려면 조원태 회장에게 어머니와 두 자매가 우호지분을 행사해야 한다. 그러나 삼남매의 경영권 갈등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총수 일가가 수천억원에 달하는 상속세를 어떻게 조달할지도 문제다. 가장 가능성이 큰 건 조양호 전 회장의 퇴직금이다. 지난달 대한항공은 조양호 전 회장에게 400억원대의 퇴직금을 지급하고 퇴직 위로금은 유족의 뜻에 따라 지급하지 않았다. 

이 밖에 한진과 정석기업은 조양호 전 회장에 대한 퇴직 위로금 지급을 결정했으나 액수는 공개되지 않았다. 진에어와 한국공항, 한진칼 등 나머지 계열사는 퇴직금 지급 여부와 액수를 공개하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한진칼 2대 주주이자 강성부펀드로 불리는 KCGI의 견제가 거세지는 추세다. KCGI는 지난 4일 법원에 한진칼, 한진을 상대로 검사인 선임 신청을 했다. 조양호 전 회장의 퇴직금이 절차와 조원태 회장의 회장직 선임이 적법했는지 따져보자는 것이다. 

다음날 한진칼이 지난해에 받은 차입금 내역도 열람하게 해달라는 가처분 신청도 청구했다. 조원태 회장은 KCGI에 대해 대주주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고 평가했으나 이번 소송을 허투루 볼 수 없다는 게 재계의 평가다. 

한진칼에 대한 KCGI의 영향력은 계속 커지고 있다. 지난해 11월 한진칼 지분 9%를 확보하며 2대 주주로 올라선 이후 KCGI는 주식을 계속 사들이고 있다. 지난달 28일에는 한진칼 지분을 14.98%에서 15.98%로 늘렸다고 공시했다. 

 

성동규 기자 dongkuri@infostoc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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