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기준금리 박스권 오도가도 못하는 이유는?
한국은행, 기준금리 박스권 오도가도 못하는 이유는?
  • 박정도 전문기자
  • 승인 2019.06.06 11:02
  • 최종수정 2019.06.05 23: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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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금융협의회에서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 한국은행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사진= 한국은행

[인포스탁데일리=박정도 전문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리 인하 소수의견이 나왔지만 이주열 총재는 ‘소수의견일 뿐’이라 일축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이 총재가 금리를 낮추거나 높이고 싶어도 그렇지 못하는 상황에 몰려있다고 보고 있다.

6일 최양오 현대경제연구원은 팟캐스트 방송 ‘최양오의 경제토크 by 인포스탁데일리’에 출연해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내릴 수 없고, 누가 됐든 금리를 내리는 순간 바보가 된다”고 말했다.

최 고문은 “우리나라는 중국 위안화와 동조율이 1에 가까워 금리로 경제를 움직일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며 “현재 기준금리가 1.75%인 상황에서 더 낮추기도 어렵고 낮춰봐야 효과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에서 몇 안 되는 성과라 보는 부동산 시장 안정화 측면에서 금리를 건들이지 못할 것”이라 덧붙였다.

앞서 5월 31일 열린 한은 금통위에서는 조동철 위원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해야 한다는 소수의견을 냈다. 다만 이 총재는 “소수의견은 말 그대로 소수의견”이라며 “총재로서 전달하는 것은 금통위 다수의 견해로 (소수의견을) 금통위의 시그널이라고 보는 건 무리”라고 선을 그었다.

시장은 금리 인하 쪽에 배팅하고 있다. 지난 4일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0.5bp(1bp=0.01%) 내린 연 1.570%로 장을 마감했다. 기준금리 1.75%와 비교해 0.18%포인트 낮은 수치로 3거래일 연속 같은 기조를 보였다. 1년물과 5년물 역시 기준금리를 하회했다. 금융정책을 활용한 경기 부양을 예상하는 것이다.

하지만 현재 경제 상황 악화에 외부 변수가 강하게 작용하는 마당에 정부가 금리를 인하하더라도 실질적 경제 부양 효과를 보긴 어려울 것이란 목소리도 크다.

이날 방송에 출연한 김종효 인포스탁데일리 부장은 “원화는 위안화 추종성을 가진 데다가 개방경제 흐름에 따라 환율 영향을 크게 받고 있다”라며 “이 같은 상황에서 한국은행이 정책 실기를 한다면 단순히 환율 뿐만 아니라 경제 움직임 자체가 둔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 부장은 “이주열 총재가 기자회견에서 아예 대놓고 소수의견을 확대해석하지 말라고 이야기한 것을 봤을 때, 제 생각엔 미국이 금리를 움직이지 않는 한 우리가 먼저 움직일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고 밝혔다.

 

박정도 전문기자 newface03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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