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조, 大기업 CEO들에 경고…"일감몰아주기, 더는 용납 못해"
김상조, 大기업 CEO들에 경고…"일감몰아주기, 더는 용납 못해"
  • 이동희 기자
  • 승인 2019.05.23 10:54
  • 최종수정 2019.05.23 10: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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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상공회의소서 15개 중견그룹 CEO와 정책간담회 가져
"핵심역량 훼손, 혁신성장 유인 상실해 시장에서 도태될 것"
CEO들 "공정거래 질서 확립, 경쟁력 중요 요소라는 데 공감"
김상조 공정위원장. 사진=공정위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사진=공정거래위원회)

[인포스탁데일리=이동희 기자]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23일 대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을 만나 "일감 몰아주기를 해소하고 불공정한 하도급 거래 관행을 개선해달라"고 촉구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대한상공회의소에서 15개 중견그룹 CEO와 정책간담회를 열고 "공정경제란 모든 경제주체에게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는 평평한 운동장을 보장해 우리 경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 넣고자 하는 것"이라며 이같이 당부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자산 10조원 이상 상호출자제한집단 11~34위 그룹 중 △한진 △CJ △부영 △LS △대림 △현대백화점 △효성 △영풍 △하림 △금호아시아나 △코오롱 △OCI △카카오 △HDC △KCC 등의 총수가 참석했다. 10대그룹과 신세계·두산, 금융전업그룹, 총수가 없는 그룹 등 19곳은 제외됐다.

김 위원장은 "지난 세 차례 기업인들과의 만남을 통해 정부와 재계가 개혁 방향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었다"며 "그 결과 자발적인 순환출자 해소와 같은 바람직한 변화가 시장에서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 경제에서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중견그룹 전문경영인들도 이러한 흐름에 동참해 달라"고 당부했다. 

특히 김 위원장은 "일감 몰아주기와 불공정한 하도급 거래는 대기업의 이익을 위해 중소 협력업체와 주주 등 이해관계자의 권익을 부당하게 희생시키는 그릇된 관행으로, 이제 더는 우리 사회에서 용납돼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일부 대기업 계열사들이 일감을 독식하는 과정에서 관련 분야의 독립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은 공정한 경쟁의 기회조차 가질 수 없었고 그 결과 혁신성장을 위한 투자 여력 뿐만아니라 존립할 수 있는 근간마저 잃어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경쟁의 부재(不在)는 대기업 자신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계열사에 일감을 몰아주는 과정에서 기업의 핵심역량이 훼손되고 혁신성장의 유인을 상실해 세계 시장에서 도태될 수도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지배 주주 일가가 지분을 많이 가진 비주력·비상장 회사에 계열사들의 일감이 집중되는 경우에는 그 합리적인 근거를 시장과 주주가 납득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설명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김 위원장은 "중소 협력업체가 일한 만큼 정당한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하도급 분야에서 공정한 거래 관행이 정착돼야 한다"며 "혁신성장의 싹을 잘라 버리는 기술탈취 행위를 근절하기 위해 하도급법, 상생협력법, 부정경쟁방지법 등을 포괄하는 입체적인 해결 방안을 관련 부처와 적극 협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간담회에 참석한 전문경영인들과 김준동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공정거래 질서를 확립하는 것이 경쟁력의 중요한 요소라는 점에 대해 공감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계속 노력해 나갈 것"라고 화답했다.

마지막으로 김 위원장은 "앞으로도 재계의 요청이 있으면 자리를 다시 마련할 것이며, 이를 통해 정부와 재계 간 상호이해의 폭이 더욱 넓어질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동희 기자 nice1220@infostoc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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