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뱅크 금융주력자”… 최종구 위원장 발언 배경은
“토스뱅크 금융주력자”… 최종구 위원장 발언 배경은
  • 최재영 선임기자
  • 승인 2019.05.22 16:58
  • 최종수정 2019.05.22 17: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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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자본과 금융자본 논란 속에서 '금융주력자' 발언으로 관심 집중
최종구 금융위원장. 사진= 금융위원회
최종구 금융위원장. 사진= 금융위원회

[인포스탁데일리=최재영 선임기자] 최종구 금융위원장(사진)이 22일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를 신청한 ‘토스뱅크’의 대주주 비바리퍼블리카에 대해 “비금융 주력자로 보기 어렵다”고 밝히면서 이 발언의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최 위원장은 이날 서울 명동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청년 맞춤형 전·월세 대출 협약식’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통계청 표준산업분류를 거론하며 “오랜 고민 끝에 내린 결론”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비바리퍼블리카는 지난 3월26일 한화투자증권, 굿워터캐피탈, 알토스벤처스, 리빗캐피탈, 한국전자인증, 뉴베리글로벌(베스트글로벌), 그랩(무신사) 등과 컨소시엄을 구축해 금융위원회에 인터넷전문은행 ‘토스뱅크’(가칭) 예비인가를 신청했다. 금융위는 이르면 26일 세번째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를 발표할 계획이다.

비바리퍼블리카는 예비인가 신청 당시 토스뱅크의 지분 60%를 보유하고 있어 ‘금융주력자’ 인정 여부를 두고 금융당국은 물론 업계의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었다.

올해부터 시행된 인터넷전문은행법은 정보통신기술(ICT)에 주력을 둔 산업자본에 한해 인터넷전문은행 지분을 34%까지 보유 할 수 있도록 했다. 금융당국이 전자금융업자인 비바리퍼블리카를 산업자본으로 본다면 비바리퍼블리카는 토스뱅크의 지분율을 34%까지 낮춰야 한다.

비바리퍼블리카는 3월 예비인가 신청 이후 기자간담회를 열고 통계청 표준산업분류을 내세워 “(비바리퍼블리카)의 대부분 사업이 금융과 보험업으로 분류됐고 금융 분야 매출도 증가하고 있어 비금융주력자로 판단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인가에 자신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하지만 금융권 시각은 전혀 다르다. 비바리퍼블리카가 ICT기업으로 출발한 점과 현재 사업이 금융분야는 맞지만 금융업에 속하지 않은 별개 기업으로 봐야 한다는 점에서 금융자본으로 보기 힘들다는 목소리가 더 많다. 특히 금융위 내부에서도  금융자본으로 보기 힘들다는 쪽에 더 힘이 실리는 분위기였다.

금융위 관계자는 "전자금융업자를 금융주력자로 볼 수 있는 것은 (금융쪽) 매출 구조로만 판단하는 것은 아니다"면서 "적법한 절차에 따라 금융주력자로 볼 수 있는 요건이 되는지를 엄정하게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최 위원장이 갑작스럽게 ‘금융주력자’ 발언을 한 것은 결국 토스뱅크 허가에 더 힘을 실어주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정부는 최근 금융규제 완화 등에 따라 ICT기업의 금융 진출을 독려하고 있다. 이런 환경에도 새로운 인터넷전문은행에 도전하는 ICT기업들의 참여가 저조한 상황이어서 토스뱅크 인가를 통해 ‘흥행’을 만들어 보기 위한 포석일 것이라는게 업계의 시각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비바리퍼블리카가 금융주력자로 해석된다면 비슷한 사업을 벌이는 기업들도 금융주력자로 봐야 한다 뜻”이라면서 “더 멀리 본다면 현재 페이사업을 하고 있는 카카오뱅크의 대주주도 금융주력자라는 해석이 가능해진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이날 최 위원장의 발언이 부적절했다는 의견도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아직 예비인가를 발표하지도 않은 시점에서 비바리퍼블리카를 옹호하는 듯 발언을 한다면 결국 토스뱅크를 밀어주고 있다는 느낌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최재영 선임기자 caelum@infostoc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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