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포스탁데일리=이동희 기자] SK가 사회적 가치 측정 시스템을 구축해 본격 운영에 들어간다. 앞으로 매년 측정 결과를 공개하고, 각 관계사별 경영 KPI(핵심평가지표)에도 50%를 반영할 계획이다. 

사회적 가치는 기업 경영활동 등을 통해 일자리 부족, 환경 오염 등 다양한 사회문제를 해결한 성과를 말한다.

SK는 21일 서울 종로구 서린동 사옥에서 언론 설명회를 열고 사회적 가치 측정 취지와 방식, 주요 관계사 측정 결과, 향후 계획 등을 공개한다고 밝혔다. 재무제표를 각 사별로 공개하듯, 사회적 가치 측정 결과 역시 관계사 별로 발표하겠다는 뜻이다. 

이로써 SK그룹은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를 동시에 추구하는 '더블 바텀 라인(DBL, Double Bottom Line)' 경영의 토대가 되는 사회적 가치 측정 시스템의 운영을 본격화 한다.

SK측에 따르면, 각 관계사들이 측정한 사회적 가치는 △경제간접 기여성과 △비즈니스 사회성과 △사회공헌 사회성과 등 크게 3개 분야로 나뉜다. 

세부적으로는 경제간접 기여성과의 측정 항목은 고용, 배당, 납세 등이며, 비즈니스 사회성과는 환경, 사회, 거버넌스 부문을 측정한다. 또 사회공헌 사회성과의 측정 항목은 기업의 사회적책임(CSR) 프로그램, 기부, 구성원들의 자원봉사 관련 실적을 측정하게 된다.

이형희 SK수펙스추구협의회 위원장은 "SK가 사회적 가치를 측정하는 이유는 기업이 경제적 가치와 마찬가지로 더 많은 사회적 가치를 만들어내려면 지표와 기준점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최태원 회장은 이와관련해 '측정(measure)할 수 없는 것은 관리(manage)될 수 없다'는 현대 경영학의 창시자 피터 드러커의 말을 인용해 사회적 가치 측정의 중요성을 강조해왔다.

SK는 이날 수펙스추구협의회 회원사인 16개 주요 관계사 중 SK이노베이션, SK텔레콤, SK하이닉스 등 3개사의 ‘18년도 사회적 가치 측정결과를 먼저 공개했다. 

다만, SK측은 "아직 측정 시스템에 개선할 점이 적지 않다"며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미비점을 보완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예를 들면 소비자 피해 관련 사건∙사고, 지배구조 개선 성과, 법규 위반 사항 등은 객관적인 측정방법을 아직 개발하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이에 각 사는 자체 측정결과 공표 시 미반영 항목을 주석에 표기하고, 추후 반영키로 했다. 

최 회장은 "사회적 가치를 측정하는 것은 목표를 정해 모자란 부분을 개선할 의지가 있다는 것”이라며 “시스템이 완벽하지 않더라도 일단 시작하는 게 중요하다"고 측정결과 공표를 독려했다고 SK는 전했다.  

한편 SK는 향후 경제적 가치와 함께 사회적 가치를 일종의 재무제표 형태로 작성해서 공개하는 방안을 회계학자들과 공동 연구 중이다. 

한국회계정보학회장을 맡고 있는 정도진 중앙대 경영학과 교수는 “경제적 가치를 측정하는 현대 회계시스템도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정착되기까지 100년 이상이 걸렸다”며 “SK의 사회적 가치 측정은 기업 경영방식에 새로운 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동희 기자 nice1220@infostoc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