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위안화 가치 또 급락…자본 유출 우려도↑
中 위안화 가치 또 급락…자본 유출 우려도↑
  • 전예지 기자
  • 승인 2019.05.15 13:23
  • 최종수정 2019.05.15 13: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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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 장중 6.9 넘겨…
외자 순 유출 규모도 1백억 위안에 달해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인포스탁데일리=전예지 기자] 미중 무역 협상 결렬에 양국이 보복 관세로 맞서면서 한동안 안정세를 유지했던 위안화 가치가 다시 떨어지고 있다.

14일 역외 시장에서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이 장중 6.9를 넘어서면서 위안화는 작년 12월 기록한 최저점에 근접했다. 지난 7일동안 미국과 중국이 보복 관세로 맞서면서 역외 달러·위안화 환율은 약 2.5% 급등했다.

위안화 환율은 지난해 11월 미중 무역 분쟁이 격화됐을 당시 시장의 심리적 임계점으로 여겨지는 달러 당 7위안 선에 근접했었다.

1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도이체방크 분석가들은 이번에도 위안화가 지난해와 비슷한 약세를 보일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에 미국의 관세 인상에 맞불을 놨던 중국은 곤란한 상황에 빠졌다. 위안화 가치 하락으로 결국 미국 구매자들에게 싼 값에 중국 상품을 제공하는 셈이 돼 관세 보복의 효과가 미미해졌기 때문이다. 만약 미국이 추가로 3250억달러의 제품에 관세를 부과할 경우 상황은 더욱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중국의 관심은 다른 곳에 더 집중 된 모양새다. 외자 유출에 대한 우려다. 14일 상하이·선전 증시와 홍콩 간의 교차 거래를 통해 외국인들이 108억9900만 위안의 중국 본토 주식을 매도했다. 이는 교차 거래가 시작된 이래 두 번째로 큰 금액으로 순 유출 규모가 100억 위안에 달한다.

또 미국 정부가 중국의 위안화 저평가 의혹을 꾸준히 제기하면서 미중 무역협상의 주요 의제가 된 만큼 중국의 위안화 ‘평가 절하’ 여부에 따라 미중 간의 갈등이 한층 고조될 가능성이 남아있다.

미국 재무부는 매년 4월과 10월에 환율보고서를 제출해왔지만 올해 상반기 보고서는 아직 나오지 않은 상황이다. 이를 두고 미국이 중국의 입장을 확인하기 위해 발표를 늦추고 있다는 일각의 시선도 있다.

홍콩 ING의 이코노미스트 아이리스 팡은 “중국이 무역 협상 전술로 위안화의 일부 약세를 허용할 준비가 되어있다”면서 “자본 이탈의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크게 움직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녀는 “이제 위안화는 경제적인 도구라기보다 정치적 수단에 가깝다”고 부연했다.

JP모건 애널리스트들은 “중국은 지난해와 비슷한 규모의 위안화 가치 하락을 예상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지난해만큼 경제상황이 불안정한 것은 아니라 자본 유출, 미국의 보복 등으로 인한 연쇄 피해 규모는 그렇게 크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 금융기관의 전문가들도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이 7을 돌파할 가능성은 없다고 내다봤다. 

인민은행 산하 금융시보는 기관보고서를 인용해 "외적인 요인으로 시장 심리에 변동성이 이어지면서 위안화 환율이 단기적으로 압박을 받을 수 있으나 대폭으로 평가 절하되는 현상이 지속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톈펑(天風)증권은 "위안화 환율 변동은 미중 무역 협상 과정 중 보이는 추세적 움직임에 불과하다“면서 ”당국이 적절한 방법을 통해 위안화 약세를 막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럼에도 중국 정부가 최근의 위안화 하락세를 달가워하지 않는 징후는 뚜렷하다. 관리변동환율제에 따라 매일 아침 달러·위안화 환율을 고시하는 중국 중앙은행은 15일 기준환율을 6.8649위안으로 고시하면서 전 거래일 대비 0.0284 올랐다. 이는 올 들어 최고치에 해당한다.

 

전예지 기자 yejeejun@infostoc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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