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포클릭] 삼성SDI, 불안감 털고 ‘환골탈태’ 준비완료
[인포클릭] 삼성SDI, 불안감 털고 ‘환골탈태’ 준비완료
  • 안호현 전문기자
  • 승인 2019.05.10 10:18
  • 최종수정 2019.05.10 10: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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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어닝쇼크 완벽 상쇄, 내부거래 매출 기여 톡톡
삼성SDI가 올해 1월 미국 디트로이트 코보센터에서 열린 ‘2019 디트로이트 모터쇼(NAIAS 2019)'서 선보인 차세대 배터리셀. 삼성SDI는 이날 600㎞ 주행이 가능한 배터리 셀과 37Ah(암페어아워)에서 78Ah까지 EV, PHEV에 적용할 수 있는 다양한 세대별 배터리 셀 라인업과 혁신적인 소재 및 디자인을 적용한 제품들을 선보였다. 사진= 삼성SDI
삼성SDI가 올해 1월 미국 디트로이트 코보센터에서 열린 ‘2019 디트로이트 모터쇼(NAIAS 2019)'서 선보인 차세대 배터리셀. 삼성SDI는 이날 600㎞ 주행이 가능한 배터리 셀과 37Ah(암페어아워)에서 78Ah까지 EV, PHEV에 적용할 수 있는 다양한 세대별 배터리 셀 라인업과 혁신적인 소재 및 디자인을 적용한 제품들을 선보였다. 사진= 삼성SDI

[인포스탁데일리=안호현 전문기자] 삼성SDI가 턴어라운드에 성공했다. 2016년 일회성 비용에 마이너스(-)를 기록했던 수익성은 큰 폭으로 제고됐다. 어닝쇼크의 불안감을 훌훌 털어낸 성적표다.

삼성SDI의 이같은 성적표에는 '삼성그룹'의 간판 역할이 컸다. 연간 2조원 안팎의 매출이 계열사에서 발생하고 있어서다. 이 때문에 일정 규모의 수익창출력은 그대로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올 1분기 실적은 '주춤'했지만 증권가에서는 삼성SDI가 올 1분기 실적을 저점으로 올해도 역대 최대 실적 행진을 이어나갈 것으로 전망 하고 있다.

◆전사업 고루 성장, 실적 늘고 주가 오르고

최근 주가의 흐름은 수익성과 궤를 같이 한다. 최근 삼성SDI 주가는 23만원 안팎에서 형성되고 있다. 2016년 11월 주가는 9만원이 깨지기도 했다. 하지만 점차 회복세를 보이며 뚜렷한 상향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연결 기준 삼성SDI의 매출액은 9조1583억원이다. 전년 대비 44.3% 늘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511.6%, 158.4% 증가했다.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7.8%다. 전년 대비 6%포인트 올랐다.

매출의 성장이 인상적이다. 2016년 삼성SDI의 매출액은 전년 대비 31.3% 줄었다. 케미칼사업부를 매감함에 따라 외형이 크게 줄었다. 하지만 사업 구조조정으로 단조로워진 포트폴리오 속에서도 큰 폭의 외형 확대를 일궈내고 있다.

삼성SDI는 현재 에너지솔루션과 전자재료 등 두 가지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에너지솔루션부문은 소형전지와 중대형전지 등을 생산∙판매한다. 전자재료부문은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 등을 생산∙판매한다. 지난해 두 사업 모두 성장을 기록했다.

올 1분기 실적은 시장 예상치에 벗어나지 않았다. 지난해 1분기보다 영업이익은 65.1% 늘었고 매출은 2조3041억원으로 20.7% 증가했다. 다만 전분기와 비교했을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7%, 52.5% 떨어졌다.

앞서 증권사들은 최근 잇따른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설 화재로 관련 분야의 1분기 실적 하락을 예상했다. 실제 국내 출하 중단 등 수요에도 영향을 주면서 ESS 판매는 감소했다. 삼성SDI도 사실살 직격탄을 맞아 투자업계에서는 시장 예상치보다 더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눈여겨 볼 에너지솔루션 부문

삼성SDI 실적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에너지솔루션 부문이다. 지난해 에너지솔루션부문의 영업이익은 3974억원이다. 전년 대비 흑자로 돌아섰다. 지난해 전체 영업이익의 56%가 에너지솔루션부문에서 창출됐다.

에너지솔루션부문은 삼성SDI 실적의 핵심으로 꼽힌다. 에너지솔루션부문은 2017년까지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해당 사업의 적자 규모에 따라 삼성SDI의 실적 방향이 가늠되는 구조다.

대표 사례가 2016년 어닝쇼크다. 삼성SDI는 2016년 9263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당시 에너지솔루션부문에서 1조 1039억 원의 적자가 발생됐다. 폴러머전지와 전기차배터리 등에서의 고질적인 저수익성 외 갤럭시노트 7 발화 이슈 탓에 954억원 정도의 충당 비용까지 더해진 영향이다.

하지만 지난해 ESS부문의 흑자전환과 차량용전지부문의 적자 축소에 힘입어 에너지사업부문은 흑자전환한 것으로 분석된다. 1분기에서는 ESS 시설 화재로 타격을 입었지만 정부 안전기준이 발표되면 ESS매출도 재개돼 2분기 부터는 정상궤도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김승범 한국기업평가 선임연구원은 “소형전지사업의 실적이 빠르게 회복됐고, 중대형전지사업의 수익구조도 개선되고 있어 개선된 수익성이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EV용 전지 부문은 올해 헝가리의 전기차 배터리 공장이 본격 가동을 시작하면서 매출과 영업이익에 힘을 실어 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중국이 발표한 보조금 지원대상에 국내 배터리 업체가 포함됐다는 점도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됐다. 증권가에서는 이를 토대로 EV매출도 전체 매출에서 중심적 역할을 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듬직한 ‘삼성’ 간판...니치마켓의 힘

삼성SDI 실적의 한 축은 삼성그룹이다. 지난해 특수관계자와의 거래에서 비롯된 매출은 2조 2937억원이다. 이는 전체 매출의 25%다. 최근 5년 특수관계자에 대한 매출은 2조원 안팎이다. 전체 매출이 확대되면서 계열사 비중이 줄고 있지만 여전히 적잖은 부분을 그룹 계열사가 책임지고 있는 셈이다. 지난해 특수관계자와의 거래 가운데 삼성전자 및 종속회사에 대한 매출이 1조54447억원이다. 삼성디스플레이 및 종속회사에 대한 매출은 6671억원이다.

김 선임연구원은 “삼성SDI의 전자재료부문은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에 핵심부품소재를 제공해 수직계열화를 구축하고 있다”며 “전방 계열사들의 글로벌 수위권 지배력을 보유하고 있는 점은 삼성SDI의 수주기반을 강화하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사업부 매각과 전지부문의 매출확대로 과거 대비 계열사 매출 비중이 감소했다”며 “하지만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를 중심으로 삼성SDI는 여전히 안정적인 매출을 확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차입금은 크게 불어났다. 지난해 말 현재 총차입금과 순차입금은 각각 3조 2537억원, 1조 6419억원이다. 전년 대비 각각 1조 8291억원, 1조 4782억원 늘었다. 같은 기간 부채비율과 차입금의존도는 각각 20.8%포인트, 7.8%포인트 올랐다. 총차입금은 2016년 1조원 밑으로 떨어졌다. 케미칼사업부문 매각으로 2조원을 웃도는 현금이 유입된 효과다. 다만 전지사업을 중심으로 한 투자가 이뤄지면서 차입액이 늘고 있다.

김 선임연구원은 “삼성SDI는 전지사업을 중심으로 연간 2조 원 안팎의 투자를 계획하고 있어 재무부담 확대가 불가피하다”며 “다만 중대형전지사업의 이익 기여도가 높아지고 있고 보유 현금성자산을 활용해 재무안전성이 우수한 수준에서 통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안호현 전문기자 ahh@infostoc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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