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포클릭] 파라다이스, 정책리스크에 수익성 홀쭉
[인포클릭] 파라다이스, 정책리스크에 수익성 홀쭉
  • 안호현 전문기자
  • 승인 2019.05.07 09:01
  • 최종수정 2019.05.07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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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고객 이탈 심화, 투자 확대에 차입부담 급증
인천 영정도 파라다이스시티 호텔&리조트 전경. 사진= 파라다이스
인천 영정도 파라다이스시티 호텔&리조트 전경. 사진= 파라다이스

[인포스탁데일리=안호현 전문기자] 외국인 전용 카지노 운영업체인 파라다이스의 수익성 회복이 더디다. 2017년 대비 지난해 흑자로 돌아섰지만 0%대 영업이익률에 머물렀다.

이는 과거 두 자릿수 안팎의 수익률에 한참 미치지 못한 성적이다.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등 정책적인 이슈 탓에 주요 고객인 중국인 관광객의 이탈이 뼈아프다. 최근 투자 수요가 급증해 차입부담이 확대된 점도 고민거리로 지목된다.

지난해 연결 기준 파라다이스의 매출액은 7876억원이다. 전년 대비 17.9% 늘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흑자로 돌아섰다. 당기순손실은 10.8% 확대됐다.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0.3%다. 전년 대비 적자에서 벗어난 점은 긍정적이다. 다만 예년 수준과 비교하면 우울한 성적이다. 파라다이스는 2013년 20%를 웃도는 영업이익률을 기록했고 2014~2017년 연평균 10.2%의 수익률을 올렸다. 지난해 실적은 이에 한참 미치지 못한다.

파라다이스가 2017년부터 실적이 가파르게 꺾인 이유는 정책리스크다. 사드 배치를 두고 중국과의 관계가 어긋난 영향이 컸다. 파라다이스 카지노사업 경우 수요의 절반 이상이 중국인 VIP다. 사드 이슈에 중국인 VIP 수요가 급감하면서 마이너스 영업이익을 피하지 못했다.

향후 전망도 낙관하기 힘들다. 외국인 전용 카지노에 대한 개별소비세 도입(매출액의 3~4%), 중국의 반부패정책 시행에 따른 VIP고객 수요 위축, 중국의 방한 관광객 규제 등 국내외 정책리스크가 상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강서 나이스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 사드 관련 이슈는 해소 조짐을 보이고 있으나, 반부패정책 관련 영향은 계속 잔존하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고액의 드롭액(고객이 칩 구입을 위해 지불한 금액)으로 파라다이스 실적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중국 VIP 고객의 방문이 제한됨에 따라 수익성의 의미있는 회복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 수석연구원은 “현재 국내에 신규로 카지노 복합리조트를 조성하는 경쟁기업 외에도 동남아 등에 유사한 경쟁시설이 확대되는 추세”라며 “파라다이스의 수익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파라다이스에게 또다른 고민거리는 불어난 차입규모다. 지난해 말 파라다이스의 총차입금은 1조61억원이다. 전년 대비 1326억원 늘었다. 2014년 말 파라다이스의 총차입금은 804억원이었다. 2015년 말 4000억원대로 총차입금이 불어났지만 마이너스(-) 순차입금을 기록하며 사실상 무차입경영을 해왔다.

하지만 2014년 이후 신규 복합리조트 건립과 관련한 외부자금 조달과 실적 저하에 따른 영업현금 감소 등으로 재무건전성이 악화됐다. 특히 국내 최초의 카지노 복합리조트인 파라다이스시티 건립에 막대한 자금 투입이 지속됐다. 향후 장충동 사옥의 신중축과 관련해 3000억원 이상의 자금이 투입될 전망이다. 최근 5년 평균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의 4배 정도의 규모다.

지난해 말 현재 단기성차입금은 1087억원이다. 총차입금의 10.8%를 차지한다. 2600억원 정도의 현금성자산을 감안하면 단기유동성위험은 높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이 수석연구원은 “최근 파라다이스의 신규 복합리조트 관련해 수천억 원 규모의 외부 차입이 이뤄짐에 따라 주요 재무지표가 이전 대비 저하된 상황”이라며 “사옥 신증축에 따른 자금 부담으로 재무안정성 개선이 지연될 리스크가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현재 파라다이스 신용등급은 스플릿(split, 불일치) 상태다. 지난 2일 나이스신용평가는 정기평가를 통해 파라다이스 회사채의 신용등급을 AA-에서 A+로 한 노치(notch) 하향했다. 등급전망(outlook, 아웃룩)은 ‘부정적’에서 ‘안정적’으로 변경됐다. 한국신용평가는 현재 파라다이스 회사채에 신용등급 AA-를 부여하고 있다. 아웃룩은 ‘부정적’이다.

한 크레딧 애널리스트는 “파라다이스의 사업 환경과 차입 기조 등을 감안했을 때 신용등급은 A+로 하향 수렴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신용도 하향에 따른 차입부담 확대 등을 잘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안호현 전문기자 ahh@infostoc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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