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금융권, 금리 인하보다 IOER에 더 관심을 쏟는 이유
美 금융권, 금리 인하보다 IOER에 더 관심을 쏟는 이유
  • 전예지 기자
  • 승인 2019.05.02 18:04
  • 최종수정 2019.05.02 18: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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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OER과 EFFR의 추이 사진=FRED
초과지급준비금리(IOER)와 실효연방기금금리(EFFR)의 추이. 사진=FRED

[인포스탁데일리=전예지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일(현시시간) 금리를 동결한 이후 미국 금융권의 시각은 초과지급준비금리(Interest on Excess Reserves·IOER) 인하로 관심이 쏠리고 있다.

IOER이 낮아지면 금융권에서는 미 연준계좌에 자금을 넣어둘 필요가 없는 만큼, 사실상 시중으로 자금이 풀리는 효과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이 때문에 월가에서는 미 연준의 금리 인하보다는 IOER 움직임에 더 주목하는 분위기다.

2일 미 금융권에 따르면 미 연준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2.25~2.50%로 동결했다. 또 이날 만장일치로 IOER 인하를 함께 결정했다. IOER은 이날 현재 2.4%에서 2.35%로 0.05%포인트 하향 조정됐다.

미 연준이 IOER 조정에 나선 것은 흔한 일이 아니다. 그동안 2~3번 가량 미세 조정을 한 적은 있지만 이번 만큼 조정폭이 큰 것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다.

이는 실효연방기금금리(EFFR)가 2008년 3월 이후 최고치인 2.45%까지 오르면서 IOER을 넘어선데 따른 조치다. 연방기금금리(FFR) 목표 범위에 육박하자 조정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연준은 추가 조정 가능성도 언급했다.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통화정책 기조를 반영하지 않은 단순한 ‘기술적 조정’”이라고 강조하면서 “필요하다고 생각하면 (추가) 조정할 수도 있다”고 추가 하향 조정 가능성을 열어놨다. 시장에서는 FFR이 2.50%에 근접하면 한차례 더 하향 조정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IOER은 법정지급준비금을 넘어서는 지급준비금에 붙는 이자를 말한다. FFR 목표 범위의 상단역할을 맡고 있다.

시중은행은 통상 중앙은행에 비상사태를 대비해 ‘법정지급준비금’을 맡겨두는데, 이중 법정지급준비율을 넘어서는 금액인 초과지급준비금에 대한 이자가 바로 IOER이다.

초과지급준비금은 미 연준이 양적완화를 시작한 이후 2008년 기점으로 폭증했다. 연준은 이 시기부터 은행과 금융권에 이자를 부여했다.

당시 은행 등 금융권은 위험한 대출보다, 안전자산을 선호했다. 이에 연준은 초과준비금에 대한 이자를 통화정책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됐다.

IOER이 낮아지면 은행권 등 금융기관은 연준계좌에 돈을 넣을 이유가 없어진다. 이는 시중으로 바로 돈이 풀리게 되는 효과인 간접 유동성 확대정책이 된다. 다만 이 경우 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숨어 있다.

이런 이유로 월가에서는 미 연준의 이번 IOER 조정은 간접적 금리 인하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카토 연구소의 통화 및 금융 센터장 조지 셀긴은 "IOER를 낮춘다는 것은 사실상 연준이 가장 중요한 단기금리를 인하했다는 점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다만 IOER이 시장의 유동성을 확대할지는 미지수다. 월가에서는 현재 증시상황을 볼 때 자금이 증시로 바로 유입될 가능성과 대출 확대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게 본다.

 

 

전예지 기자 yejeejun@infostoc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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