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포클릭] 현대로템, 밑지는 수주 실적에 커지는 불안감
[인포클릭] 현대로템, 밑지는 수주 실적에 커지는 불안감
  • 안호현 전문기자
  • 승인 2019.05.02 10:08
  • 최종수정 2019.05.02 10:0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3년만 적자 전환, 손실충당금 지속 발생...질적 성장 확인 필요
경기 의왕시 현대로템 본사 전경. 사진= 현대로템
경기 의왕시 현대로템 본사 전경. 사진= 현대로템

[인포스탁데일리=안호현 전문기자] 현대로템이 3년 만에 적자를 기록했다. 주력 사업의 부진과 해외 프로젝트의 손실충당금 반영 등 악재가 겹쳤다. 특히 손실충당금은 두 해 연속 1000억 원을 웃돌았다. 수주한 프로젝트에서 적잖은 규모의 손실이 지속적으로 발생하면서 불안감이 확대된 모습이다. 수주잔고에 대한 질적 검토의 필요성이 강하게 제기된다.

지난해 연결 기준 현대로템의 매출액은 2조4119억원이다. 전년 대비 11.5% 줄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적자로 돌아섰다. 당기순손실 규모는 6배 정도로 확대됐다.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마이너스(-)8.1%다. 현대로템이 영업손실을 기록한 것은 2015년 이후 3년 만이다.

지난해 적자의 주요 원인은 카타르 하수처리시설 프로젝트의 손실충당금 설정이다. 현대로템은 2017년에도 해당 프로젝트 관련 1264억원의 손실충당금을 인식했다. 한 프로젝트에서 두 해 연속 1000억원을 웃도는 손실이 발생하고 있다.

현대로템은 2014년 12월 해당 프로젝트 수주 건을 공시했다. 계약금액은 3500억원 정도다. 2013년 매출액 대비 10.6%에 달하는 규모다. 이에 반해 몸집 대비 프로젝트의 실속은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프로젝트의 실적 확인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정익수 한국신용평가 선임애널리스트는 “카타르 수처리 프로젝트는 여전히 공정률이 약 60%로 더딘 점을 감안하면 공기 완료까지 실적 추이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지광훈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은 “카타르 프로젝트 경우 설계변경 등을 감안해 2017년말 손실충당금을 선반영했음에도 불구하고 공기가 추가로 연장되면서 지난해 영업손실의 주요한 원인이 됐다”며 “수주잔고 전반에 대한 질적 검토를 통해 향후 영업수익성에 대한 영향을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현대로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수주잔고(진행률 적용)는 6조2504억원이다. 프로젝트 진행경과 등에 따라 추가적인 부실이 발생할 수 있다.

핵심 사업인 철도부문의 부진 역시 지난해 기대치를 밑도는 실적의 원인으로 거론된다. 지난해 철도부문의 매출액은 1조1750억원이다. 총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8.7%다. 하지만 지난해 47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2016년(5.5%)과 2017년(4.6%) 때의 성적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지 수석연구원은 “철도부문 경우 일부 프로젝트의 예정원가 상승과 매출 규모 축소에 따른 고정비 부담의 증가로 영업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한다”고 설명했다.

현금창출력이 악화되자 재무부담도 가중됐다. 지난해 말 현재 부채비율과 차입금의존도는 각각 261.2%, 34.8%다. 전년 말 대비 각각 73.3%포인트, 0.3%포인트 올랐다. 현대로템은 2013년 유가증권시장 상장과 운전자본 회수 등을 통해 재무지표 개선에 나섰다. 하지만 원가 상승, 미청구공사 증가, 현금창출력 대비 과중한 차입금 부담 등이 맞물리면서 제무안정성 개선은 제한적인 모습이다.

수익성과 재무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심화되면서 시장의 평가도 부정적으로 변하고 있다. 2013년 증시 입성 당시 공모가는 2만3000원이다. 최근 주가는 2만1000원 정도에서 형성되고 있다. 주가가 지난해 6월 장 중 4만원을 돌파했던 점을 감안하면 아쉬운 수준이다.

신용등급은 우려스럽다. 2015년 국내 신용평가사 3사 모두 현대로템의 회사채 신용등급을 A+에서 한 노치(notch) 하향했다. 최근 신평사 3사는 현대로템을 등급하향 검토 대상에 올렸다. 추가적인 신용도 하향 가능성이 짙어졌다.

한 크레딧 애널리스트는 “현대로템의 신용도 하향은 최근 실적 부진과 재무안정성 저하 등 때문”이라며 “향후 사업 성과와 재무구조 개선 계획 등에 따라 신용도 향방이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손실충당금 설정으로 수주에 대한 불확실성이 확대됐고 단기간 내 수익성과 재무안정성 제고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시장의 우려를 걷어내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안호현 전문기자 ahh@infostock.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