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포스탁데일리=이강욱 전문기자] LG화학이 SK이노베이션을 상대로 2차전지 관련 핵심기술 등 영업비밀 관련 인력을 빼갔다고 주장하며 법적 대응에 나섰다.
LG화학은 29일(현지시각)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와 미국 델라웨어주 지방법원에 SK이노베이션을 ‘영업비밀(Trade Secrets) 침해’로 제소했다고 밝혔다.
ITC에 SK이노베이션의 셀·팩·샘플 등의 미국 내 수입 전면 금지도 요청했다. SK이노베이션의 전지사업 미국 법인(SK Battery America) 소재지인 델라웨어 지방법원에 영업비밀침해금지 및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2차전지 관련 핵심기술이 다량으로 유출된 구체적 자료가 발견됐다는 게 LG화학의 주장했다. SK이노베이션이 전지사업을 집중적으로 육성하겠다고 밝힌 2017년을 기점으로 2차전지 관련 핵심기술이 유출됐다는 것이다.
LG화학은 SK이노베이션이 2017년부터 2년 만에 LG화학 전지사업본부의 연구개발, 생산, 품질관리, 구매, 영업 등 전 분야에서 76명의 핵심인력을 대거 빼갔다고 강조했다. 이 중에는 차세대 전기차 프로젝트에 참여한 핵심인력들도 다수 포함됐다.
LG화학이 제기한 2차전지 영업비밀 침해에 따른 수입금지요청에 대해 ITC가 오는 5월 중으로 조사개시 결정을 내리면 내년 상반기에 예비판결, 하반기에 최종판결이 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도 LG화학은 SK이노베이션이 핵심기술 유출 우려가 있는 LG화학의 핵심인력을 대상으로 추가적인 채용을 진행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입사 지원 서류에 LG화학에서 수행한 상세한 업무 내용과 프로젝트 리더, 프로젝트를 함께한 동료 전원의 실명도 기술하게 되어 있었다는 것을 근거로 내세웠다.
이를 위해 입사 지원 인원들은 이직 전 회사 시스템에서 개인당 400~1900여 건의 핵심기술 관련 문서를 다운로드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LG화학은 이렇게 유출된 영업비밀을 이용해 SK이노베이션이 최근 글로벌 프로젝트를 수주하기 시작했다고 본다. 인력을 빼가기 전인 2016년 말의 SK이노베이션 전기차 배터리 수주 잔고는 30GWh였으나 올해 1분기 기준으로는 430GWh로 14배 이상 증가했다는 것이다.
LG화학은 올해 초 대법원에서 2017년 SK이노베이션으로 전직한 핵심 직원 5명을 상대로 제기한 전직금지 가처분 소송에서 승소하기도 했다.
이강욱 전문기자 gaguzi@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