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 줄어 지갑 닫은 가계… 줄일 수 있는 건 다 줄였다
소득 줄어 지갑 닫은 가계… 줄일 수 있는 건 다 줄였다
  • 박정도 전문기자
  • 승인 2019.04.25 15:00
  • 최종수정 2019.04.25 14: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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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포스탁데일리=박정도 전문기자] 우리나라 가구의 가처분소득이 지난해 줄어들면서 전반적인 소비지출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분위별로 보면 1~5분위 가구 중 1·3분위를 제외한 가구의 소비가 모두 줄었다. 

저소득층인 1분위의 소비지출이 늘어난 것도 월세 등 주거비용이 증가한 영향이 커 가계부담은 오히려 높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통계청이 25일 발표한 ‘2018년 가계동향조사 지출부문 결과’를 보면 지난해 가구당 월평균 소비지출은 253만8000원으로 전년보다 0.8% 감소했다. 물가 상승을 반영한 실질 소비지출은 2017년보다 2.2% 줄었다. 

소득 5분위 가구별 월 소비지출은 △1분위(하위 20%) 115만6541원 △2분위 175만9682원 △3분위 242만1320원 △4분위 306만6794원 △5분위(상위 20%) 428만3295원으로 집계됐다. 

1·3분위 가구의 소비지출은 전년보다 각각 0.9%, 0.7% 증가했지만 2·4·5분위에서는 1.7%, 1.4%, 1.1% 감소했다. 

2분위 가구의 항목별 소비지출을 보면 교육비 지출이 6만3250원으로 전년 대비 20.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의류·신발 및 가정용품·가사서비스, 식료품과 주류·담배에 대한 소비도 줄었다. 

4분위 가구에서도 교육비 지출(22만9824원)이 전년 대비 11.2% 감소했고 통신비, 교통비 등에 대한 소비도 줄었다. 반면 오락·문화와 보건비에서의 소비는 각각 11.6%, 8.5%로 크게 늘었다. 

고소득층인 5분위 가구도 의류·신발과 교통, 주류·담배에 소비를 줄이는 대신 오락·문화 분야에서 지출을 많이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저소득층인 1분위 가구의 소비지출은 늘었다. 하지만 지난해 주거비 증가에 따른 것이어서 사실상 허리띠를 더 졸라맨 것으로 분석된다. 

1분위 가구의 월 소비지출을 보면 주거·수도·광열비 23만6401원으로 전년 대비 8.6% 증가했다. 지난해 월세 비용이 2017년에 비해 21.5% 증가한 것이 저소득 가구의 주거비 부담을 높였다고 통계청은 설명했다. 

주거비 부담이 커지다 보니 다른 곳에서의 소비지출은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분위 가구의 교육비 지출은 3만3087원으로 전년 대비 27.5% 감소했다. 2017년 12만3528원이던 보건비 지출도 지난해 11만9692원으로 3.1% 감소했다. 

박상영 통계청 복지통계과장은 “1분위 가구의 소비지출 증가에는 주거·수도·광열비의 기여도가 가장 큰 것으로 보인다”며 “월세 등 실제 주거비가 증가한 영향이 컸다”고 설명했다. 

평균 수준 가구인 3분위에서는 가정용품·가사서비스와 오락·문화에서의 소비가 증가한 영향이 전반적인 소비지출 규모를 끌어올린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해 소득구간별(월 100만원 미만~월 700만원 이상) 가구당 월평균 지출을 봐도 소득수준에 상관없이 전반적으로 소비지출이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월 소득수준이 500만 원~600만 원 미만인 가구에서만 소비지출이 유일하게 증가했다. 

박 과장은 “지난해 1인 가구를 포함하면 우리나라 가구의 평균 실소득이 0%대 소폭 감소했다. 전년과 비교해 약보합세였다”며 “전반적인 가구소득이 부진했던 영향이 소비지출 감소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가구 소득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근로소득이 지난해 부진했던 고용 영향을 받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박정도 전문기자 newface03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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