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6000억 수혈’ 아시아나항공 M&A, 한화는 되고 SK는 어려운 이유는?
’1조6000억 수혈’ 아시아나항공 M&A, 한화는 되고 SK는 어려운 이유는?
  • 박정도 전문기자
  • 승인 2019.04.25 15:22
  • 최종수정 2019.04.25 15: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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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인포스탁데일리=박정도 전문기자] M&A 시장에 매물로 나온 아시아나항공에 채권단이 1조600억원에 달하는 유동성을 공급하기로 한 가운데, 시장에서는 인수 주체로 한화를 유력시 보고 있다. 반면 SK의 경우 지배구조 문제로 인수가 사실상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23일 최양오 현대경제연구원 고문은 팟캐스트 방송 ‘최양오의 경제토크 by 인포스탁데일리’에 출연해 “한화그룹이 롯데카드를 인수하기 위해 지난해 말부터 추진해왔는데 그걸 포기하면서 시장에서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에 참여할 것을 점치고 있다”고 말했다.

최 고문은 “한화는 여객이나 화물 수송보다 항공기 정비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라며 “인천공항이 허브공항이 되면 이와 관련해 최소 3조원대 시장이 열리게 될 것”이라 강조했다.

반면 SK그룹의 인수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관측이 나왔다. 인수 주체는 현금성자산이 8조원에 달하는 SK하이닉스가 될 가능성이 높은데, 이 경우 SK하이닉스가 공정거래법상 손자회사에 해당해 M&A 시 100% 지분을 매입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SK텔레콤을 지주사로 전환해야 하는데 이는 현실성이 떨어진다.

최 고문은 “SK가 법률적으로 SK하이닉스가 손자회사이기 때문에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려면 지분 100% 가져야 한다”라며 “SK는 이 부분에 대해 난색을 표하고 있다”고 말했다.

23일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산업은행을 포함한 채권단의 아시아나항공 자금 지원 플랜을 발표했다. 홍 부총리는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아시아나항공에 영구채 매입 5000억원, 신용한도 8000억원 등 총 1조6000억원을 투입해 자본을 확충하고 유동성 문제를 해소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한화가 롯데카드 인수전에 빠지면서 아시아나항공에 모든 자원을 집중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항공업 진출은 김승연 회장의 오랜 숙원이고, 현재 주력인 금융업과 화학업의 성과가 뚜렷하게 좋지 않아 항공업을 새롭게 꾸릴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자금력이 약한 한화로선 이번 채권단의 자금 수혈로 인해 아시아나항공 인수 가능성이 더 높아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업계에서는 한화의 롯데카드 인수 불참으로 1조원 이상의 실탄을 확보한 것으로 보고 있다. 과거 한화를 ‘한국의 록히드마틴’으로 키우겠다는 김승연 회장의 의지가 반영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시장 시각이다.

김종효 인포스탁데일리 부장도 이날 방송에서 “우리나라에는 지방공항이 많고 유휴비율도 높은 축에 속해 지역도 골머리를 썩고 있다”며 “일부 공항의 활주로를 줄이고 나머지를 정비공장으로 할 경우 한화그룹이 세트로 인수하는 게 가능해진다”고 전망했다.

 

박정도 전문기자 newface03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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