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산 원유 수입 막힌 한국... 석유화학업계 타격 얼마나
이란산 원유 수입 막힌 한국... 석유화학업계 타격 얼마나
  • 전예지 기자
  • 승인 2019.04.23 10:34
  • 최종수정 2019.04.23 11: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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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산 원유 중단 충격 미미할 듯, 콘덴세이트 경쟁력 약화는 불가피
美 제재에 이란 해협 봉쇄로 맞수하면 충격파는 더 커질 듯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22일(현지시간) 미 정부는 이란산 원유 수입 금지 조치 적용의 예외를 더 이상 연장하지 않기로 발표하고 기자들에 설명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 중국, 일본 등 8개국은 5월3일 0시부터 이란산 원유를 수입할 수 없게 된다. 사진= 미국 국무부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22일(현지시간) 미 정부는 이란산 원유 수입 금지 조치 적용의 예외를 더 이상 연장하지 않기로 발표하고 기자들에 설명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 중국, 일본 등 8개국은 5월3일 0시부터 이란산 원유를 수입할 수 없게 된다. 사진= 미국 국무부

[인포스탁데일리=전예지 기자] 미국이 예정대로 '이란산 원유 수입제한 유예조치'를 연장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한국도 이란산 원유를 수입해왔던 한국도 적지 않은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상대적으로 저렴했던 이란산 초경질유(콘덴세이트)도 수입이 막히면서 석유화학 업계 등 관련 기업들은 비상이 걸렸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22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열고 “5월 초 만료되는 제재 유예조치를 연장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며 "이는 이란의 원유 수출을 제로화 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밝혔다.

폼페이오 장관은 또 “미국,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는 세계 수요를 맞추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기로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한국을 포함해 일본, 중국, 인도, 터키, 이탈리아, 그리스, 대만 등 제재 유예가 적용됐던 8개국은 다음달 2일부터 이란산 원유 수입이 완전 금지된다.

원유 수입 의존도가 높은 한국으로서는 이번 제재유예 중단 조치에 따른 타격은 적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이란 혁명수비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시도가 현실화 될 경우 국제유가가 전년도 고점(WTI 76.4, Brent 86.3)까지 급등할 가능성도 나온다.

실제 봉쇄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의견이 우세하지만 정부는 국제 유가 변동성에 따른 물가 상승, 이로 인한 소비 위축 등으로 국내 경제에 미칠 파장에 대해 예의주시하고 있다.

한국은 그동안 이란산 원유 수입 의존도를 꾸준히 줄여와 수급에 따른 충격파는 미미할 것으로 예상됐다. 대한석유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4%였던 이란산 원유 수입량은 올해 2월 기준으로 8.6%다.

이런 상황에서도 우려가 나오는 것은 이란산 원유의 대부분이 콘덴세이트라는 점에서다. 콘덴세이트는 가공 과정을 통해 석유화학제품의 주 원료로 쓰이는 나프타를 추출해낼 수 있다.

이란산 콘덴세이트에서 나오는 나프타는 80%에 달한다. 일반 원유(20%)와 비교하면 상당한 생산량이다. 특히 이란산 콘덴세이트는 다른 국가에 비해 가격이 배럴당 1~4달러 가량 저렴하다. 한국 석유화학기업들이 이란산 원유에 집중해왔던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이 때문에 이번 중단 조치는 국내 석유화학업계로서는 단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고 이 경우 국제 경쟁력에서 뒤처질 가능성도 나온다.

이란산 콘덴세이트를 수입해온 현대오일뱅크, 에스오일, SK이노베이션, GS칼텍스가 대표적이다. 삼성증권은 이날 리포트를 통해 “미국의 조치에 따라 이들 회사들은 부정적 영향이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삼성증권은 전체 정제설비내에서 콘덴세이트 정제설비(CFU) 의존도 분석을 통해 콘덴세이트 1달러 상승시 현대오일뱅크, 에스오일, SK이노베이션 순으로 영업이익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콘덴세이트 여파는 크지 않을 것으로 삼성증권은 보고 있다. 삼성증권은 “콘덴세이트 스플리터 가동업체의 원재료 상승에 따른 이익감소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면서도 “업체별로 차이가 있겠지만 콘덴세이트 가격 상승에 따라 기업 수익성이 나빠지는 것은 제한적 이다"고 설명했다.

 

전예지 기자 yejeejun@infostoc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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