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그룹 품 떠나는 아시아나항공… 새 주인 찾기 '스타트'
금호그룹 품 떠나는 아시아나항공… 새 주인 찾기 '스타트'
  • 성동규 기자
  • 승인 2019.04.15 15:20
  • 최종수정 2019.04.15 15: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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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형 매물, SK그룹, 한화그룹, 애경그룹 인수 후보 거론

[인포스탁데일리=성동규 기자]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유동성 위기를 겪던 아시아나항공을 매각하기로 했다. 국내 항공업계 2위 항공사가 매물로 나오자 일찌감치 새 주인이 누가 될 것인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업계에선 자금력과 기존 계열사와 상성 등을 고려해 SK그룹, 한화그룹, 애경그룹 등을 잠재 후보군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몸값이 조 단위로 워낙 비싼 데다 부실 규모도 커 매각이 매끄럽게 진행될지 미지수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사진= 금호아시아나그룹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사진=금호아시아나그룹

◆ 금호그룹, 아시아나항공 매각한다

금호그룹은 15일 금호산업 이사회 의결을 거쳐 아시아나항공의 미래발전과 아시아나항공 1만여 임직원의 미래를 위해 아시아나항공을 매각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매각 주간사 선정,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등의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앞서 금호아시아나 박삼구 전 회장과 아들 박세창 아시아나IDT 사장은 이날 오전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 이동걸 회장을 만나 아시아나항공 매각 의사를 전달하고 곧바로 매각 방안을 담은 수정 자구계획을 전달했다. 

금호그룹은 구주매각과 제3자 배정 방식의 유상증자로 아시아나항공 매각하는 대신 5000억원의 자금 지원을 요청했다. 세부 내용은 △자회사 별도 매각 금지(인수자 요청 시 별도 협의) △구주에 대한 드래그-얼롱(Drag-along) 권리 △아시아나항공 상표권 확보 등이다. 

이에 따라 아시아나항공과 그 계열사들을 통으로 매각할 가능성이 크다. 아시아나항공은 에어부산(44.2%), 아시아나IDT(76.2%), 아시아나에어포트(100%), 아시아나세이버(80%), 아시아나개발(100%), 에어서울(100%) 등을 계열사로 두고 있다.

상장사인 에어부산과 아시아나IDT의 지분 가치만 따져봐도 약 3000억원에 달한다. 또 금호산업이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지분은 33.47%(6868만8063주)다. 지분 가치는 지난 12일 종가 기준 5600원을 기준으로 3849억원이다. 

아시아나항공과 계열사들에 대한 경영권 프리미엄 등을 고려하면 매각가격은 1조 이상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아시아나항공의 막대한 부채는 매각 과정에서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는 7조979억원으로 부채비율은 649%에 이른다. 이는 리스 항공기에 기댄 무리한 영업 확장과 노선 관리 부실 등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사진=아시아나항공
사진=아시아나항공

◆ 아시아나항공, 새 주인 누가 될까

현재 가장 유력한 인수 후보로 지난해 7월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검토했던 SK그룹이 꼽힌다. 당시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그룹 최고의사결정기구 수펙스추구협의회에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정식 제안했고 전략위원회에서 공식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남규 전 제주항공 대표를 수펙스추구협의회 글로벌사업개발담당 총괄부사장으로 영입한 것도 인수설을 뒷받침하는 근거가 됐다. 그러나 최근 SK그룹이 반도체와 바이오 분야에 주력하고 있는 만큼 다른 사업에 눈길을 돌릴 수 있는 여력이 없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화그룹도 유력 후보다. 한화그룹은 국내 유일 항공 엔진 제조 기업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계열사로 두고 있어 항공운수업과의 시너지효과가 클 것으로 보인다. 이런 이유로 항공사 인수합병(M&A) 이슈가 불거질 때마다 한화그룹이 매수 후보로 언급된다. 

특히 한화그룹은 지난해 저가항공사(LCC) 에어로케이항공에 160억원을 투자해 항공운송사업 면허를 신청했다가 반려돼 항공 사업 진출에 재도전할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문제는 한화그룹도 조만간 본입찰이 진행되는 롯데카드 인수전 참여를 결정한 상태라는 점이다. 업계에선 한화그룹이 대규모 투자를 연이어 진행할 수 있을 정도로 여력이 있을지에 대해 의문을 품고 있다.

국내 1위 LCC 제주항공을 가진 애경그룹도 거론된다. 제주항공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국내 2위 대형항공사를 인수하게 되면 그룹이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어서다. 

업계에선 제주항공이나 애경그룹이 자금력은 부족하지만 전략적 투자자나 재무적 투자자들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인수전에 참여할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판단 있다.

‘한국의 페덱스’를 꿈꾸는 CJ도 최근 CJ헬로비전을 매각해 여유자금이 상당한 데다 항공운송에 대한 의지가 확고해 유력 후보로 꼽힌다. 비슷한 맥락에서 롯데그룹이 거론되기도 한다. 더욱이 유통과 면세업을 함께 영위하고 있어 상당한 시너지가 예상된다.

 

성동규 기자 dongkuri@infostoc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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