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금호그룹 자구안 사실상 거부… 금융당국도 난색 표해(종합)
산은, 금호그룹 자구안 사실상 거부… 금융당국도 난색 표해(종합)
  • 성동규 기자
  • 승인 2019.04.11 15:37
  • 최종수정 2019.04.11 15: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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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아시아나항공
사진= 아시아나항공

[인포스탁데일리=성동규 기자] 아시아나항공 채권단이 금호그룹이 제시한 아시아나항공 자구계획안에 대해 시장 신뢰를 회복하기에는 미흡하다는 뜻을 내놨다. 금융위원회도 자구계획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견지했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10일 아시아나항공 채권단 회의를 소집해 논의한 결과 금호그룹 자구계획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11일 밝혔다. 채권단에는 산은을 비롯한 산은을 비롯한 제1금융권 9개 은행이 참여하고 있다. 

이날 채권단은 금호그룹이 내놓은 자구안에 사재출연이나 유상증자 등 실질적인 방안이 담기지 않은 점을 문제 삼았다는 게 산은의 설명이다.

5000억원의 자금지원 요청에 대해선 시장 조달의 불확실성이 커 앞으로 채권단의 자금 부담이 가중될 우려가 있다는 데에 의견이 모였다고 부연하기도 했다.

산은이 전날 공개한 아시아나항공의 자구안에는 박삼구 전 회장의 부인과 자녀의 금호고속 지분 4.8%를 담보로 내놓고 자회사 매각 등을 통해 경영 정상화에 나선다는 내용이 담겼다. 

자구안 이행 기간은 3년으로 잡았다. 3년 내 약속을 지키지 못하면 채권단이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아시아나항공을 팔아도 좋다는 단서를 달았다. 유동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추가로 5000억원의 자금을 지원해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문제는 박 전 회장과 그 아들인 박세창 사장의 금호고속 지분은 과거 금호타이어 장기차입을 위해 채권단에 이미 담보로 제공한 상태라는 점이다.

박 회장의 부인인 이경열씨의 금호고속 지분 3.08%와 딸 박세진씨가 보유한 금호고속 지분 1.71%만 새로 담보로 제공하는 셈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채권단 내에 추가로 자금을 지원하는 건 결국 박 전 회장 일가를 위한 것이라는 부정적인 기류가 흐르는 것으로 전해진다.

최종구 금융위원장도 채권단과 의견을 같이했다. 최 위원장은 이날 서울 중구 신한생명 본사에서 열린 ‘신한 퓨처스랩 제2출범식’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아시아나항공 자구계획에 과연 진정성이 있는지 의문”이라고 힐난했다.

그는 이어 “채권단이 시장의 반응을 고려해 판단할 문제”라면서도 “다시 3년의 기회를 달라고 하는 건 무슨 의미이며 박 회장이 물러나고 그 아드님(박세창 사장)이 경영한다면 차이가 무엇이냐”고 반문했다.

한편,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채권단의 자구안 미흡 판정에 대해 “현재로서는 채권단과 좀 더 긴밀히 협의해 나간다는 방침”이라며 새로운 자구안 마련에 대한 가능성을 시사했다.

 

성동규 기자 dongkuri@infostoc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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