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노동생산성, 국제 금융위기 후 절반으로 하락
한국 노동생산성, 국제 금융위기 후 절반으로 하락
  • 박정도 전문기자
  • 승인 2019.04.09 15:18
  • 최종수정 2019.04.09 15: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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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한국은행

[인포스탁데일리=박정도 전문기자] 한국 노동생산성 증가율이 국제 금융위기 이후 절반으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제조업 노동생산성 증가율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

한국은행이 9일 발표한 ‘조사통계월보 3월호, 산업별 노동생산성 변동요인 분석’을 보면 한국 노동생산성 증가율은 국제 금융위기 전(2001~2007년 평균) 4.2%에서 위기 후(2011~2015년 평균) 2.1%로 2.1%포인트(p) 하락했다. 

노동생산성 증가율 하락은 제조업이 주도했다. 제조업 노동생산성 증가율은 위기 전 7.9%에서 위기 후 2.2%로 5.7%p 내렸다. 그러나 서비스업 노동생산성은 위기 전 2.5%에서 위기 후 2.3%로 0.2%p 하락했다.

산업별로 보면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핸드폰 등 고위기술 제조업과 기계, 자동차, 선박 등 중고위기술 제조업 하락폭이 컸다. 고위기술 제조업 노동생산성 증가율은 위기 전 14.5%에서 위기 후 6.8%로 7.7%p 내렸다. 

중고위기술 제조업 노동생산성 증가율은 위기 전 6.5%에서 위기 후 0%로 6.5%p 하락했다. 중저위와 저위는 각각 3.9%p, 4.4%p 내려 상대적으로 하락폭이 낮았다. 

고위기술 제조업 중에서는 의료·정밀·광학기기 하락이 12.5%p로 가장 컸다. 전자부품(-8.1%p), 통신·방송장비등(-7.9%p), 의료용물질및의약품(-7.7%p) 등이 뒤를 이었다. 

중고위기술 제조업 내에서는 기타운송장비(선박) 노동생산성 하락이 9.6%p로 가장 컸다. 2010년대 초중반 조선업 위기와 관련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전기장비(-7.8%p), 기타기계·장비(-7.1%p), 화학물질·화학제품(-6%p) 순으로 하락했다.

수출주력산업이 밀집된 고위, 중고위기술 산업 노동생산성이 떨어졌다는 것은 해당 산업 국제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한은이 제조업 노동생산성 변화를 성장회계분해를 이용해 분석한 결과 총요소생산성 증가율 저하가 제조업 노동생산성 둔화 주요인으로 나타났다. 

총요소생산성이란 경제 효율성을 나타내는 지표로 자원의 효율적 배분, 생산기술 혁신, 구조개선, 사회시스템 개선 등에 대한 정도를 나타낸다.

총요소생산성 증가율은 위기 전 4.6%에서 위기 후 0.1%로 4.5%p 하락했다. 노동 1단위당 자본투입을 나타내는 자본장비율은 3.3%에서 2.1%로 1.2%p 내렸다.

둔화 원인으로는 노동과 자본 등 투입요소당 산출 증가세 둔화가 원인으로 지적됐다. 총요소생산성은 산출당 부가가치 변화와 투입요소당 산출변화, 하위산업별 비중변화로 분해된다. 

제조업 총요소생산성 중 산출당 부가가치는 위기 전 0.9% 감소에서 0.8% 증가로 돌아섰다. 투입요소당 산출 증가율은 5.3%에서 0.2%로 5.1%p 하락했다. 산업별 산출비중 증가율은 0.3%에서 0.1%로 소폭 하락했다.

한은은 제조업 총요소생산성 증가율 둔화가 전산업에서 나타난 변화라 설명했다. 기업가는 양극화 문제가 아닌 전반적인 혁신과 자원배분 부진에서 기인한 문제라는 것이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와 비교하면 금융위기 후 노동생산성 증가율 둔화폭은 5.7%p로 OECD 평균 2%p에 비해 컸으나 서비스업 둔화폭은 0.7%p로 평균(1%p)보다 낮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위기 후 노동생산성 증가율은 OECD 국가 평균보다 높았다.

한국 제조업 시간당 노동생산성은 51달러로 미국(87달러)과 비교해 59%, 독일(81달러)과 비교해선 63% 수준으로 나타났다. 서비스업 시간당 노동생산성은 22달러로 미국(60달러), 독일(56달러)과 비교해 40%에 불과했다. 

한은 관계자는 “앞으로 제조업 생산성 개선을 위해 혁신촉진과 효율적 자원배분, 구조조정, 제품 고부가가치화 등을 통해 총요소생산성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며 “제조업과 서비스업 간 융합, 핵심 선도산업 발굴과 규제 완화, 구조개혁 노력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정도 전문기자 newface03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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