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소 잇따른 디자인 표절 시비로 기업이미지 훼손
다이소 잇따른 디자인 표절 시비로 기업이미지 훼손
  • 이찬우 선임기자
  • 승인 2019.04.09 08:47
  • 최종수정 2019.04.09 08:4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청와대 청원게시판에 디자인 도용 청원글 올라
디자인 도용 논란 제품 판매중지 약속 후에도 계속 판매 의혹
표절 문제되면 납품업체에게 대신 사과하도록 해 무마시키나
대형 유통업체 다이소가 납품업체의 잇따른 디자인 표절 시비로 창작자들의 비난을 받고 있다. 사진은 자신이 특허 출원한 제품이 디자인 도용당했다고 주장하는 한 디자이너가 자신의 제품과 다이소 매장 판매 제품을 비교 촬영한 모습(사진=로슈폴리 블로그)
대형 유통업체 다이소가 납품업체의 잇따른 디자인 표절 시비로 창작자들의 비난을 받고 있다. 사진은 자신이 특허 출원한 제품이 디자인 도용당했다고 주장하는 한 디자이너가 자신의 제품과 다이소 매장 판매 제품을 비교 촬영한 모습(사진=로슈폴리 블로그)

[인포스탁데일리=이찬우 선임기자] 생활용품 유통업체 아성다이소(이하 다이소)가 입점 업체들의 잇따른 디자인 도용 논란으로 거센 비판에 직면했다. 일부 네티즌들은 다이소 제품 불매운동까지 벌이는 등 사태도 확산 조짐을 보이는 중이다.

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다이소는 입점 업체들의 끊이지 않는 디자인 도용 논란으로 책임론에 휩싸이면서 기업 이미지가 크게 훼손되고 있다. 자신들은 제품 디자인이나 생산과는 관련없는 유통업체에 불과하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잦은 디자인 도용 논란으로 책임론이 불거지고 있다.

지난달 22일 청와대 청원게시판에는 ‘계속되는 다이소의 소규모 브랜드 디자인 도용 문제 해결을 촉구합니다’라는 한 네티즌의 청원글이 올랐다.

이 청원글은 ‘다이소측에 디자인을 도용당했다’, ‘다이소의 도용 사실을 다이소측 sns와 관련 사이트에 게재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답변이 없다’, ‘도용을 인정하지만 그 사실을 알리지는 못한다면 그것은 모순이다’ 등으로 시작한다. 디자인 도용 사실을 파악한 뒤 다이소측에 항의하고 해당 내용을 공식적으로 공지해 달라고 요청했으나 묵살당했다는 내용이다.

‘로슈폴리’라는 브랜드를 사용하는 이 청원인은 자신이 운영하는 블로그에서 디자인 도용 피해 사실을 보다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이 블로그에 따르면 다이소가 지난달 3월 중순 복숭아를 테마로 출시한 ‘피치 시리즈’ 상품 가운데 자신이 2016년 디자인 특허를 출원해 판매하고 있는 제품과 유사한 상품이 있었다. 본인에게 고객들의 제보가 쏟아졌고 다이소측에 항의했다. 다이소 측에서도 도용을 인정하고 카드 케이스 같은 일부 제품의 경우 판매 중지를 약속했는데 지켜지지 않고 있다는 게 요지이다.

판매중지 약속 후에는 오히려 편법적으로 판매가 이어졌다고 로슈폴리측은 주장했다. 동일한 가격의 다른 상품 바코드를 찍어 계산해서 마치 다른 제품을 판매한 것처럼 속여 판매하고 있다는 것이다.

로슈폴리 대표는 “다이소 측에서 걱정말고 기다리라 했고 기다렸지만 제 디자인과 컨셉은 다이소의 디자인인 것 처럼 겉잡을 수 없이 퍼진 상태”라며 “그들은 표절인지 몰랐다고 하지만 매번 그렇다고 넘기기엔 다이소의 표절 문제는 너무 빈번하다”고 비난했다. 다이소는 이전에도 여러번의 디자인 도용 문제가 있었고 불과 한달 전에도 다른 분의 디자인을 도용했다고 로슈폴리측은 덧붙였다.

더 큰 문제는 다이소의 문제해결 방식이라고 로슈폴리측은 강조했다. 디자인 도용을 막을 원천적인 대책을 강구하지 않고 ‘눈 가리고 아웅’식 미봉책으로 덮고 넘어간다는 지적이다. 디자인을 도용해서 판매해 보고 문제가 없으면 계속 판매하고, 문제가 제기되면 납품사에서 사과하고 합의하게 종용하는 식으로 일처리를 하면서 책임에서 벗어난다는 것이다.

로슈폴리측은 “중국 제조 도용 업체들만의 문제이고 책임일까요? 몰랐다고 하면 다이소는 도용과는 관련이 없는게 되는건가요? 그리고 정말 몰랐나요?”라며 다이소의 디자인 도용 논란 대응 과정에 대해 의구심을 드러냈다.

로슈폴리측은 대규모 유통업체가 디자인 도용에 대해 소극적일 때 소규모 창작자들은 막대한 피해를 감수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로슈폴리측은 “다이소가 전국에 1300여개 매장을 가지고 있다고 하는데 이러한 무지막지한 접근성과 저가 폭격을 디자인을 도용당하는 업체에서 누가 얼마나 버텨낼 수 있을까요? 저는 이 제품을 2년도 더 전에 선보였지만 다이소에서 며칠 홍보한 것보다도 알려지지 않았다”며 “개인 브랜드를 운영하는 소규모 창작자가 그들이 몇 백개 ‘밖에’라고 말하는 수량을 얼마나 오랜시간 동안 핸드메이드로 만들어야 하는지 알까요?”라고 피해를 호소했다.

다이소측은 납품업체의 디자인 도용 논란이 확산될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다이소 관계자는 “사실 관계를 확인 중이고 피해를 주장하는 업체와 협의하고 있으니 결론이 날때까지 기사화를 자제해 달라”고 말했다.

다이소측의 기대와 달리 온라인상에서는 불매 운동 움직임도 감지되고 있다. 트위터 아이디 ‘아성다이소 불매운동’인 네티즌은 다이소의 표절 시비와 관련 책임있는 조치와 재발 방지책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

이 네티즌은 “다이소는 언제까지 납품업체의 탓으로만 돌릴 겁니까? 자기 기업 매장에서 판매될 물건인데 미리 검증도 해보지 않은 것이 과연 옳은 일입니까? 언제까지 공식적인 사과도 하지 않고 조용히 당사자와 납품업체간의 합의나 보게 할 셈입니까? 소비자들은 다이소의 공식 사과를 원합니다”라며 불매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유통업계에서는 매출 2조원에 이르는 대형 기업으로 성장한 다이소가 디자인 도용 논란에서 벗어날 적극적인 대책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다이소는 두달새 ‘마스킹 테이프’, ‘워터볼’, ‘밥주걱’ 관련 제품 등이 표절 시비에 휘말렸다”며 “많은 제품을 취급한다지만 실수가 잦으면 고의라는 말이 있듯이 창작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책임감있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찬우 선임기자 kmcir@infostock.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