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자 최후 보루’ 퇴직연금 수익률 1% 그쳐… 물가 고려하면 마이너스
‘근로자 최후 보루’ 퇴직연금 수익률 1% 그쳐… 물가 고려하면 마이너스
  • 박정도 전문기자
  • 승인 2019.04.08 08:37
  • 최종수정 2019.04.08 08: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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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금감원

[인포스탁데일리=박정도 전문기자] 퇴직연금 평균 수익률이 지난해 1.01%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과 비교해 ‘반토막’ 수준이다. 정부의 저금리 기조와 주가 하락으로 실적배당형 수익률이 ‘마이너스’로 떨어진 영향이 컸다. 

금융감독원이 7일 발표한 ‘2018년 퇴직연금 적립 및 운용현황’ 자료를 보면 지난해 퇴직연금 연간 수익률은 1.01%로 전년(1.88%)보다 0.87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인 1.5%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실질적으론 손해를 본 셈이다. 

적립금 190조원 중 90.3%를 차지한 원리금보장형의 평균 수익률은 1.56%로 전년(1.49%)보다 0.07%포인트 상승했다. 금리상승 추세에 따라 수익률이 다소 올랐으나 은행 정기예금 금리(2018년 말 1.99%)보다 낮다. 

실적배당형 평균 수익률은 지난해 주식시장 내림세 영향으로 마이너스(-)3.82%를 기록했다. 전년(6.58%)보다 10.4%포인트나 하락했다. 

지난해 코스피(2041.04)는 전년(2467.49)보다 17.28% 떨어졌다. 이에 주식이 편입된 집합투자증권의 수익률도 악화했다. 국내 주요 공모펀드 수익률은 △국내주식형 -17.30% △국내 혼합형 -4.24% △국내 채권형 2.49% 등이었다. 

업권별로는 원리금보장형 비중이 높은 손보(1.72%)의 평균 수익률이 가장 높았고 근로복지공단(1.58%), 생보(1.40%), 은행(0.97%), 금투(0.39%)가 뒤를 이었다. 원리금보장형 비중은 손보(98.8%), 근로복지공단(97.6%), 생보(94.5%), 은행(86.0%), 금투(76.6%) 순이었다. 

최근 5년·10년간 연 환산 수익률(총비용 차감 후)은 각각 1.88%, 3.22%였다. 원리금보장형은 각각 1.94%(5년), 3.07%(10년), 실적배당형은 각각 1.48%(5년), 4.80%(10년)로 나타났다. 5년 연환산 수익률로 보면 손보(2.15%), 10년 연환산 수익률의 경우 금투(3.78%)가 가장 높았다. 

지난해 퇴직연금 평균 총비용부담률(0.47%)은 전년보다 0.02%포인트 상승했다. 총비용부담률은 연간 총비용(운용관리 수수료 등)을 기말 평균적립금으로 나눈 것이다. DB(0.41%)는 전년보다 0.01%포인트, DC·기업형 IRP(0.60%)와 개인형 IRP는 0.02%포인트 상승했다. 

권역별로는 손보(0.40%), 금투·생보(0.45%), 은행(0.47%) 순으로 높았다. 반면 30인 이하 사업장을 대상으로 퇴직연금을 정책적으로 운영하는 근로복지공단(0.15%)이 가장 낮았다. 

지난해 만 55세 이상 퇴직급여 수급을 개시한 계좌(22만6372좌) 중 연금수령을 선택한 비율은 2.1%에 불과했다. 97.9%가 일시금 수령을 선택했다. 전체 수령액(5조9002억원) 기준으로는 21.4%(1조2643억원)가 연금으로 받았다. 

일시금수령 계좌의 평균 수령액은 1597만원으로 연금수령 계좌 평균 수령액(2억575만원)의 7.8% 수준이었다. 상대적으로 적립금이 적은 소액 계좌는 연금보다 일시금 수령을 선호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금감원 관계자는 “퇴직연금 시장의 양적 성장에도 원리금보장형 위주의 자산운용과 저금리 기조에 따라 수익률이 여전히 저조하다”며 “낮은 수익률로 인해 연금가입자가 체감하는 퇴직연금 수수료 수준은 수익률 대비 다소 높다”고 설명했다.

한편, 금감원은 정부가 추진 중인 기금형 퇴직연금제도 등 가입자의 운용성과 제고와 비용 절감을 위한 법과 제도 개선사항을 모니터링하고 협력·지원할 방침이다. 

기금형 퇴직연금은 개별 또는 복수의 사용자가 수탁법인(비영리법인)을 설립해 연금자산을 신탁하고 전문가와 노사로 구성된 수탁법인의 이사회가 연금 운용 주요 사항을 결정하는 제도다.

 

박정도 전문기자 newface03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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