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포클릭]깨끗한나라, 실적부진+재무부담 ‘이중고’
[인포클릭]깨끗한나라, 실적부진+재무부담 ‘이중고’
  • 안호현 전문기자
  • 승인 2019.04.03 10:45
  • 최종수정 2019.04.03 11: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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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적자 지속, 차입규모 확대...단기신용등급 하락
깨끗한나라 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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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포스탁데일리=안호현 전문기자] 깨끗한나라가 2년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생리대 유해물질 파동 후 위생용품 매출이 크게 꺾였다. 널뛰는 원재료 가격 역시 실적 가변성을 높이고 있다.

이익창출력이 흔들리자, 재무안정성 역시 악화되고 있다. 5년 사이 총차입금은 2배 가량 늘었다. 최근 단기차입금 비중이 확대되면서 유동성 대응 부담도 늘 수밖에 없다. 실적 부진과 재무 부담이 맞물리면서 신용도 또한 흔들리는 상황이다.

◆논란 후 맥 못추는 실적

지난해 연결 기준 깨끗한나라의 매출액은 6263억원이다. 이는 전년 대비 5.09% 줄어든 규모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익익은 각각 마이너스(-)292억원, -336억원을 기록, 전년 대비 손실 규모가 늘었다.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16억원이다. 전년 대비 적자로 돌아섰다.

깨끗한나라는 2016년 큰 폭의 성장을 보였다. 매출은 처음으로 7000억원을 돌파했고,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4배 가까이 성장했다. 하지만 이듬해부터 급격히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깨끗한나라의 하향세는 생리대 유해물질 파동에서 비롯됐다. 2017년 생리대에서 유해물질이 검출되자 깨끗한나라의 사업 한 축을 담당한 위생용품의 매출이 크게 떨어졌다.

2017년 위생용품부문 매출은 3087억원으로 전년 대비 600억원 가량 줄었다. 지난해 위생용품부문 매출은 2000억원대로 떨어졌다. 전체 매출에서 위생용품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7년 46.8%다. 전년 대비 5%포인트 가량 줄었다. 지난해 비중은 42.8%로 더 떨어졌다.

이인영 나이스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2017년 하반기 깨끗한나라의 ‘릴리안’ 생리대 관련 유해물질 포함 논란이 제기되면서 위생용품부문을 중심으로 매출액이 크게 둔화됐다”며 “이후 식약처 등의 조사결과를 통해 유해물질이 검출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된 후에도 영업실적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원재료 가격 역시 비우호적인 상황이다. 지난해 매출액 대비 원재료 매입 비용율은 42%다. 전년 대비 2%포인트 늘었다. 해당 비율은 2014년 23%에서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원재료 가격의 변동성 역시 리스크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핵심 사업인 제지부문 경우 최근 5년 동안 영업이익률이 매해 플러스(+)와 마이너스(-)를 오가고 있다.

김현 한국기업평가 선임연구원은 “펄프 및 고지 등 원재료 매입이 비용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0% 내외 수준”이라며 “원재료 가격에 따른 수익변동성이 크게 나타난다”고 밝혔다.

◆차입금 확대세 뚜렷...신용도 추락

실적과 더불어 근심거리는 차입부담이다. 마찬가지로 2017년을 기점으로 차입금 확대가 뚜렷하다.

2017년 총차입금과 순차입금은 각각 2028억원, 1963억원이다. 전년 대비 각각 382억원, 390억원 늘었다. 매출 감소에 따른 고정비 부담과 주요 원재료인 펄프 가격 상승에 따른 비용 증가 등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총차입금과 순차입금은 각각 2582억원, 2514억원이다. 2년 사이 1000억원 가까이 빚이 불어났다.

차입금 경우 1년 이내 만기가 도래하는 단기성차입금 비중이 늘어난 점이 눈에 띈다. 지난해 단기성차입금 비중은 약 79%다. 전년 대비 3%포인트 늘었다. 만기가 짧아지는 탓에 유동성 확보 부담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다.

각종 재무지표 역시 악화되고 있다. 지난해 부채비율과 차입금의존도는 각각 243.2%, 43.1%다. 전년 대비 38.5%포인트, 7.7%포인트 올랐다.

실적과 재무건전성이 악화되자 신용도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한국기업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는 올 들어 깨끗한나라의 단기신용등급을 A3+에서 A3로 한 노치(notch) 떨어뜨렸다.

이에 깨끗한나라는 감자 카드를 꺼내들었다. 깨끗한나라는 지난달 22일 주식의 액면금액을 5000원에서 1000원으로 줄이는 감자를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자본금은 감자 전 1880억 원에서 감자 후 376억 원으로 줄어든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2017년 논란을 야기한 업종의 특성상 신뢰도 제고가 쉽지 않기 때문에 실적 반등을 점치기 어렵다”며 “최근 납입자본 일부가 잠식되는 등 훼손된 재무안전성의 회복도 불확실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깨끗한나라는 영위하는 사업에서 중상위권의 시장지위를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사업안정성은 양호하다”고 덧붙였다.

 

안호현 전문기자 ahh@infostoc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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