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포클릭]아모레퍼시픽, 사드 후유증에 짙어진 다크서클...믿을 건 재무건전성
[인포클릭]아모레퍼시픽, 사드 후유증에 짙어진 다크서클...믿을 건 재무건전성
  • 안호현 전문기자
  • 승인 2019.03.26 09:47
  • 최종수정 2019.03.26 09: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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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사 이래 첫 한 자리 수 이익률 기록, 플레이어 많아지면서 생존게임 치열
기업어음 등급은 가장 높은 A1, 부채비율 차입금 의존도 가장 낮아
서울 용산구 한강대로 아모레퍼시픽 본사 전경. 사진= 아모레퍼시픽
서울 용산구 한강대로 아모레퍼시픽 본사 전경. 사진= 아모레퍼시픽

[인포스탁데일리=안호현 전문기자] 국내 화장품업계의 절대 강자 아모레퍼시픽의 지위가 흔들리고 있다.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창사 이래 첫 한 자리대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사드)의 후유증이 지속되고 있다. 높은 경쟁 강도를 감안하면 향후 전망도 낙관하기 힘들다.

믿을 구석은 재무건전성이다. 아모레퍼시픽은 마이너스(-) 순차입금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막대한 현금성자산은 치열한 생존 게임의 버팀목이다. 아모레퍼시픽이 연거푸 구긴 자존심을 회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허물어진 두 자리 수 영업이익률

지난해 아모레퍼시픽의 매출액은 5조2778억 원이다. 전년 대비 3% 늘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률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19.2%, 15.9% 줄었다.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9.1%다. 전년 대비 2.5%포인트 감소했다.

아모레퍼시픽은 2006년 6월 태평양에서 인적분할로 설립됐다. 한 자리 수 영업이익률은 설립 이래 처음이다. 2017년 영업이익률은 전년 대비 3.4%포인트 감소했다. 두 해 연속 이익률이 큰 폭으로 꺾였다. 2016년까지 신바람 내던 실적에 브레이크가 걸렸다.

시장에서는 사드를 이익률 둔화의 주요인으로 분석하고 있다. 화장품 구매의 큰 축인 중국인 관광객(유커)이 사드 후 줄었기 때문이다.

주가 역시 지지부진하다. 최근 아모레퍼시픽 주가는 19만 원 안팎이다. 2016년 3월 주가 45만 원을 넘보던 기세는 차츰 사드라들었다. 아모레퍼시픽은 2015년 5월 10대 1 액면분할을 단행했다. 액면분할 후 주가가 기를 펴지 못하는 이른바 ‘액면분할의 저주’를 ‘혹시나’ 피해가나 싶었지만 ‘역시나’였다.

아모레퍼시픽의 사업은 크게 화장품과 생활용품이다. 화장품 부문이 전체의 90%를 차지할 정도로 주력이다. 화장품 사업 경우 국내 30% 안팎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확고한 지위를 보유한 만큼 반등의 기대감은 시장에 조성돼 있다.

박지원 한국기업평가 선임연구원은 “연결기준 매출액은 화장품부문 면세와 해외채널 중심의 회복세에 힘입어 중기간 완만하게 증가할 전망”이라며 “중국 개별관광객 증가 기조가 지속돼 면세매출 회복이 향후 성장동력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우려도 적지 않다. 산업 내 채널 다변화와 여러 브랜드 출현 등 경쟁 강도가 심화되고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과거 화장품 업계는 높은 마진(margin)을 자랑하는 산업이었다”며 “최근 글로벌시장 내 플레이어가 많아지면서 생존 게임이 치열해지고 있고, 마케팅 비용이 증가하면서 점차 가격 경쟁이 불붙고 있다”고 말했다.

◆막대한 유동성 확보 ‘강점'

국내 업계 1위라는 타이틀과 더불어 아모레퍼시픽의 최대 강점으로 재무건전성이 꼽힌다.

아모레퍼시픽의 지난해 순차입금은 마이너스(-) 6645억 원이다. 사실상 무차입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국내 시장성 자금조달 이력은 기업어음(CP) 정도다. 재무지표 역시 우수하다. 지난해 말 현재 부채비율과 차입금의존도는 각각 20.8%, 2.1%다.

아모레퍼시픽의 기업어음 등급은 가장 높은 A1이다. 우량한 신용도를 기반으로 한 외부자금 조달능력, 3조 원을 웃도는 유형자산, 금융기관 여신한도 등을 고려하면 재무적 융통성은 상당히 높을 것으로 보인다.

박 선임연구원은 “성장 동력 확보와 브랜드 인지도 제고 차원에서 중국 및 미국 시장에서 공격적인 마케팅 및 투자활동이 이뤄질 것”이라며 “단기적으로 판관비 부담이 확대돼 수익성은 저하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러나 절대적인 수익창출력은 여전히 우수한 수준을 유지해 연간 6000억 원 내외의 영업현금창출력이 유지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안호현 전문기자 ahh@infostoc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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