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포클릭] 한진칼, 한숨 돌렸지만 지배구조 이슈 ‘여전’
[인포클릭] 한진칼, 한숨 돌렸지만 지배구조 이슈 ‘여전’
  • 성동규 기자
  • 승인 2019.03.22 11:26
  • 최종수정 2019.03.22 11: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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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펀드 KCGI 주주제안 물거품...오너 리스크에 기업 이미지 추락
한진그룹의 자회사인 대한항공과 진에어. 사진= 한진그룹

[인포스탁데일리=성동규 기자] 한진그룹의 지주사 한진칼이 한숨 돌렸다.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가 제안한 감사 선임 등의 주주총회 안건을 다루지 않게 됐다. 법정 공방 끝에 승소한 덕이다. 한진칼은 외부의 지배구조 개편 요구에 대응할 수 있는 시간을 벌 수 있게 됐다.

하지만 게임이 끝난 것은 아니다. 다양한 경로를 통해 지배구조 개편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올 수 있다.

조양호 회장 일가의 도덕적 해이에 추락한 기업 이미지를 감안하면 충분히 예상 가능한 시나리오다. 오너 리스크에서 촉발된 지배구조 이슈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상황이다.

◆한진칼, KCGI에 판정승 '득될까 독될까'

한진칼은 지난 21일 소송 등의 판결 및 결정 공시를 했다. 공시에 따르면 서울고등법원은 한진칼이 제기한 ‘의안상정처분이의 즉시항고’에 인용 결정을 내렸다.

이번 판결은 지난달 28일의 재판 결과를 뒤집은 것이다. 당시 서울중앙지방법원은 KCGI가 신청한 의안상정가처분에 대해 KCGI의 손을 들어줬다.

서울중앙지법은 감사 1인의 선임의 건과 사외이사 2인의 건 등 5가지 의안을 2019년도 정기주총에서 상정해야 한다고 결정했다.

하지만 항소심에서 한진칼이 승소하면서 오는 29일 예정된 한진칼의 주주총회에서 KCGI가 제시한 안건은 상정되지 않게 됐다.

기업지배구조 전문가는 “한진칼과 KCGI 간 법적 공방은 해석의 여지가 많은 사안”이라며 “양 측의 주장을 반영한 판례가 모두 존재하기 때문에 이슈는 장기화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재무지표 개선 vs 평판 실추

최근 한진칼은 지배구조 이슈에 많은 주목을 받았다. 주식시장도 반응했다. KCGI의 주주제안 이슈가 불거지면서 지난해 12월 장 중 주가는 3만 원을 돌파했다. 한진칼의 주가가 3만 원을 돌파한 것은 약 4년 만이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당시 한진칼의 지배구조 개편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주가가 상승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재무지표도 개선되면서 힘을 실었다. 지난해 3분기 말 현재 별도 기준 한진칼의 순차입금은 1916억 원이다. 순차입금은 2016년 말 3000억 원을 웃돌았다. 2017년 완전 자회사였던 진에어의 기업공개(IPO) 등 이벤트 덕에 현금성자산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한진칼은 진에어의 IPO로 2862억 원을 확보했다.

지난해 3분기 말 현재 부채비율과 차입금의존도는 각각 26%, 20.1%다. 전년 말 대비 부채비율은 2.7%포인트 낮아졌다. 차입금의존도는 1.2%포인트 늘었지만 2016년 말과 비교했을 때 1.6%포인트 떨어졌다.

투자은행(IB) 관계자는 “한진칼은 순수지주사라는 특성상 안정적인 수익 창출을 이룰 수 있고 그룹의 지원이 클 수밖에 없다”며 “그룹의 핵심 자회사인 대한항공이 우월한 시장 지위를 보유하고 있는 등 한진칼은 뚜렷한 강점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핑크빗 전망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한진그룹의 오너 일가에서 비롯된 오너 리스크가 여전히 발목잡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기업지배구조 전문가는 “시장에서는 한진그룹에 대한 지배구조 개편 요구가 상당히 높다”며 “조양호 회장 일가의 도덕적 해이 수준과 부정적 여론을 감안하면 지배구조 이슈는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문가는 이어 “국내 자본시장의 수준이 점차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한진그룹의 경영권은 조 회장을 중심으로 폐쇄적으로 구성돼 있다”며 “조 회장 자녀들이 오너 리스크의 핵심인 만큼 향후 승계 작업에도 상당한 잡음이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성동규 기자 dongkuri@infostoc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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