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엇, 행동주의로 기업 생존권 위협…경영권 방어수단 줘야”
“엘리엇, 행동주의로 기업 생존권 위협…경영권 방어수단 줘야”
  • 박정도 전문기자
  • 승인 2019.03.22 08:55
  • 최종수정 2019.03.28 10: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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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포스탁데일리=박정도 전문기자] 엘리엇 매니지먼트를 필두로 외국계 헤지펀드의 경영권 개입이 기업 생존권을 위협할 수 있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대주주 지분이 낮은 기업의 경우 경영권에 위협이 올 수 있다는 점에서 방어수단을 쥐어줄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21일 최양오 현대경제연구원 고문은 팟캐스트 방송 ‘최양오의 경제토크 by 인포스탁데일리’에 출연해 “엘리엇이 주주 행동주의의 미명 하에 현대차 그룹에 7조원의 배당금과 사외이사 선임 권한을 달라고 요구하는데 이는 기업 생존권을 위협하는 것”이라 말했다.

최 고문은 “행동주의를 반대할 필요는 없지만, 기관투자자의 주주 권한을 강화하는 만큼 기업도 자기 경영권을 방어할 수단을 쥐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고문은 차등의결권과 포이즌 필(적대적 M&A 발생 시 신주를 매입할 수 있는 권리)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재계에 따르면 오는 22일 현대자동차와 현대모비스 주총에선 해외 행동주의 펀드 엘리엇과 현대차 경영진이 7조700억원에 달하는 막대한 배당과 사외이사 선임을 두고 맞선다. 오는 29일로 예정된 한진칼 주총에선 서울고등법원의 결정에 따라 KCGI가 제안한 감사·이사 선임과 이사 보수한도 제한 등이 다뤄질 수 있다.

오는 28일 열리는 현대홈쇼핑 주총에서도 자사주 매입·소각·배당 증대를 제안한 미국계 투자회사 돌턴인베스트먼트와 국내 행동주의 사모펀드 밸류파트너스자산운용과 경영진이 표대결을 벌여야 한다. 이밖에 한솔홀딩스, 무학, 강남제비스코 등도 주총에서 행동주의 펀드의 배당 확대와 이사 선임 등의 요구에 맞서야 한다.

학계에선 이 같은 행동주의 펀드의 경영 개입에 우려를 표한다. 연초 한국경제연구원이 분석한 '행동주의 펀드가 기업에 미치는 영향 분석'을 보면, 행동주의 펀드 개입 1년 후 전년 대비 영업이익은 41.0%, 순이익은 83.6% 급감했다. 고용과 투자도 각각 18.1%, 23.8% 줄었다. 기업에 방어수단을 쥐어줘야 한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김종효 인포스탁데일리 부장도 이날 방송에서 “지주사 체제 하에서도 지분의 30% 이상을 가진 대주주가 얼마 되지 않아 조직화된 몇몇 기관이 합칠 경우 경영권에 위협을 줄 수 있다”며 “정부의 방침도 기업보단 주주 권리를 더 높일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김 부장은 “물론 엘리엇과 같은 헤지펀드가 많지 않은 점, 현대차를 제외한 기관투자자와 의결권자문사들이 현대차 손을 들어주는 점은 현대차가 당장 걱정할 필요가 없는 이유”라며 “장기적으론 기업 벨류에이션 상승에 도움이 될 것”이라 전망했다.

박정도 전문기자 newface03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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