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효의 시장통] 연준의 금리 인하 시그널때문에 벌어질 일들
[김종효의 시장통] 연준의 금리 인하 시그널때문에 벌어질 일들
  • 김종효 선임기자
  • 승인 2019.03.19 10:53
  • 최종수정 2019.03.19 10: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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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30일 미국 워싱턴DC에서 이틀간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미 연준은 이날 기준금리를 현행 2.25~2.50%로 동결했다. 사진= 미국 연방준비제도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 사진= 미국 연방준비제도

최근 월스트리트저널에서 흥미로운 기사를 냈습니다.

미국 전문가들이 다음 연준의 행보에 대한 설문조사에서 - 아직 의미있는 숫자는 아니더라도 - 금리인하 가능성을 점치는 사람들의 숫자가 1월에 비해 꽤 늘어났다는 기사인데요. 아래 준비된 그림으로 보시죠.

연준 차기 정책에 대한 전문가 서베이, 자료 : WSJ, KB증권
연준 차기 정책에 대한 전문가 서베이, 자료 : WSJ, KB증권

그림상으로 보면 1월 서베이에서 4%에 불과하던 금리인하 의견이 3월 18%로 급등했습니다. 금리인상 시기마저 뒤로 '확' 밀려버린 양상이네요.

글로벌 증시 반등의 이유가 연준의 금리인상 중단에 따른 반발매수 흐름이였고, 현재 금리가 중립금리 수준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그런 만큼, 금리 인하에 대한 시장 반응에 귀추가 주목됩니다.

그래서일까요. 연준의 정책금리가 오히려 실질단기 금리보다 높아 금리인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실질금리와 중립금리 추이, 자료 : KB증권
실질금리와 중립금리 추이, 자료 : KB증권

그렇다면 연준이 다음 행보 (3월 20일)에서 금리인하에 대한 언급을 하면 시장은 어떻게 될까요?

시장의 기대대로 위험자산이 급하게 상승하는 흐름이 전개될까요?

다들 예상하시겠지만, 적어도 이번에는 인하 결정을 할 가능성은 없다고 판단됩니다. 만약 금리인하를 결정한다면 오히려 시장은 악재로 인식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다만 시장은 2020년 금리인하 시그널이 나올지에 대해 관심이 높습니다.

미국채 10년물 중기 수익률 추이, 자료 : 인베스팅닷컴=인포스탁데일리
미국채 10년물 중기 수익률 추이, 자료 : 인베스팅닷컴=인포스탁데일리

여기서 고민이 생깁니다. 연준의 정책이 완화모드로 가면 갈수록 더 그렇죠.

일반적으로, 미국 금리 지표물인 미국채 10년물 수익률은 성장률과 인플레이션의 합을 나타냅니다.

현재 인플레는 거의 제로 수준으로 약해진 상황입니다. 또, 2% 정도밖에 안되는 미국 경제 성장속도에 증시가 강세를 보이려면, 작년보다 더 강한 부양책( 1. 법인세 인하 + 2. 소비세 대폭 인하, 아니면 공격적 재정정책)을 쓰면서 증시 수급개선( 3. 2017년 보다 더 많은 기업들의 자사주 매입과 ETF 자금 유입)이 동시에 이루어져야 합니다.

언급된 세가지 중 어느 하나도 쉽지 않아 보입니다.

추가 법인세 인하와 소비세 인하는 말라버린 미국 재정을 더 위협할 수 있을 뿐더러 작년 만큼 효과도 떨어집니다.

또 미국 정부가 강력한 재정부양을 쓸 경우, 인플레 압력과 미국 국채금리 상승압력을 받을 수 있다는 측면에서, 적절한 규모와 시기를 잡기 어렵습니다.

수급측면에서 기업들은, 이익이 줄어드는 구간에 자사주 매입을 추가로 늘리기는 어려워서, 자사주 매입도 급증할 가능성 극히 낮습니다.

그렇다면 3월에 미국 연준이 지금 금리를 인하할 일도 없고, 무리해 인하해서 일어날 일도 별로 긍정적이지 않을 것 같습니다. 

다만 2020년 경기 인하를 고려한 금리동결과 금리인하 시그널을 어떤 식으로 시장에 전달할 것이냐, 또 연준의 액션과 전망을 시장이 어떻게 받아들일 것이냐가 관건입니다.

그렇다면 투자 관점에서 어떻게 시장에 접근해야 할까요?

특별히 경기와 상관없이 산업의 변화나 정부 정책 부양으로 이익이 증가하는 기업(대표적으로 5G, 산업용 반도체, 컨텐츠 플랫폼 기업)을 제외한다면 투자가 망설여 집니다.

주가라는 것이 등락을 반복하지만, 매출과 이익의 성장이 담보된 기업이어야 신뢰를 가지고 매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아직까지 글로벌 경제는 뚜렷한 경기 회복 해법을 찾지 못했다는 점에서 종목 선택은 점점 어려워 집니다.

만약, 이번 FOMC에서 시장 기대만큼의 부양책, 혹은 금리 결정 시그널을 제시하지 못한다면, 아마도 큰 조정은 없겠지만 시장의 상승 모멘텀이 둔화될 가능성은 높다고 봐야 합니다.

상승탄력이 둔화될 경우, 시장 전체의 상승보다 4월초부터 부각될 각 기업의 실적에 따른 종목 장세가 심화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래서, 보유 기업의 실적전망과 수급 현황을 자세히 살펴봐야 할 것입니다.

부양기대가 존재하는 한 시장에서 먼저 도망갈 필요도 없지만, 대책없는 긍정론도 적절히 제어해야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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