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 친노동자적 상여금 지급 기준이 발목 잡아
기아차 친노동자적 상여금 지급 기준이 발목 잡아
  • 이찬우 선임기자
  • 승인 2019.03.14 08:28
  • 최종수정 2019.03.13 17: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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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15일 이상 근무시 지급, 기아차 하루만 일해도 일할 계산 지급
서울 서초구 기아자동차 본사. 사진= 기아자동차
서울 서초구 기아자동차 본사. 사진= 기아자동차

[인포스탁데일리=이찬우 선임기자] 현대자동차는 승소했는데 기아자동차는 왜 패소했을까. 

지난 12일 기아차 노사가 ‘상여금의 통상임금 적용에 따른 법정수당 미지급분 지급 방안 및 임금제도 개편안’에 잠정 합의하면서 기아차측이 통상임금 관련 1, 2심 재판에서 연이어 노조에 패소한 이유가 다시 한번 주목받고 있다. 기아차측은 상여금 지급 기준이 현대차보다 ‘친노동자적’이었던 점을 주 요인으로 꼽고 있다.

14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기아차 노사간 재판 쟁점은 기본급 외 지급되는 상여금의 통상임금 포함 여부였다. 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포함될 경우 연장근로나 휴일근로 등 법정수당의 적용 기준이 확 달라지기 때문이다.

흥미로운 점은 현대차도 같은 쟁점으로 노조측과 소송을 진행했으나 1, 2심 모두 승소했다는 것이다. 기아차 역시 내심 승소를 기대했으나 지난 2월 열린 항소심 판결에서 패소했다.

흥미로운 점은 기아차 패소 이유가 역설적으로 친노동자적이었기 때문이라는 게 업계의 해석이다. 기아차 인사부문의 한 관계자는 “패소 요인 하나 만을 꼽으라면 상여금 지급 기준이 현대차 보다 노동자들에게 더 유리했다는 점인데 그야말로 아이러니하다”고 말했다.

기아차가 현대차에 비해 친노동자적이었다고 주장하는 근거는 상여금 지급 기준이 일할 계산이라는 것이다. 현대차가 월 15일 이상 근무해야만 상여금을 지급했던 반면 기아차는 단 하루만 일해도 일할 계산해 지급했다는 것이다.

기아차 관계자는 “근무일수에 따라 상여금을 일할 계산해 준 것이 오히려 기본 임금으로 판단하는 결정적 요인이 됐다”며 “15일 이내 근무자에게는 상여금을 지급하지 않는 현대차에 비해 노동자에게 유리한 지급조건이었는데 재판에서는 오히려 불리하게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2심 판결에도 불구하고 분쟁이 마무리된 것은 아니다. 우선 노사 잠정 합의안에 대해 14일 예정된 조합원 총회 가결 여부다. 설사 가결된다 해도 변수는 남아 있다. 통상임금 소송은 2만7,000여명의 개별 조합원들이 각각 소송을 제기한 형태이다. 노사간 합의 내용에 불복하는 사람이 개인적으로 상고할 경우 막을 수가 없다는 것이다.

기아차 관계자는 “일부 조합원들을 중심으로 상고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신속하게 개별 합의를 진행하는 한편 상고심에도 대비한다는 방침”이라고 말했다.

기아차 노사간 합의를 계기로 기아차와의 형평성을 주장하고 나선 현대차 노조의 움직임도 현대차그룹에게는 잠재적 부담으로 떠올랐다.

현대차 노조는 지난 12일 노조 소식지를 통해 “기아차와 동일한 방식으로 통상임금을 적용하라고 요구하겠다”며 “2019년 임금 및 단체협상 요구안에 해당 내용을 포함해 투쟁을 전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아차 노사의 통상임금 관련 합의가 현대차 노사 분쟁의 새로운 싹으로 돋아나고 있는 셈이다.

 

이찬우 선임기자 kmcir@infostoc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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