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포클릭]YG엔터, 기업가치핵심→시한폭탄 ‘빅뱅’
[인포클릭]YG엔터, 기업가치핵심→시한폭탄 ‘빅뱅’
  • 최재영 선임기자
  • 승인 2019.03.04 12:44
  • 최종수정 2019.03.04 12: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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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산되는 버닝썬 사태…기업 이미지 실추 거듭
YG엔터테인먼트
YG엔터테인먼트

[인포스탁데일리=최재영 선임기자] YG엔터테인먼트(YG엔터)가 대표 소속가수 빅뱅으로 인해 또 다시 입방아에 오르내리고 있다. 강남의 한 유흥클럽에서 일어난 폭력사태가 마약·성접대 등으로 확대될 기미를 보이고 있다.

앞서 빅뱅 멤버가 일으켰던 문제와는 사안의 심각성이 다르다. 이번 사태는 단기간 내 해결되기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이 증권업계의 시각이다.

자연스레 YG엔터의 기업가치에도 부정적일 수밖에 없다. YG엔터의 주축인 빅뱅이기에 악영향은 더욱 뼈아프다. 빅뱅에서 거듭 문제가 발생하는 가운데 YG엔터의 대응 역시 안일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기업 이미지의 악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YG엔터테인먼트 2018년 4분기 실적. 표=금융감독원
YG엔터테인먼트 2018년 4분기 실적. 표=금융감독원

◆경쟁사 대비 두드러진 주가 부진

YG엔터는 지난달 28일 4만20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6.14% 떨어졌다. 지난달 28일 기준 시가총액은 7647억 원이다. 지난달 26일부터 3거래일 연속 약세를 기록하고 있다.

YG엔터와 함께 업계 ‘빅3’로 불리는 에스엠엔터테인먼트(종목명 에스엠)과 제이와이피엔터테인먼트(종목명 JYP Ent.)는 지난달 28일 각각 전 거래일 대비 1.27%, 1.72% 떨어졌다. YG엔터와 마찬가지로 최근 주가는 하락했지만 낙폭은 1% 안팎이다. YG엔터 대비 크지 않은 규모다.

경쟁사 대비 YG엔터 주가의 하락폭이 큰 요인은 무엇일까. 증권업계에서는 크게 두 가지 요인을 내놓고 있다. 첫 번째는 실적 발표다. YG엔터는 지난달 21일 지난해 4분기와 지난해 실적을 발표했다.

지난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2858억 원, 95억 원이다. 전년 대비 각각 18.3%, 62.4% 줄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33.9%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상장한 텐센트뮤직의 상장에 따른 평가이익(약 160억 원)이 반영된 결과다. 이를 배제할 경우 당기순이익 역시 전년 대비 크게 줄었을 것으로 판단한다.

증권업계에서는 YG엔터의 지난해 실적이 기대치를 하회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이익 규모가 시장의 눈높이를 충족하지 못했기 때문에 자연스레 주가에 악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증권가에서는 주가에 더 크게 부정적 영향이 미친 요소를 다른 곳에서 찾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YG엔터가 실적 발표 후 증권사들이 긍정적 전망을 내놓는 리포트를 쏟아냈다”며 “실적이 최근 주가 하락의 모멘텀은 아닐 것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YG엔터의 실적 발표가 있던 지난달 22일 총 11개 국·영문 증권사 리포트가 발표됐다. 투자의견은 모두 매수(buy)다. 실적에 기초한 전망이 긍정적임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이어 “최근 사회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버닝썬’ 사태가 핵심으로 보인다”며 “최초 폭력으로 알려진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확대되고 있으며, 어디까지 커질지 모르는 것이 핵심 리스크”라고 덧붙였다.

◆YG엔터의 주축돌에서 문제돌로 전락한 ‘빅뱅’

지난달 27일 밤 빅뱅의 멤버인 승리가 검찰에 출석했다. 공교롭게도 다음날 YG엔터의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6%대 빠졌다. 승리 본인이 사내이사로 재직했던 강남의 클럽 버닝썬에서 마약 투약과 유통 혐의 등이 불거지면서다. 최근 승리를 둘러싸고 성접대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빅뱅에서 불거진 문제는 과거에도 존재했다. 다른 멤버가 마약 흡입과 교통사고를 일으켜 사회적 비난을 받았다. 사건사고를 일으킨 멤버들이 군대에 가면서 비난은 어느 정도 가라앉았지만 과도한 휴가 등 군 생활을 둘러싼 부정적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버닝썬 사태에 대한 우려를 표하고 있다. 과거 멤버들로부터 빚어진 사태와 비교했을 때 심각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사건사고가 나올 때마다 YG엔터의 대응이 안일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며 “이번 버닝썬 사태 때도 입장 발표가 늦은 데다 문제를 일으킨 멤버가 콘서트를 강행하는 악수를 두기도 했다”고 꼬집었다.

이어 “YG엔터는 기업가치의 핵심인 소속가수의 관리를 잘 못한다는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YG엔터의 간판인 빅뱅에서 지속적으로 잡음이 일고 있는 점은 이미지를 더욱 악화시키는 꼴”이라고 덧붙였다.

다른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유독 YG엔터 소속 가수들로부터 마약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며 “각종 사건사고들로 인해 YG엔터에 대한 이미지는 부정적으로 굳어진 상황”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이어 “이번 버닝썬 사태는 범죄 종합세트 같은 느낌”이라며 “이 사태가 일단락될 때까지 주가는 불확실성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근 일주일간 주가흐름(4일 11시30분 현재까지) 그래프= 네이버
최근 일주일간 주가흐름(4일 11시30분 현재까지) 그래프= 네이버

◆YG엔터, 롤러코스터 주가…주가관리 안하나 못하나

YG엔터테인먼트(이하 YG엔터) 주가의 등락폭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증시 입성 후 약 8년 동안 주가는 2만 원대에서 8만 원대까지 오가고 있다. 경쟁사 대비 주가 변동폭은 두드러진다.

YG엔터는 상장 후 지분투자 등을 통해 꾸준히 외형을 키우고 있다. 자금조달 기업과 투자자 역시 다양하다. 기업의 글로벌 행보와 인지도 등을 감안했을 때 주가관리에 아쉬움이 더해진다.

YG엔터는 2011년 11월 23일 코스닥에 상장했다. 공모가는 3만 4000원이다. 최근 주가는 공모가 대비 23% 안팎으로 올랐다. 증시 입성 때와 비교해 나쁘지 않은 페이스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들여다보면 웃을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YG엔터의 주가는 약 상장 1년 후 장 증 8만 원을 돌파하기도 했지만 점차 약세를 기록하며 2017년 2만 원대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경쟁사와 비교할 경우 주가 변동성은 두드러진다, YG엔터와 업계 ‘빅3’를 형성하고 있는 제이와이피엔터테인먼트(종목명 JYP Ent.)의 주가는 2011년 11월 7000원대에서 현재까지 우상향하고 있다. 최근 주가는 3만 원 안팎에서 형성되고 있다. 에스엠엔터테인먼트(종목명 에스엠) 경우 주가에 부침이 있지만 2000년 상장 때 공모가 대비 최근 주가는 4배 정도 올랐다.

◆경쟁사 대비 등락폭 두드러져…“글로벌행보 감안 때 신경 써야”

YG엔터의 주가 변동성은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stock option) 내역에서 잘 드러난다. YG엔터의 지난해 3분기보고서에 따르면 YG엔터는 2014년부터 총 세 차례에 걸쳐 스톡옵션을 임직원에게 부여했다.

2014년 스톡옵션 경우 5개월 만에 행사가격이 24.4% 떨어졌다. 2017년 3월 스톡옵션의 행사가격은 2014년 8월 대비 40% 가까이 낮다. 스톱옵션 행사가격은 발행 시점을 기준으로 일정 기간 동안의 주가를 가중평균 해 산출한다. YG엔터 주가의 변동성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회계업계 관계자는 “YG엔터 스톡옵션의 행사사격 변동은 다른 상장사 대비 심한 편이기 때문에 주가가 낮을 때 스톡옵션을 대량 발행해 임직원이 지분율을 늘리거나 시세차익을 보기 좋은 구조”라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YG엔터의 기업 규모와 자금조달 행보 등과 비교해 주가관리가 더욱 부실하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글로벌적인 투자·재무적 활동을 감안할 때 주가 등락폭이 극심하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3분기보고서(이하 연결 기준)에 따르면 YG엔터의 종속기업은 총 20개다. 미국·일본·홍콩·중국 등 여러 지역에 포진해 있다. 주력인 엔터테인먼트 외 광고제작업·금융업·외식업 골프업 등 업종도 다양하다. 지분투자와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몸집을 키우고 있다.

자금조달 행보도 글로벌하다. YG엔터의 지난해 3분기보고서에 따르면 YG엔터는 그레이트 월드 뮤직 인베스트먼트(great world music investment pte. ltd., 이하 그레이트 월드 뮤직)로부터 와 코스닥 상장사 코스온 등으로부터 전환상환우선주(RCPS)를 발행했다.

지난해 3분기 말 현재 RCPS 규모는 약 694억 원이다. 그레이트 월드 뮤직은 싱가포르에 위치한 투자회사다. 싱가포르기업청(ACRA)에 따르면 그레이트 월드 뮤직의 주주는 싱가포르에 소재한 엘 캐피탈 아시아 2(l capital asia 2 pte. ltd.)와 미국 국적의 토마스 마이클 베나블즈(Thomas Michael Venables) 등 두 명이다.

전환사채(CB) 발행 이력도 있다. YG엔터의 지난해 3분기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 5월과 11월 두 차례에 걸쳐 총 50억 원 규모의 사모 CB를 찍었다. RCPS와 CB가 장기성 차입금으로 인식되면서 장기차입부채도 증가 추세다. 지난해 3분기 말 현재 YG엔터의 연결 기준 장기차입부채는 797억 원이다. 2015년 말(629억 원) 대비 168억 원 가량 늘었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주가는 투자나 자금조달 때 전환가액 등을 결정하고 기업가치로 직결되는 핵심 요소”라며 “YG엔터의 주가는 단기간 내 변동성이 심하기 때문에 회사가 투자나 자금조달에 나설 때 불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YG엔터가 글로벌 사업을 펼치며 외형을 확대하는 만큼 주가관리도 신경 쓸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최재영 선임기자 caelum@infostoc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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