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자금조달 나선 신라젠… 불안감 증폭
대규모 자금조달 나선 신라젠… 불안감 증폭
  • 성동규 기자
  • 승인 2019.02.28 09:30
  • 최종수정 2019.02.28 16: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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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3상 희망’ 주가 지지…지배구조 잡음 등 ‘리스크 상존’
신라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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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포스탁데일리=성동규 기자] 최근 시장에서 다시 주목을 받는다. 자금조달 이슈가 대두돼서다. 과거 발행 이력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의 대규모가 될 전망이다. 이는 지난해 고점과 비교해 절반 수준으로 꺾인 주가에 또다시 적잖은 충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이 외에도 불안요소는 또 있다. 지배구조 등 각종 부정적 이슈가 끊이지 않는다. 현재 진행 중인 임상 3상의 기대감이 워낙 높아 밸류에이션을 지탱하고 있으나 투자에 신중함이 요구되는 이유다.

◇ ‘실적 악화’ 신라젠, 대규모 CB 발행하나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는 지난 19일 신라젠에 조회공시요구를 했다. 전환사채(CB) 발행 등을 통한 자금조달 관련 보도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에 신라젠은 ‘자금조달을 검토 중이지만 구체적인 사항은 결정된 것이 없다’고 답변 공시했다.

지난달 한 언론사에서 3000억원 자금 수혈을 보도했을 당시 신라젠이 ‘사실이 아니다’고 선을 그었던 것과 논조가 확연히 달라졌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신라젠의 자금조달이 임박한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신라젠은 2016년 이후 총 세 차례 400억원의 CB를 발행했다. 회당 133억원 정도 CB를 발행한 셈이다. 3000억원의 CB는 과거의 발행 규모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주식시장도 이에 반응했다. 지난 19일 신라젠은 전 거래일보다 1.91% 하락한 7만2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런 주가의 움직임은 CB의 속성과 관계가 있다. CB는 일정한 기간이 지나 주식전환권이 발동하면 투자자가 원할 때 채권을 주식으로 바꿔 주가 상승에 따른 차익을 볼 수 있는 구조다.

그러나 신라젠은 지난해 3분기까지 247억원 영업손실이 발생하는 등 초라한 실적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 별다른 호재가 없는 한 주가 상승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증권업계에서 실적이 종지 않은 기업의 CB 발행을 위험하게 보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 무시하기 어려운 잡음들…

이 외에도 우려가 존재한다. 대표적인 것이 지배구조 리스크다. 경영 투명성이 상장사에 기대되는 수준에 크게 못 미친다는 의견이다.

투자은행(IB) 관계자는 “신라젠 기업가치의 한 축으로 꼽혔던 인재들의 탈퇴가 대거 이뤄졌다”며 “우수한 인력들로 평가되는 한국기업평가 출신 중 1명을 제외하고 좋지 않게 퇴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남아 있는 1명 역시 신라젠과 횡령·배임 소송을 진행한 이력이 있다”며 “주식매수선택권(stock option, 스톡옵션)을 비롯해 내부 잡음이 여럿 존재하는 것으로 파악한다”고 설명했다.

자본시장 내 평판 리스크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다. 이런 탓에 이번 대규모 자금조달 역시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신라젠이 키움증권을 비롯 여러 경로로 자금조달에 나선 것은 사실”이라며 “투자자 모집이 수월하게 진행되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회사와 관련해 공개되지 않은 부정적 내용이 시장에 상당히 퍼져있다”며 “기업 경영의 측면에서 불안요소가 감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코스닥 시총 3위 원동력 ‘임상3상’

다만 시장에는 우려의 목소리만 있는 것은 아니다. 임상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신라젠의 시가총액은 5조1224억원(26일 종가 기준)이다. 셀트리온헬스케어에 이어 코스닥 3위다. 

신라젠이 기업공개(IPO) 당시 피어그룹으로 꼽았던 한미약품·녹십자·부광약품·일양약품·녹십자셀 등과 비교하면 주가 성장은 더욱 두드러진다. 이들 중 부광약품을 제외하곤 최근 3년 동안 주가는 약세를 기록하고 있다.

신라젠의 기업가치 상승에는 ‘임상3상’ 기대감이 자리한다. 배기달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현재 펙사벡으로 알려진 JX-594만 임상이 진행되고 있으나 올 연말에는 새로운 파이프라인이 될 JX-970도 임상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덧붙여 “올 2~3분기 간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페사벡의 3상 중간 결과 발표가 중요한 주가 모멘텀으로 작용하겠다”고 강조했다.

 

성동규 기자 dongkuri@infostoc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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