웬디 커틀러 ”한미 무역확장법 대비, 최악 시나리오 전략 세워야“
웬디 커틀러 ”한미 무역확장법 대비, 최악 시나리오 전략 세워야“
  • 송정훈 전문기자
  • 승인 2019.01.29 11:44
  • 최종수정 2019.01.30 14: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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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상무부, ‘자동차 232조’ 3가지 적용방안 검토해 대비책 세워야
29일 서울 여의도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주최한 ‘2019 글로벌 통상전쟁 전망과 대응과제 세미나’에서 한미FTA 협상대표를 지낸 웬디 커틀러 아시아 소사이어티 정책연구소 부회장이 주제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 전국경제인연힙회
29일 서울 여의도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주최한 ‘2019 글로벌 통상전쟁 전망과 대응과제 세미나’에서 한미FTA 협상대표를 지낸 웬디 커틀러 아시아 소사이어티 정책연구소 부회장이 주제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 전국경제인연힙회

[인포스탁데일리=송정훈 전문기자] 웬디 커틀러 아시아 소사이어티 정책연구소 부회장(사진)이 미국 상무부가 수입 자동차에 대한 무역확장법 232조를 적용과 관련해 3가지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29일 밝혔다.

커틀러 부회장은 2007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당시 미국 측 수석대표를 지낸 인물이다. 커틀러 부회장의 조언을 종합하면 최악의 경우 우리나라 수출차에 대한 관세율이 25%에 달할 수 있어 대비책 마련이 필요하다.

커틀러 부회장은 29일 서울 여의도 전국경제인연합회에서 개최한 ‘2019 글로벌 통상전쟁 전망과 대응과제’ 세미나에 참석해 “3년 차를 맞이한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특징은 예측의 불확실성”이라며 이같은 의견을 피력했다.

커틀러 부회장은 이날 주제 발표에서 “미국은 미·중 무역협상 외에도 USMCA(신 NAFTA협정) 비준, 일본과 자유무역협상, 무역확장법 232조 적용 등 통상현안이 산적해 있다”고 지적했다.

이를 풀어가기 위해서는 트럼프 행정부가 민주당이 장악한 미 하원의 협조, 무역상대국과 관계, 미국 관세인상에 따른 피해집단 등 이해관계자와 협조, 통상마찰과 강제적 법집행으로 인한 시장 충격 등 세계 교역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커틀러 부회장이 강조한 무역확장법 232조는 미국 상무부가 지난해 5월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 수입이 국가안보에 영향을 조사하라는 지시에 따른 근거다. 무역확장법 232조는 외국산 수입제품이 미국 국가 안보에 위협일 줄 수 있다고 판단하는 경우 긴급 수입을 제한 할 수 있도록 한 법이다.

미 상무부는 지난 20년간 수입자동차 점유율이 15%포인트 상승했지만 미국내 자동차 고용은 22% 감소하면서 국내 기술의 발전이 저해됐다고 봤다. 상무부는 다음달 17일 보고서를 트럼프 대통령에 제출하면 트럼프 대통령은 90일 이내에 최종 결론을 내린다.

커틀러 부회장은 이번 상무부 보고서에 담길 시나리오로 △최고 25% 관세 부과 △ACES(자율주행차, 커넥티드카, 전기차, 공유차량) 관련기술에 대한 제한, △최고 관세부과보다는 적고 ACES에 기술보다 넓은 폭의 관세안 등이 담길 것을로 보고 있다.

커틀러 부회장은 “232조 적용 제외를 요청하고 있는 한국 입장에서 면제 여부와 함께, 최종적으로 어떤 방식이 될 지에 대해서는 아직 알 수 없기에 모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와 함께 커틀러 부회장은 미·중 무역협상과 관련해 “통상협상은 진전이 있겠지만 모든 분야에서 타결은 어려울 것”이라며 “합의 후에도 양국간 긴장관계는 지속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29일 서울 여의도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주최한  ‘2019 글로벌 통상전쟁 전망과 대응과제 세미나’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앞줄 왼쪽 두 번째부터 권태신 전경련 부회장, 이홍구 전 국무총리, 웬디 커틀러 미 아시아 소사이어티 정책연구소 부회장, 이희범 LG상사 고문. 사진= 전국경제인연합회
29일 서울 여의도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주최한 ‘2019 글로벌 통상전쟁 전망과 대응과제 세미나’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앞줄 왼쪽 두 번째부터 권태신 전경련 부회장, 이홍구 전 국무총리, 웬디 커틀러 미 아시아 소사이어티 정책연구소 부회장, 이희범 LG상사 고문. 사진= 전국경제인연합회

한편 커틀러 부회장 발표 뒤 이어진 패널 토론에는 박태호 법무법인 광장의 국제통상연구원장(전 통상교섭본부장)의 사회로 최석영 (법)광장 고문(전 제네바대표부 대사), 이재민 서울대 교수, 최병일 이화여대 교수, 송영관 한국개발연구원(KDI) 박사가 참여했다.

참석자들은 무역확장법 232조가 한국 자동차에 적용되면 논리적으로도 적용에 무리가 따르고 한미 방위비 협상과 더불어 미국에 대한 부정적 정서가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냈다. 이 때문에 최악의 사니리오를 피하기 위한 양국간 노력이 중요하다고 주문했다.

또 NAFTA에 근거해 멕시코와 캐나다에 진출한 한국기업들의 비즈니스 불확실성 해소를 위한 USMCA의 조기 비준도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토론자들은 또 보호주의의 확산을 막고 자유주의적 국제통상질서의 유지에 필요한 세계무역기구(WTO)의 개혁 논의에서도 미국이 구체적 행동 없이 비판만 하고 있음을 지적하고 미국이 보다 적극적인 행동에 나서줄 것을 요구했다.

미중 통상 갈등과 관련해서는 중국이 국제 규범을 무시하고 기술굴기를 통해 불공정 행위를 시정하는 것이어서 잘 해결될 경우 한국에 기회 요인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미국이 자국 이해관게만 맞춰 합의한다면 오히려 중국과 경쟁관계에 있는 다른 시장경제 국가들에게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어 제대로 된 협상이 되기를 촉구했다.

이날 세미나에는 이홍구 서울국제포럼 이사장(전 국무총리), 이희범 LG상사 고문(전 산업부 장관), 안총기 김&장 고문(전 외교부 차관) 등 주요 인사와 기업인·통상전문가등 100여명이 참석해, 글로벌 통상환경 변화와 한미통상관계의 전개 방향에 대한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송정훈 전문기자 boxr@infostoc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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