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효의 시장통] 자일링스에는 있고 인텔에는 없는 것은?
[김종효의 시장통] 자일링스에는 있고 인텔에는 없는 것은?
  • 김종효 선임기자
  • 승인 2019.01.28 08:58
  • 최종수정 2019.10.10 15: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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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국이나 우리나라 모두 반도체 업종의 반등이 무섭습니다.

작년에 왜 그렇게 하락했는지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수급이나 주가 흐름이 정반대의 양상을 보이고 있는데요.

특히 미국시장에서 반도체 업종 내 주가 움직임이 업황과 재료에 따라 차별화되는 만큼, 그 이유가 무엇인지 어떤 시사점을 가지고 있는지 분석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자일링스, 하락구간에도 상승한 이유는?

자일링스와 인텔 상대수익률, 자료 : 인베스팅닷컴=인포스탁데일리
자일링스와 인텔 상대수익률, 자료 : 인베스팅닷컴=인포스탁데일리

작년 여름 고점 이후 미국 시장과 주요 IT기업들의 조정에도 불구하고 자일링스는 독보적인 상승세를 구축했습니다.

그 이유는 실적과 시장 파괴력이 미미했던 자일링스가 작년 버설이라는 새 플롯폼을 런칭하면서부터 시장과 반도체 업종보다 강한 모습을 보인 것이라 판단됩니다.

자일링스의 버설 플랫폼, 자료 : 자일링스
자일링스의 버설 플랫폼, 자료 : 자일링스

버설이 무엇이길래, 시장과 업종의 흐름을 이긴 것일까요?

버설은 FPGA(프로그래머블반도체)강자였던 자일링스가 ACAP(적응형 컴퓨팅 가속화 플랫폼)시장으로 진출해 새롭게 NOC(네트워크 온 칩) 시장에 진출한 것을 의미합니다.

전문용어가 난무하니 알아듣기 힘드시죠? 최대한 쉽게 풀어보겠습니다.

원래 자일링스는 재셜계가 가능한 비메모리반도체 전문업체였습니다. 이 시장의 넘버 원이죠.

왜 재설계가 가능해야 할까요? 대부분의 반도체는 이미 회로가 규격화 되어있는 상태이지만 통신이나 군용 등 보안과 솔루션의 업그레이드가 빈번하게 일어나야 하는 분야에서 매번 반도체를 업그레이드 하는 것은 무한대의 비용이 드는 일입니다.

따라서 일부 산업에서는 재설계가 용이한 형태의 반도체가 필요하고 그것을 우리는 FPGA라고 부릅니다.

그러나 이 시장은 안정되어 있으나 경쟁도 심하고 실적과 매출의 드라마틱한 성장을 꿈 꿀 산업분야는 아니였습니다.

그런데 자일링스가  5G나 인공지능에 특화된 주문형 반도체에 FPGA기능을 통합해 다른 프로세서보다 특화된 성능을 제공하는 솔루션을 개발하면서 시장의 판도가 일부 바뀌고 있습니다. 이것은 메모리와 비메모리의 경계를 넘는 확장 전략이면서 시장 타깃층이 크게 넓어지는 핵심기술입니다.

그래도 어려우시다면 가장 쉽게 말씀드리죠.

그동안 인공지능 구현에 가장 힘들었던 것은 연산능력의 부족이였습니다. 그런데 이 연산능력 부족이라는게 어려운 공식을 빨리 푸는 형태가 아니고 쉬운 문제를 동시에, 많이 푸는게 어려웠던 것이죠.

인텔의 칩은 어려운 문제를 빨리 푸는 데 특화된 반도체입니다. 쉬운 문제를 빨리 풀 수 있지만 동시에 많이 풀기는 힘들죠. 인텔 칩이 발열과 함께 인공지능 시장에서 죽을 쓰는 이유입니다.(인텔도 인수합병을 통해서 FPGA 2위 업체인 알테라를 소유하고 있지만 자일링스와의 격차를 줄이지 못하고 있고 자일링스 만큼의 퍼포먼스를 보이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인공지능 시장에서 꼭 필요한 것이 바로 쉬운 공식을 동시에 빨리 많이 푸는 것입니다.

재작년 CES부터 이를 보완화는 기술로 주목받은 것이 바로 GPU의 강자 엔비디아 입니다.

엔비디아는 어려운 공식을 빨리 푸는 것 보다 쉬운 계산을 동시에 많이 푸는데 강점이 있는 반도체죠. 그래서 난수를 푸는 비트코인 채굴에 엔비디아 제품들이 많이 필요했던 것인데 인공지능 연산도 난수를 푸는 것과 마찬가지여서 향후 반도체 시장의 핵심이 기존의 CPU와 GPU를 결합한 형태, 그리고 GPU의 수요가 급증할 가능성을 옅보며 엔비디아의 주가 상승이 나타났었습니다.

그런데 자일링스는 GPU보다도 더 쉽게, 더 많이, 더 유연하게 쉬운 공식을 풀 수 있는 플랫폼 '버설'을 개발한 것이죠.

그럼 어떻게 될까요? 당연히 연산속도가 빨라진 자일링스 플랫폼 수요가 - 인텔과 엔비디아 수요를 다 뻈어올 순 없지만 - 크게 증가나지 않을까요?

미래기술의 관건인 5G와 IOT에선 무엇보다 중요한기술이 데이터의 병목과 지연현상을 막는 일입니다.

IQ 190의 한사람보다 여러 강점이 있는 IQ100의 2-3명이 더 절실히 필요하죠. 그 솔루션을 자일링스가 개발한 것입니다.

인텔에는 없고 자일링스에 있는 것

답을 이미 찾으셨겠죠?

미국 반도체 대부분의 종목에 없거나 희석되었지만 현재 자일링스에만 있는 것!

(인텔이 이미 서버 시장의 90%를 장악하고 있고 GPU나 ACAP 같은 신기술이 필요한 건 사실이지만 인텔의 CPU도 여전히 필요합니다. 기사의 핵심은 인텔이 몰락한다는 게 아니라 인텔의 정체속에 AI쪽에서 떠오르는 자일링스의 특징을 언급하는 것입니다.)

바로 신규 시장과 신제품이라고 봐야겠습니다.

인텔은 마이크론과 개발하던 엑스포인트도, 차세대 서버용 솔루션도 모두 지연되면서 실적 전망도 제한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과 달리 자일링스는 지금 새시장 개척과 신규 고객 확보로 성장 모멘텀이 강하다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자일링스 솔루션, 자료 : 자일링스 홈페이지
자일링스 솔루션, 자료 : 자일링스 홈페이지

5G시장 도래를 앞두고 IT와 미래기술 투자에 필요한 것, 결국 성장 모멘텀이기에 자일링스는 앞으로도 주목 받을 것이라는 판단입니다.

한국 메모리 반도체의 시사점은?

미국 시장에 투자한다면 "자일링스라고 하는 매력적 대안도 있다" 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자일링스 주가가 작년부터 많이 상승했지만 아직 시가총액은 인텔의 1/10, 엔비디아의 1/4이 조금 넘는 수준이니까요. 물론 매출의 성장속도과 관건이 되겠지만 말입니다.

우리나라에만 투자하신다면 이러한 시장의 분화, 혹은 변화과정이 어떤 시사점이 있을까요? 

5G 활용도, 자료 : 한화투자증권
5G 활용도, 자료 : 한화투자증권

결국 어떤 형태 - 인텔 솔루션 OR 엔비디아 솔루션 OR 인텔 + 자일링스 솔루션 - 든 많은 산업과 더 많은 기기가 연결된다는 측면에서 기술의 발전에 메모리 수요는 결국 증가할 수 밖에 없다는 결론입니다. 누구나 아는 얘기지만 주가 하락에 묻혀 있던 것입니다.

다만 지금 들어오는 메모리 반도체 종목에 대한 외국인 매수가 단기적 급등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외국인 매수는 시장 급등에 따른 공매도 환매수 유입, 또 한국물 자산 배분 증가로 패시브 자금 유입, 마지막으로 저평가된 미래가치에 투자하는 롱텀 투자자 등 다양한 성격의 매수가 섞여 있다고 봐야 할 것입니다.

반도체 업종에 투자한다면 나는 어디에 포커스를 맞추고 어떤 세력과 호흡을 같이 할 것인지 고민해 보시기 바랍니다.

정리합시다

1. 자일링스가 약세장에서도 강세를 보인 명확한 이유가 있습니다.

2. 자일링스에는 있고 인텔에는 없는 것, 한마디로 실적 기대감, 신제품과 신규고객 확대 기대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3. 반도체 투자 관점에서 보면 새롭게 떠오르는 자일링스가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국내 메모리 반도체에게는 장기적으로 빨라진 데이타 연산속도에 맞출 수 있는 업그레이드가 필요할 것입니다. - 기술 우위가 있는 국내 반도체가 여전히 주목받을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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