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호 회장 일가로 향한 칼날들… 장기집권 체제 흔들릴까
조양호 회장 일가로 향한 칼날들… 장기집권 체제 흔들릴까
  • 황진욱 기자
  • 승인 2019.01.22 11:11
  • 최종수정 2019.01.22 11: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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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GI 한진에 사실상 조 회장 퇴출 겨냥한 제안서 제시
국민연금 스튜어드십 코드로 가세 "주주권 행사 적극 검토"
강성부 KCGI 대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사진=KCGI, 한진그룹

[인포스탁데일리=황진욱 기자] ‘강성부 펀드’ KCGI가 사실상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경영권을 압박을 시작했다. 국민연금이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으로 한진칼과 대한항공에 주주권 행사를 의지를 밝힌 데 이어 KCGI까지 싸움에 가세하면서 칼 날은 조 회장 일가쪽으로 향하고 있다.

KCGI가 전날 공개한 ‘한진그룹의 신뢰 회복을 위한 프로그램 5개년 계획’을 보면  KCGI는 준법 경영을 위해 회사에 대해 범죄를 저지르거나 회사 평판을 실추시킨 자의 임원 취임을 금지하는 안을 제안했다.

이같은 KCGI의 제안은 사실상 조양호 회장과 일가를 직접적으로 겨냥한 대목으로 볼 수 있다. 조 회장 일가의 이른바 '갑질사건' 등의 일탈 행위가 한진칼과 대한항공의 회사 평판을 실추시켰다는 것이다. 또 지배구조 개선과 기업가치 제고 등을 위해 기존 경영진 리스크를 없애겠다는 의지도 보인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배임, 횡령, 사익 편취 등의 혐의로 검찰에 기소된 상태다. 조양호 회장의 아내인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과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 등 경영진 일가 모두가 사회적 물의를 빚어 주주가치를 훼손했다고 볼 수 있다.

KCGI는 또 지배구조 개선 및 책임경영체제 확립 방안의 하나로 경영진이 추천한 사내이사 1인, 일반 주주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KCGI가 추천한 사외이사 2인 및 외부전문가 3인 등 총 6인으로 구성된 '지배구조위원회'를 설치를 제안했다.

지배구조위원회에서 주주가치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현안에 대한 사전 검토 및 심의를 담당하도록 할 것을 제시했다. 이는 조양호 일가 중심의 그룹 지배와 경영진 교체에 영향력을 행사하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KCGI는 공개제안에 한진칼과 대한항공 대주주와 경영진 일가가 적극적으로 임하길 원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들의 태도에 변화가 없다면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이는 오는 3월에 열릴 정기 주주총회에서의 표 대결도 염두에 두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KCGI는 한진칼 2대 주주로 지난해 말 주식담보대출을 받아 지분율을 10.81%로 늘렸다. 이달 초에는 한진 지분도 8.03% 취득해 2대 주주로 올라섰다. KCGI와 국민연금이 연대해 한진칼 경영진과 표 대결을 벌인다면 대주주 조 회장 일가의 29%, KCGI와 국민연금이 22.19%로 비율이 맞춰진다. 일반 기관투자자와 소액주주의 동참도 무시할 수 없게 된다.

국민연금도 조 회장 일가의 경영권 참여에 부정적인 기류가 강하다. 앞서 대한항공과 한진칼에 주주권 행사를 검토하겠다고 밝힌데 이어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도 최근 '국민연금기금 국내주식 수탁자 책임 활동 가이드라인'을 발표하고 본격적인 주주권 행사 포문을 열었다. 첫 주주권 행사는 한진그룹이 될 공산이 크다.

한진그룹은 KCGI의 요구에 아직 조용한 반응이지만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는 조 회장의 이사 연임에는 성공할 것으로 관측이 많다. 다만 여러 가지 시나리오를 본다면 KCGI의 제안을 일부 수용하는 것도 내부적으로 고려될 수 도 있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시장에서는 '땅콩회항', '물컵갑질' 사건 등으로 조 회장 일가를 바라보는 인식이 크게 나빠진 상황"이라며 "현재 한진칼과 대한항공의 기업가치가 저평가 된 상황 등을 고려하면 KCGI의 적극적인 움직임에 국민연금과 일반 주주들이 호응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황진욱 기자 arsenal10@infostoc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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