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터뷰] 이남현 전 대신증권 노조지부장 38개월 만에 평촌지점 복귀
[人터뷰] 이남현 전 대신증권 노조지부장 38개월 만에 평촌지점 복귀
  • 황진욱 기자
  • 승인 2019.01.11 14:44
  • 최종수정 2019.02.10 14: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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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남현 전 대신증권 노조지부장. 제공=인포스탁데일리
이남현 전 대신증권 노조지부장

[대담=이형진 선임기자, 정리=황진욱 기자] 오랜 기간 법정투쟁 끝에 부당해고를 인정받은 이남현 전 대신증권 노조지부장(사진)이 평촌지점 영업직으로 복귀했다.

이남현 전 지부장은 11일 인포스탁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대신증권 시스템이 그동안 많이 바뀌었다”며 “화면도 익숙하지 않고, 영업의 패턴도 많이 변했다. 새로운 금융상품도 많아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고 복직에 대한 소회를 이같이 표현했다.

그는 노조에서 여전히 해결해야 할 일이 많다면서 자신에 대한 ‘숙제’를 언급했다. 대신증권 노사관계는 여전히 갈등관계가 지속되고 있다고 보고 있어서다.

앞서 대신증권 노사는 임금 및 단체협약을 맺으면서 임금인상과 연 3일간 난임치료휴가 신설, 노동조합사무실 제공 등에 합의했다. 이 가운데 노조 사무실 제공은 여전히 이행되지 않고 있다는 주장이다.

이 전 지부장은 “단체협약 때 대신증권 측에서 마련해주기로 한 노동조합 시설지원(사무실) 문제가 아직 해결되지 않았다”면서 “회사에서 노조 일을 하면 불이익을 당한다는 분위기도 남아있다”며 지속해서 개선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또 그는 대신증권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서도 조언을 게을리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대신증권은 2013년 양홍석 사장 취임 이후 부동산금융을 강화에 나섰다. 이같은 방향성에 대해서 우려감을 나타냈다.

이 전 지부장은 “지금 대신증권의 모토는 ‘부동산에 특화된 전문금융그룹’이다. 그러나 소수 인원이 정한 방향으로 모두가 가야 한다는 것에 직원들은 회의적 시각을 가지고 있다”며 “대신증권이 기존에 증권위탁영업에 강점이 있는 만큼, 이 부분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는 내부 의견이 많다”고 말했다.

특히 인센티브 정책에 대해서는 쓴소리를 내놓았다. 부동산금융에 집중하면서 평가지표도 바뀌었고 영업직원들은 제대로 된 평가와 대우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위탁영업에서 7000만원 이하 계좌들은 본사로 이관돼 영업직원들이 힘들어 하고 있다”면서 “본사이익은 늘었지만 영업직원들의 인센티브는 줄고 고객들도 제대로 관리를 받지 못하는 상황으로 이어지고 있어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사진=이남현 전 대신증권 노조지부장 제공=인포스탁데일리
이남현 전 대신증권 노조지부장

다음은 이 전 노조지부장과의 일문일답.

Q 몇 년에 걸치는 법정투쟁 끝에 회사로 복귀했다. 어디, 어떤 업무로 회사에 복귀하셨으며, 복귀 감회는 어떠셨는지

- 2015년 10월 27일, 부당해고를 당하기 직전에 청담지점에서 영업을 담당하고 있었다. 복직이 결정된 이후에는 현재 평촌지점에서 영업직에 복귀했다. 대신증권의 시스템이 그동안 많이 바뀌었다. 화면도 익숙하지 않고, 영업의 패턴도 많이 바뀌었다.

해고 직전 주식위탁매매(브로커리지)에서 금융상품판매로 넘어가는 시기였다면, 복직 이후에는 금융상품판매 위주로 거의 모든 평가지표가 바뀌었다. 새로 나온 금융상품에 대해 공부할 것이 너무 많아 열심히 공부하고 있습니다.

Q 회사 측에서 위원장님의 명예퇴직을 유도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사실인가

- 직접적으로 퇴직을 유도한 적은 없다. 다만, 회사에서는 아직도 저에 대해 꺼림칙한 감정을 느끼고 있다는 점을 저 스스로도 느끼고 있다. 회사를 사랑하고 앞날을 걱정해서 노동조합을 만든 만큼, 노사 간에 많은 오해가 풀렸으면 한다.

Q 복귀 이후에도 노동조합 관련 일을 계속하시는지, 계속하신다면 이유는 무엇인지 궁금하다

-출근해서는 업무에 집중해야 하는 터라, 퇴근 이후에 노동조합 업무를 보고 있다. 2018년 9월 3일 단체협약이 체결되기는 했어도, 그 후속 조치인 ‘타임오프(노조전임자)’와 ‘시설지원(사무실)’ 문제가 아직 해결되지 않은 탓이다.

회사 분위기는 노동조합 일을 하면 불이익을 당할 수 있다는 분위기가 남아있다. 그래서, 제가 해야 할 부문은 제가 지속적으로 담당하고 있다.

Q 대신증권그룹의 색깔이 많이 바뀌었다는 이야기도 있다. 그 원인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 대신증권의 3세 경영체제가 시작되면서, 증권회사의 대형화를 지향할 것인가, 전 문화를 지향할 것인가에 대해 내부에서 치열한 고민이 있었다고 들었다. 대신증권 직원들은 자신이 다니는 회사가 자본의 확충을 통해 대형화를 지향하기를 원했지만, 오너 등은 전문화를 선택했다.

지금 대신의 모토는 “부동산에 특화된 전문금융그룹”이다. 물론 많은 고민 끝에 나온 결정이지만 소수의 몇몇이 결정한 것이 그대로 수천 명의 인생을 가름 짓는 방향으로 정해진 게 안타깝다. 구성원의 동의를 얻는 절차를 겪지 않고, 소수 인원이 정한 방향으로 모두가 가야 한다는 것에 대해 직원들은 회의적 시각을 가지고 있는 것도 현실이다.

결과가 이야기해주겠지만, 대신그룹 전체가 ‘부동산’이란 오직 한 방향으로 간다는 것은 상당히 위험이 크다. 대신증권이 기존에도 증권위탁영업에도 강점이 있었던 만큼 이 부분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내부의 의견이다.

Q 사실, 증권맨이 생각하는 가장 큰 장점은 영업에서 오는 인센티브 정책이다. 그런데 대신증권은 그렇지 못하다는 이야기가 들린다. 그 원인은 무엇이며, 해법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

- 위에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소수가 방향을 정한 ‘부동산’에 따라 각종 평가지표가 바뀌었다. 기존에 주식위탁영업에 강점을 지닌 직원들이 제대로 대접을 받지 못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젊은 영업직원들의 회사 이직이 많아지고 있는 것이 우려스럽다.

특히, 위탁 영업에서 7000만원 이하 계좌들은 본사로 이관되어, 영업직원이 많이 애쓰고 있다. 주식위탁매매에서 주력 고객군들이 많이 속해있었기 때문이죠. 이로써 본사의 이익은 증대됐지만 영업직원들의 인센티브는 반대로 줄어들었다. 고객들도 이전보다 제대로 케어를 받지 못하고 있다. 대신증권이 최근 위탁매매 시장점유율이 줄어든 것도 이와 무관하다고 볼 수는 없을 것이다.

중국의 개방을 이끈 등소평이 주장한 말이 있다. ‘흰 고양이든, 검은 고양이든 쥐를 잘 잡으면 된다’는 이야기가 있다. 지금 대신증권이 가는 방향은 고객이 진정으로 원하는 방향인지 궁금하다. 부동산에 집중하는 것은 회사 내 소수가 결정한 것이기 때문이다. 다시 고객에게 집중해야 한다.

고객이 대신증권을 찾은 이유는 대신증권이 부동산을 잘해서가 아닌 고객의 니즈를 확인해 보고, 다양한 고객의 니즈를 맞춰서 영업직원 개개인의 장기를 이용해 다양한 고객 맞춤형 영업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Q 대신증권 구성원들의 갈등이 계속 이어지고 있는 양상인 것 같다. 회사 측이 변화했으면 하는 부분이 있나

- 소수에 의한 의사결정으로 “부동산”에 집중하는 것이 맞는 것인지에 대한 내부의 의문이 많다. 이에 따른 평가체계에 의한 인센티브에 대해 불만이 있는 것도 현실이다. 영업직원, 업무직원 할 것 없이 인사적체에 따른 승진누락에 대한 불만도 폭발 직전으로 보고 있다.

급여부문도 얼마 전 기사를 보니 국내에 존재하는 56개 증권사 중 53위에 해당한다는 내용이 있었다. 급여체계에 대한 불만 역시 높다. 이러한 노동조건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 젊고 유능한 직원들이 이탈하는 사실을 경영직이 직시했으면 좋겠다.

Q 대신증권 발전을 위한 대안, 혹은 복안 말씀해달라

- 증권회사는 이미지가 중요하다. 그동안 대신증권은 노조탄압기업으로 사회적으로 낙인찍혀왔다. 고객들이 이러한 노조탄압기업을 좋아하겠습니까?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본다. 직원들을 제대로 대우해주는 기업이, 결국 고객도 제대로 대우해주는 법이다. 고객들이 이를 모를 리 없다. 근본적으로는 인간에 대한 따뜻한 마음이 필요하다.

그것이 기반이 되어 회사의 정책 수립이나 제도의 기반이 된다면 결국 대신증권이 발전하리라 본다. 오너 이어룡 회장, 양홍석 사장과 나재철 대표이사가 이 사실을 명심하고 인간의 가치로 시선을 돌리는 것이 궁극적으로 대신증권의 발전 초석이 되고, 100년 장수기업의 비결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단순한 비결이지만 현장에서 이런 식으로 경영을 하는 기업이 많지 않다. 그러나, 민주노총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증권업종본부 내부에서는 노사가 상호존중하면서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회사가 있다.

대표적으로는 NH투자증권, KB투자증권, 교보증권 등이다. 충돌은 있을 수 있으나, 회사 내부적으로 잘 처리하고 있다. 그 이유는 경영진이 노동조합을 존중하고 대화의 창을 열어 놓았기 때문이다. 성과가 좋은 증권사가 이러한 모범적 노사관계를 가지고 있는 것에 대해 대신증권 오너와 경영진은 명심해야 할 것이다.

 

정리=황진욱 기자 arsenal10@infostoc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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