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주를 찾는다]㊤나홀로 독주… 패션업계 ‘연구대상’ 된 코웰패션
[가치주를 찾는다]㊤나홀로 독주… 패션업계 ‘연구대상’ 된 코웰패션
  • 성동규 기자
  • 승인 2019.01.09 09:25
  • 최종수정 2019.01.10 07:2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투자자들의 우상 워런 버핏(Warren Buffett)이 ‘가치투자의 신’으로 불린 데는 그만이 가진 ‘안목’ 때문이다. 하지만 큰 틀에서는 보면 워런 버핏의 가치투자는 의외로 간단하다. 수많은 언론과 인터뷰에서 그는 자신의 안목보다는 ‘믿음’을 먼저 내세우고 강조한다. 장기적 수익성을 유지할 수 있는 곳이라면 마다하지 않고 투자하는 것이 그의 투자 방식이다.

개인투자자들은 워런 버핏처럼 가치투자를 집중하기 쉽지 않다. 시장과 기업에 대한 믿음보다는 불안한 경제와 기업의 정보 부족으로 미래에 대한 가능성을 찾지 못한 영향이 큰 탓이다.

<인포스탁데일리>가 <인포스탁리서치센터>와 함께 연중기획으로 마련한 ‘가치주를 찾는다’도 이런 의도에서 출발했다. 투자자들에게 장기적 안목을 제시하고 성장·발전 가능성이 큰 기업을 찾아 숨겨진 ‘보석’을 제시하자는 것이 기획의 목적이다. <편집자주>

[인포스탁데일리=성동규 기자] “당신의 더 나은 라이프스타일을 연구합니다”

코웰패션이 내건 표어는 단순한 수사가 아니다. 실제 코웰패션은 일반적인 제조업자개발생산(ODM)업체와 달리 자체적으로 디자인 기획부터 제품 판매까지 모든 과정을 총괄하는 사업 구조를 갖추고 있다. 소비자가 원하는 차별화된 상품을 선보일 수 있는 비결이 여기에 있다.

유통 경로가 급변하는 과정에서 홈쇼핑에 집중한 유통 일원화 전략도 소비자를 연구한 결과다. 이 덕에 코웰패션은 수년째 고전 중인 패션업계에서 독보적인 성장세를 이어왔다. 이제는 업계에서 코웰패션을 연구대상으로 삼고 있을 정도다. 

푸마 드로즈. 사진=코웰패션

◇ 독특한 사업 모델로 독보적인 위치에 오르다

2002년 비케이패션코리아 설립된 코웰패션은 4년 뒤 현재의 사명으로 변경됐다. 2015년 4월 필립스전자가 철수하면서 내국법인으로 전환한 필코전자에 흡수합병하는 형태로 코스닥 시장에 진출했다, 그 이후 기존 전자사업부에서 패션사업부 중심인 업체로 성장했다.

언더웨어를 주력 사업으로 시작한 코웰패션은 작은 규모에 후발주자라는 약점을 갖고 있었다. 이런 탓에 기존의 국제 유명 브랜드 제품을 수입해 판매하며 내실을 다졌다. 나아가 브랜드 라이선스 계약을 통해 판매하는 방식을 전개했다. 

엘레쎄와의 첫 번째 라이선스 계약 이후 언더웨어 판매 호조로 성장가도를 달리던 코웰패션은 라이선스 기간 만료 후 재계약 실패로 인해 위기를 맞았지만 이를 유명 연예인과 함께 하는 언더웨어 사업으로 돌파했다.

그러나 연예인 브랜드의 지속성이 짧다고 판단, 국제적인 브랜드 라이선스 계약 확장에 다시 집중한 결과 2012년 푸마의 언더웨어 라이선스 계약을 따내며 큰 성공을 거뒀다. 아디다스와 카파, 리복 등 인지도 높은 스포츠 브랜드에서 관심을 보였고 이는 곧 계약으로 이어졌다.

일정 수준의 영업이익률이 나오지 않으면 빠르게 정리하는 이순섭 회장의 경영전략으로 의류업체의 보편적인 디스카운트 요인인 재고자산 부담을 줄인 것도 특징이다. 코웰패션 사업 모델의 핵심인 빠른 회전율이라는 강점도 동시에 얻었다.

재고자산회전율은 2016년 5.8회, 2017년 6.8회를 기록했는데 이는 일본의 SPA업체인 ‘유니클로’의 4.5회보다 높고 국내 평균치인 3회 안팎을 뛰어넘어 재고 부담이 가장 낮은 국내 패션기업으로 꼽힌다.

코웰패션 판매 주요 브랜드.

◇ TV홈쇼핑 중심 유통 경로로 수수료 절감 ‘묘수’

유통 경로를 TV홈쇼핑(라이브, T커머스, 데이터방송)과 온라인(자사몰, 11번가, 옥션 등)에 집중한 것도 ‘신의 한 수’였다. 코웰패션은 다른 패션기업과 달리 사업 초기부터 TV홈쇼핑 채널을 주력 유통채널로 활용해왔다. 

자체 브랜드를 보유한 다른 패션기업은 브랜드 발매 초기 낮은 인지도를 극복하기 위해 오프라인 매장을 주력 유통 경로로 활용하지만 코웰패션은 유명 국제 브랜드 제품을 판매해 별도의 마케팅이 필요하지 않아 TV홈쇼핑을 주력 유통채널로 활용할 수 있었다. 

이런 장점 덕분에 초기 비용인 마케팅비와 고정비(임대료, 인건비, 인테리어비 등) 절감 및 상대적으로 저렴한 수수료율로 인해 20%대의 높은 이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추가적인 마진율 확대를 위해 수수료가 저렴한 T커머스와 데이터방송 시장에 진입하기도 했다. 

방송 편성 횟수를 늘리며 점차 판매 비중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이 결과 지난해 3분기 기준 누적 T커머스 및 데이터 방송 매출은 전년 대비 35% 상승한 468억원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TV홈쇼핑 부문 내 비중이 28%로 확대됐다. 

또한 지난해 7월 자사몰 판매 비중 확대를 위해 기존 자사몰인 ‘오렌지에비뉴’를 ‘코웰패션닷컴’으로 재단장했다. 3분기 누적 기준 온라인 부문 내 비중을 9%까지 확대했다. 이에 따른 추가적인 이익률 개선도 기대된다.

◇ 매출액‧영업이익‧순이익 상승세… 올해 실적도 기대돼

코웰패션의 실적은 꾸준히 상승하는 건 어쩌면 당연한 결과였다.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164.6% 감소한 2014년을 제외하고는 최근 4년간 매출액, 영업이익, 당기순이익이 모두 증가했다. 연평균 매출액은 78.09%, 영업이익은 258.11% 당기순이익은 75.42% 급증했다. 

특히 코웰패션은 의류업체 비수기인 지난해 3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매출액 773억원, 영업이익 140억원, 순이익 105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22.1%, 14.4%, 9.9% 증가했다. 계절적 성수기인 4분기에는 사상 첫 분기 매출 1000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영업이익률도 괄목할 만한 성적을 내놨다. 2013년 -8.8%, 2014년 -4.83%에서 2015년 10.55%로 대폭 상승한 후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였다. 국내 54개 패션기업 중 2015년 영업이익률 10위, 2016년 4위, 2017년 1위를 기록하며 꾸준히 상위권에 올랐다.

SK증권은 최근 코웰패션이 국제적인 브랜드들과의 협업 실무를 쌓아가며 비즈니스모델을 차별화하고 있고, 라이선스 계약도 지속적으로 늘리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며 올해 실적 역시 호조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을 내놓기도 했다.

코웰패션은 올해 브랜드와 제품 영역을 확장할 계획이다. 특히 대만 내 홈쇼핑 등 외국시장 진출도 기대되며 현금성 자산을 활용, 지속해서 경쟁력을 보유한 업체와 인수합병(M&A)이나 합작법인 설립을 시도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점을 고려해 증권업계가 추정한 코웰패션의 올해 매출액은 3519억원, 영업이익 726억원, 당기순이익 558억원으로 각각 전년 대비 13.74%, 17.1%, 19.49% 증가할 것으로 분석했다. 추정 영업이익률도 전년 대비 0.59%p 상승한 20.63%로 1위를 수성할 것으로 보인다.

 

성동규 기자 dongkuri@infostock.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