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터뷰] 윤태중 의료전문 변호사 “의료사고 처벌만이 능사 아냐… 원격진료 문제 없을 것”
[人터뷰] 윤태중 의료전문 변호사 “의료사고 처벌만이 능사 아냐… 원격진료 문제 없을 것”
  • 노성인 인턴기자
  • 승인 2019.01.03 09:10
  • 최종수정 2019.01.03 09: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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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베이트는 강한 처벌 필요, 의료 행위 처벌 강화하면 되려 의료시장 왜곡
국가 개인의 건강재정 위협하지 않는다면 영리병원 허가 필요할 수도
법무법인 태신 윤태중 변호사

[대담=이형진 선임기자, 정리=노성인 인턴기자] ‘진료는 의사에게.’ 간단한 명제다. 하지만 요즘 시대에서는 환자조차도 쉽게 동의하지 않는다. 인터넷을 중심으로 의료정보가 넘쳐나고 의학지식은 의사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곡해(曲解)가 만연하다.

매년 의료 질의 수준은 높아지는데도 불구하고 의료 행위는 감시와 비판의 대상이 된지 오래다. 이는 갈등의 씨앗이 되기도 하고 ‘분쟁’으로 번지기도 한다.

의료가 서비스화되고 거대 시장이 되면서 겪는 의료 행위는 이제 의사나 환자에게는 단순하게 접근할 문제를 넘어섰다. 이는 의료계가 고심하는 큰 문제이기도 하다.

인포스탁데일리는 법무법인 태신의 윤태중 변호사를 만나 의료계가 겪고 있는 다양한 문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윤 변호사는 국내에서는 4명뿐인 의사면허를 가진 검사출신이다. 검사 재직시절 각종 의료 리베이트와 의료분쟁 사건을 다룬 경험 때문에 의학분야에서는 폭넓은 시각을 가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Q 요즘 의료 관련 분쟁들이 많다. 기억에 남는 것이 있다면

-의료분쟁은 종류가 많다. 환자들이 의사를 상대로 하는 경우도 있고, 의사들이 리베이트를 받아서 생기는 경우도 있다. 제가 수행한 건 아니지만 의사가 오진했다는 이유로 실형을 받은 사건이 기억에 남는다.

과연 실형까지 갈 상황인가는 의문이다. 이러면 의사들은 방어진료(의료 사고의 위험을 줄이기 위하여, 꼭 필요하지 않은데도 시행하는 치료나 진료)를 할 수밖에 없다. 의사들이 잘못 진단할 가능성은 언제나 있는데 이렇게 실형을 받는다면 어떤 의사들이 진료를 적극적으로 할지 모르겠다.

그렇게 되면 쓸데없는 검사를 여러가지 더 하게 될 테고, 그것은 국가와 환자들의 재정 피해로 이어지게 될 것이다. 예를 들어 단순히 배가 아픈 환자는 CT를 안 찍어도 될 경우가 있는데 무조건 찍게 할 수도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의료사고로 인한 판결은 실형보다는 집행유예나 벌금형으로 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

Q 의료법이 다른 법에 비해 강하다고 생각하나

-그렇게 강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변호사에게 변호사법이 있듯이, 의사도 의료법이 있다. 모든 전문직 종사자들에게 그에 맞는 법이 존재하기 때문에 크게 강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Q 지금 여론은 오히려 너무 솜방망이 처벌을 해서 문제라는 식으로 흘러가고 있다.

-그런 부분을 바로 잡고 싶다. 의사들을 처벌하는 게 능사가 아니다. 물론 의료적 행위가 아닌 다른 부분 리베이트 같은 것은 충분히 강력하게 처벌할 필요가 있다.

의료 행위는 다르게 봐야 한다. 어떤 사람들은 의사들의 업무상 과실치사와 과실치상에 대해 강하게 처벌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주장할 수 있다. 하지만 의사도 사람을 죽이고 싶겠는가.

의사가 환자를 살리기 위해 노력하는 와중에 실수로 일어난 일을 강하게 처벌한다면 모든 의사는 아예 실수를 저지를 환경을 안 만들려고 할 것이다. 조금 위험한 환자는 안 받고 다른 병원으로 보내버리면 결국 누가 이런 환자들을 치료할지 의문이다.

외국에서는 의료분쟁의 경우 민사적 책임을 물어도 형사적 책임은 묻지 않는다고 한다. 사람을 살리는 일을 하다가 생긴 일인데 그거를 감옥에 보낸다고 한다면 판사가 1심 판결을 잘못해 유죄가 되었는데 2심에서 무죄가 나오면 1심 판사를 감옥에 보내라는 것과 이야기가 똑같다.

의료사고가 발생하더라도 악의를 가지고 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처벌을 강하게 한다면 오히려 의료시장이 왜곡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윤태중 법무법인 태신 변호사
윤태중 법무법인 태신 변호사

Q 원격진료는 의사로의 입장에서는 어떻게 볼 수 있나

-대다수의 경우는 문제없을 것 같다. 그러나 한두 건 병은 직접 문진을 해야 알 수 있는 병들이 있다.

예를 들어 구취를 통해 찾아낼 수 있는 큰 병들이 있다. 만약 환자가 고혈압으로 진료를 왔다 하더라도 의사가 직접 진료를 통해 다른 부분의 병을 발견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그렇기 때문에 병원에 가서 직접 진료를 하러 가는 것이 좋을 것 같다

Q 예전 삼성의료원을 취재하다가 안 사실인데 차트를 온라인으로 공유하는 시스템을 만드는 데 2년 걸렸다고 한다. 의사들이 서로의 진료기록을 보는 것이 문제였다. 왜 그런가

-같은 병원에서 일하는 의사라도 진료 외의 목적으로 환자의 기록을 본다면 의료법에 어긋난다. 어떤 의도로 기록을 보는가를 구분하는 것에서 시간이 오래 걸린 듯하다.

이번에 서울대병원에서 백남기씨 사건 때 다른 과 의사들이 궁금증에 진료기록을 열람했다가 처벌을 받은 사건도 있다.

사실 내가 학생 때만 하더라도 의사들이 다른 과 진료기록을 보는 데 어려움이 없었다. 언제부터라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개인정보보호가 점점 강화되는 추세인 것 같다.

제가 검사로 있을 때도 검사들은 다른 검사의 사건기록을 보는 게 비교적 자유로웠다. 그러다 검사가 피해자와 관계를 가지고 사건에 간섭하는 사건 등이 일어나면서 엄격해진 것으로 알고 있다. 병원에서도 그런 종류의 사건들 때문에 점점 진료기록 보호가 강화되는 추세이다.

Q 한때 큰 사회적 이슈였던 네트워크 병원은 어떻게 보는가

-네트워크병원은 같은 이름을 쓰면서 전국적으로 퍼져있는 병원이라고 할 수 있다. 병원 소유주는 한 사람이지만 다른 사람들이 일정한 사용료를 지급하고 광고 같은 것을 하면서 하나의 이름을 쓰는 것입니다. 일종의 투자받는 개념이다.

유디치과 때문에 네트워크 병원이 쟁점이 된 것으로 알고 있다. 유디치과가 문제가 된 것은 건강보험공단에 돈을 청구한 것이었다. 찾아보면 이미 주변에 네트워크 병원이 많이 있다. 그렇지만 국가에서는 이런 병원들이 건강보험공단에 돈을 청구하지 않기 때문에 별다른 제재를 하고 있진 않다.

유디치과가 건강보험공단의 소송에서 이기면서 앞으로는 네트워크 병원 수가 많아질 가능성이 있다. 솔직히 의사들이 진료는 전문가지만, 경영이나 운영은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다. 일정 부분은 전문가들에 맡기는 게 맞는 것일 수 있다.

Q 의사들이 개업 때문에 빚더미에 앉는다고 들었다. 투자 유치가 가능하지 않나

-실제 일부 성형외과는 사무장병원 형태로 투자를 받아 운영 중이다. 국가가 사무장병원을 막는 이유가 과다한 진료로 인해 국민건강재정에 해를 가한다는 것인데 성형외과는 그것과 관련이 없다.

이런 병원들에서 의료행위 대부분은 비보험으로 이루어진다. 운영 또한 외국인에게 몇십억 투자받아서 수익의 몇 프로를 떼 주는 식으로 이루어진다,

하지만 병원 대부분은 투자 대신 수십억의 돈을 빌려서 개업하는 것이 현실이다. 만약 투자를 받는다면 투자자는 수익을 원하기 때문에 당연히 병원에 간섭할 수밖에 없고 그렇게 된다면 그게 의료법상 금하고 있는 일이기 때문에 정책적으로 해결할 문제라고 생각한다.

Q 그렇다면 영리병원을 허가하면 어떻게 될 것인가

-사실 모든 병원은 영리병원이다. 삼성의료원, 아산현대병원 등을 보더라도 형식은 재단이지만 실질적으로는 영리병원이다.

영리병원은 의사면허가 없는 의료법에 규정하고 있는 범위 내에서 병원을 세울 수 없는 사람이 병원에 투자해 수익을 가져가는 것이다. 하지만 누가 돈을 가져가는지만 빼고 본다면 영리병원이나 비영리병원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다만 영리병원이 많아지면 과다한, 필요 없는 진료와 절차로 인한 부작용이 생기지 않을까 우려되기 때문에 국가에서 견제하고 있는 것 같다.

Q 이번에 제주도에 생긴 녹지국제병원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제주도에 설립된 녹지국제병원의 경우 외국 환자들을 유치하기 위해 세운 것으로 알고 있다. 이런 것은 제도적으로 충분히 해볼 만하다고 생각한다.

의료인이 아닌 사람이 병원을 세우는 것은 의사로 당연히 막아야 하겠지만 일정한 목적하에 외국인 환자들을 유치해서 돈을 많이 받고,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나쁘지 않다고 본다.

예를 들어 컴퓨터단층촬영(CT)가 필요 없는 상황이지만 받고 싶은 사람이 있을 수 있다. 녹지국제병원은 일정 지역 안에서 국가와 국민의 재정을 위협하지 않는 선에서 시행되기 때문에 허가해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Q 의사면허를 가진 변호사는 우리나라에 4명밖에 없다는데, 네트워크 병원 이슈나 의료사고와 관련해서는 큰 역할을 할 것 같다

-아니다. 의사면허를 가지고 변호사를 하는 분들이 20~30명으로 알고 있다. 의사면허를 가지고 있는 것이 도움이 되지만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의료지식이 없더라도 충분히 판단할 수 있는 문제들이기 때문이다. 사실 판사와 같이 판단을 하는 사람 중에 의사들이 거의 없는 것 같이 말이다.

오히려 의사라서 설득하기 어려운 부분들도 있다. 예를 들어 나에게는 당연한데 의뢰인 입장에서는 반대일 수 있는 것이다. 의뢰인인 의사가 의학적으로 불필요한 조처를 생략했는데 환자가 이 부분을 문제 삼았던 사건이 있다.

나 또한 ‘뭐 이런 걸 걸고 가지고 그래?’라고 넘어갔으나 나중에 그게 문제가 되었던 적이 있다. 의사인 게 유불리가 있는 것 같다.

Q 의료 환경이 상당히 급변했다. 어떤 분야에 관심을 두고 계시는가

-의료인들에게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싶다. 최근 의료행위로 인한 형사처분이라든지, 업무상과실치상으로 과도한 처벌을 받았던 일들이 있었다.

이런 부분에서 의료인들을 대변해서, 그리고 그들의 권리를 찾아주기 위한 일을 해볼까 생각하고 있다.

 

정리= 노성인 인턴기자 bluesky3230@infostoc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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