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거래소 '업비트' 기소 파장 어디까지… IT업계도 초긴장
가상화폐거래소 '업비트' 기소 파장 어디까지… IT업계도 초긴장
  • 최재영
  • 승인 2018.12.24 13:59
  • 최종수정 2018.12.26 14: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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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사 두나무 신뢰도 치명타, 카카오 행보에도 영향 불가피
사진= 업비트 홈페이지
사진= 업비트 홈페이지

[인포스탁데일리=최재영 선임기자] 검찰이 암호(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 임직원들을 기소하면서 업계가 초긴장 상태에 빠졌다.

업비트가 가상화폐 거래소 가운데 상당히 공신력을 인정받고 있다는 점과 앞서 업비트와 같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거래소 3곳의 임직원들이 유죄판결을 받은 사례를 들어 이번 사건 역시 업계에 미치는 파장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업비트의 운영사인 두나무는 카카오가 투자를 하고 이석우 전 카카오 공동대표가 현재 대표라는 점을 고려하면 IT업계 전체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다.

◆가장매매에 허수주문 봇까지 동원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2부(부장검사 김형록)는 21일 업비트 이사회 의장 송모씨와 재무이사 남모씨, 김모씨를 사전기록 등 위작과 사기 등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해 9월에서 11월 가짜 회원 계정을 개설해 전산조작을 통해 아이디(ID)에 실물자산을 예치한 것처럼 꾸미고 잔고 1221억원을 부여했다. 이때 잔고는 실물자산을 예치한 것처럼 전산을 조작했다는 것이 검찰의 설명이다.

이를 토대로 35종의 가상화폐 거래에 참했고 대량주문해 회원간 거래를 했다. 35종 암호화폐 상장 초기 10~20일 동안 가장매매량은 전체 거래량의 40~90% 상당한다.

하지만 이 거래는 혼자 사고파는 가장매매(자전거래)라는 것이 검찰의 설명이다. 이 과정에서 허수주문을 제출해 거래가 활발하게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게 했다는 것이 검찰의 분석이다. 이 기간동안 거래액은 4조2670억원에 달했고 같은 기간 허수주문총액은 254조5383억원에 이른다.

검찰은 이들이 당시 경쟁업체보다 비트코인 시세를 높게 유지하기 위해 주문을 자동생성하는 봇(Bot) 프로그램을 운용했다고 봤다. 봇을 통해 비트코인 1만1550개를 매도해 대금 1491억원을 챙겼다고 검찰은 보고 있다.

검찰은 지난 5월 김씨의 노트북에서 시장을 조작하는 기획문서와 비트코인 시세를 조작하는 봇 프로그램을 확보했다.

◆거래소 3곳 업비트와 같은 혐의

검찰의 기소 결정에 업비트의 운영업체인 두나무는 “가상화폐를 거래하거나 부당한 이익을 취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두나무는 이날 오후 “법인 계정으로 유동성을 공급했으며 이 과정에서 이익을 취하거나 허위로 매매한 바 없다”면서 “오픈 초기 2개월간 마케팅 목적으로 일부 자전거래를 했지만 시세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고 이는 당시 총거래량의 약 3%에 해당한다”고 검찰의 혐의 내용을 반박했다.

두나무의 이같은 해명에도 검찰이 기소를 결정한데는 앞서 비슷한 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기소된 가상화폐 거래소 임직원들이 1심에서 유죄가 선고됐기 때문이다.

서울남부지검은 지난 2~5월 가상화폐 거래소 3곳에서 총 11명을 기소했고 이 가운데 3명은 법원으로 부터 유죄를 선고 받았다.

검찰 조사 결과 앞서 적발한 거래소 3곳도 모두 실물이 없는 자산으로 거래했고 이들 회사는 업비트에게 둔 혐의처럼 가장매매를 통해 거래량을 부풀렸다.

또 두 곳은 업비트처럼 봇 프로그램을 이용해 대량으로 가상화폐거래를 한 만큼 검찰은 업비트 혐의 입증에 자신감을 나타내고 있다.

◆카카오 행보에도 영향 불가피

업계에서는 이번 업비트의 기소가 업계 전체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단순히 가상화폐거래소의 문제만으로 끝나지 않을 가능성이 있어서다.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는 카카오가 2013년 자회사인 케이큐브벤처스를 통해 투자한 곳이다. 카카오의 두나무 지분율은 올해 6월말 기준으로 22.3%다. 이석우 전 카카오 공동대표가 현대 두나무 대표를 맡고 있으며 카카오 출신 임직원도 두나무에 근무 하는 중이다. 또 두나무는 국내 모바일증권앱1위를 하고 있는 카카오스탁을 운영하는 회사다.

카카오측은 두나무가 가상화폐 시장에 뛰어들기 전 재무적 투자를 참여했을 뿐 경영이나 가상화폐 시장 진출과는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카카오는 자사 블록체인 플랫폼 클레이튼과 관련해 가상화폐 발행을 통해 3억달러 투자 유치를 진행하는 등 업계에서는 블록체인 투자에 가장 적극적이다.

이 때문에 업비트가 법적 처벌을 받는다면 블록체인이나 가상화페 기술에 뛰어든 IT업계 전체에 위축으로도 이어질 가능성도 높다.

업계 한 관계자는 “IT기업들은 최근 미래 먹거리 확보를 위해 블록체인 투자를 넓혀가고 있는 중”이라며 “특히 업비트 운영사인 두나무는 이달 초 게임, 미디어, 엔터테인먼트, SNS 기업들이 참여할 수 있는 플랫폼을 선보이는 등 가상화폐에 확대에도 집중하고 있는데, 이번 사건은 앞으로 관련 기업들에게도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최재영 선임기자 caelum@infostoc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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