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포스탁데일리=안호현 전문기자] 삼성이 그룹 차원에서 정기인사를 단행한 가운데, 김기남 사장을 부회장으로 승진한 게 내년 반도체 업황 위기감 때문이란 지적이 나왔다. ‘미스터 반도체’라 불리는 그인 만큼 자사의 반도체 ‘초격차’를 놓지 않겠다는 발로라는 해석이다.
이서현 전 삼성물산 패션부문 사장의 삼성복지재단 인사에 대해선 사실상의 2선 후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경영 성과를 내지 못한 데 대한 신상필벌 차원에서의 인사라는 설명이다.
11일 김종효 키움증권 이데일리TV 해설위원은 팟캐스트 ‘최양오의 경제토크 by 인포스탁데일리’에 출연해 “김기남 신임 부회장은 반도체, 그 중에서도 D램 부문의 최고 전문가다. 이분이 삼성전자의 전면에 나온 건 그만큼 반도체 산업이 어렵다는 방증”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김 위원은 “삼성전자로선 어려운 환경에서 업계에 대해 잘 아는 사람이 회사를 이끌어야 한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라며 “반도체 개발 속도와 기술발전 단계를 더 당기고 쥘 사람인 김 신임 부회장을 임명한 것”이라 설명했다.
최양오 현대경제연구원 고문도 이날 방송에서 “호황기가 아니고 불황기에 하는 치킨게임이고, 그 고수는 김기남 부회장”이라며 “내년도 그분의 종횡무진 활약이 향후 삼성전자의 10년을 갈음할 것이다. 그런 차원에서 부회장 인사는 승진으로 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서현 전 사장의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인사는 사실상의 2선 후퇴라는 지적이 나왔다.
이형진 인포스탁데일리 편집국장은 이날 방송에서 “이서현 전 사장이 삼성물산으로 제일모직 흡수합병을 통해 들어갔지만 별다른 성과가 없었다. 야심작이었던 에잇세컨즈도 중국 시장에서 안착하지 못했다”라며 “그룹이 신상필벌 차원에서 경영 능력을 보여주지 못한 이 사장을 2선 후퇴한 게 크게 이상한 일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최 고문은 “삼성그룹의 인사 방정식에 변수 하나 넣으면, 이건희 유고 터졌을 때는 다른 이야기 될 수 있다. 상속받을 주식 등의 문제가 달려있다”라며 “지금 시점에서의 (이서현 전 사장) 인사는 궁금증이 꼬리를 문다”고 지적했다.
안호현 전문기자 ahh@infostoc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