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기준금리 인상 단행…'성장'보다는 금융안정 택했다(종합)
한은 기준금리 인상 단행…'성장'보다는 금융안정 택했다(종합)
  • 노성인 인턴기자
  • 승인 2018.11.30 14:54
  • 최종수정 2018.11.30 14: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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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 1.75%에서 0.25%포인트 인상, 1년만에 돈줄죄기 시작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30일 금융통화위원회에 앞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 한국은행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30일 금융통화위원회에 앞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 한국은행

[인포스탁데일리=최재영 선임기자·노성인 인턴기자] 한국은행이 1년 만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했다. 내수 부진으로 성장률과 물가상승률이 저조한 상황이지만 가계부채 증가와 부동산으로 몰리는 자금 등을 고려한 ‘금융안정’에 방점을 찎었다.

이번 금리 인상은 시장에서 예견된 만큼 금융시장 변동성은 없을 것이라는 평가다. 다만 미국도 금리인상 시기를 두고 호흡조절에 나선 상황에서 한국은행이 추가 금리 인상을 단행할지가 최대 관심사다.

◆기준금리 1.75% 시대…금융안정 택한 한은

한은은 30일 오전 서울 중구 태평로 한은 본관에서 이주열 총재 주재로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1.50%에서 연 1.7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한은이 금리를 인상한 것은 1년 만이다. 지난해 11월 금통위에서 6년5개월만에 기준금리를 0.25%포인 인상헀고 12개월 연속으로 동결을 유지해왔다.

이번 금리 인상은 사실상 예고됐었다. 지난달 금통위에서는 2명의 ‘인상’ 소수의견을 제시했고 이 총재도 지난달 “금리인상 가능 열어뒀다”며 인상 가능성을 언급해왔다.

특히 이 총재는 이달 초 국내 금융시장에 대해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며 금융안정에 집중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해왔다.

이 때문에 이번 금리 인상은 한은의 통화정책 목표인 ‘물가안정’보다는 금융안정에 집중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은은 올해 한국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에서 2.7%로 낮췄다. 물가상승률도 1%대 머물면서 저물가 양상은 더 심해졌다. 현재 경제 수준을 본다면 금리를 유지해야 하지만 저금리 부작용 때문에 한은도 적지 않은 딜레마에 시달렸다.

이 총재는 지난달 하방압력을 거론하면서 금리 인상론을 한발 물리기 까지 했다. 여기에 일자리 ‘쇼크’까지 터지면서 금리 인상의 발목을 잡았다.

이런 상황에서도 한은이 금리 인상을 단행한 것은 ‘금융시스템 불안’요인이 더 커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저금리가 지속되면서 가계부채는 폭증세를 보이며 1500조원을 넘어섰다. 정부가 각종 대책을 통해 규제에 나서면서 부채 증가세는 둔화됐지만 소득보다 빠른 양상은 그대로다.

또 시중에 풀린 자금은 가계로 들어가보다 부동산으로 쏠리는 현상이 지속되면서 더 이상 방관하기 어렵다고 본 것이다.

30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를 마친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 한국은행
30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를 마친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 한국은행

 

◆한미 금리차 좁혀…시장 미치는 영향 제한적

이번 금리 인상으로 한국과 미국의 금리격차는 0.75%에서 0.5%로 좁혀졌다. 우려했던 외국인 자금이탈도 한숨 덜게 됐다.

특히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단기금리는 상승압력이 있을 것으로 보지만 시장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이미 시장에서는 인상을 예상한데다, 시장금리도 기준금리 인상분이 반영됐다.

실제 이날 금리 인상 발표 직후 3년물 금리는 전날보다 0.07%포인트 하락한 1.881%를 기록하고 있다. 3년물 금리는 3월(2.3%)이후 계속 하락세를 보이는 중이다. 국채 10년물도 0.09%포인트 떨어진 2.103%를 나타냈다.

또 이번 금리 인상이 ‘단발성’으로 분류되면서 부동산 시장에도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금리는 여전히 낮은 수준이며 시중은행 금리도 이미 인상을했기 때문이다. 지난달 주택담보대출 가중평균금리(신규취급 기준)는 3.3%수준이다. 가산금리를 포함하더라도 평균 5~6% 수준에서 머문다.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변동금리는 인상되지만 기존 대출자들도 큰 영향이 없을 것이란 분석이다.

◆내년 금리 인상할까…전문가들 “인상없다”

이날 금통위는 올해 마지막으로 열리 금통위다. 따라서 시장의 관심은 내년에 추가 금리를 인상할 것이냐다. 시장에서는 한차례 추가 인상 가능성은 남아 있지만 실현 가능성이 낮다는 것이 중론이다.

경기 하강국면이 더욱 뚜렷해졌고 내년에는 올해보다 경제상황이 더 나빠질 수 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어서다.

이날 금통위에 앞서 통계청이 발표한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를 보면 올해 4월 이후 7개월 연속 내림세를 나타냈다. 이달 순환변동치는 전달보다 0.2%포인트 하락한 98.4를 기록했다. 이는 2009년 5월(97.9)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경기 국면을 예고하는 선행지수순환변동치도 심각하기는 마찬가지다. 이달 지수눈 98.8을 기록하면서 올해 6월부터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 지표 역시 2009년 4월(98.5) 이후 최저치다.

한은조차도 내년 전망을 밝지 않게 보는 것도 완화적 통화 정책을 유지할 것으로 보는 이유다. 한은은 지난달 수정 경제전망을 통해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2.9%에서 2.7%로 나줬다.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1.9%, 1.7%로 내렸다.

특히 한은은 내년 미중 무역분쟁 여파 등으로 우리 경제에 큰 타격을 입힐 수 있는 위험요인이 상존한다고 내다봤다.

 

노성인 인턴기자 bluesky3230@infostoc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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