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오는 23일 ‘반도체 백혈병‘ 사과문 발표 가닥
삼성, 오는 23일 ‘반도체 백혈병‘ 사과문 발표 가닥
  • 이강욱 전문기자
  • 승인 2018.11.14 09:07
  • 최종수정 2018.11.14 09: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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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화성 반도체 라인, 사진=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 화성 반도체 라인, 사진=삼성전자 제공

[인포스탁데일리=이강욱 전문기자] 삼성전자가 오는 23일 ‘반도체 백혈병’ 문제에 대해 공식 사과문을 발표할 전망이다. 지난 2007년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에서 일하던 근로자가 백혈병으로 사망한 것을 계기로 질병을 얻은 근로자들과 시민단체가 삼성전자에 대책을 요구한 지 11년 만이다.

14일 삼성전자와 백혈병 피해자 대변 시민단체인 반올림에 따르면 ‘반도체 사업장에서의 백혈병 등 질환 발병과 관련한 문제 해결을 위한 조정위원회’는 최근 중재안 이행 합의 협약식을 오는 23일 열자고 제안했다.

삼성전자와 반올림은 내부 일정을 조율하는 과정이지만 조정위의 제안을 받아들일 가능성이 크다. 양측은 지난 7월 조정위 중재안을 무조건 수용하기로 합의했기 때문이다.

조정위의 중재안에서 사과 주체를 ‘삼성전자 대표이사’ 정도로 특정한 점을 고려하면 반도체 사업을 총괄하는 김기남 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장(대표이사 사장)이 위험에 대한 충분한 관리가 이뤄지지 못했다는 골자의 사과문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재안에 따라 삼성전자는 회사 홈페이지에도 주요 사과 내용과 지원보상 안내문을 게재한다. 지원보상 대상자로 판정받은 피해자에게 최종 지원보상을 받는 날로부터 20일 안에 삼성전자 대표이사 명의로 된 사과 서신도 개별 전달한다.

삼성전자와 반올림은 이르면 연내, 늦어도 내년 1월 초부터 구체적인 지원보상 절차에 돌입할 예정이다. 지원보상 업무를 담당할 독립적인 제3의 기관을 삼성전자와 반올림이 합의해 선정·운영하고, 전문가·변호사·시민단체 등으로 구성된 별도 지원보상위원회가 이 과정을 감독한다.

삼성전자 반도체공장 근로자의 백혈병 문제는 2007년 3월 삼성전자 기흥공장에서 근무하던 황유미씨가 급성 백혈병으로 사망하면서 시작됐다. 백혈병 등의 질환을 반도체 제조와 관련된 직업병으로 볼 것인지를 두고 논란이 붙었고 이듬해 3월 시민단체 반올림이 발족했다.

2015년 7월 조정위의 권고안이 조정 과정에서 무산되자 삼성전자는 같은 해 9월 자체 보상안을 발표하고 신청자를 상대로 보상을 시작했지만 반올림과 일부 피해자가 반발, 분쟁이 이어졌다.

조정위는 1984년 삼성전자 기흥사업장의 반도체·액정표시장치(LCD) 라인에서 1년 이상 일하다가 관련된 질병을 얻은 전원을 피해 보상 지원 대상으로 정하는 내용의 최종 중재안을 지난 1일 양측에 전달했다.

 

이강욱 전문기자 gaguzi@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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