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이란 ‘경제제재’ 재개…한국 예외국에 포함, 6개월 시간 벌었다
美 이란 ‘경제제재’ 재개…한국 예외국에 포함, 6개월 시간 벌었다
  • 최재영 선임기자
  • 승인 2018.11.06 09:18
  • 최종수정 2018.11.07 15: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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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행정부 현지시간 오후2시부터 경제 금융제재 전면 복원
세계경제 타격 여파커질 듯… 한국 포함 8개국은 6개월간 예외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왼쪽)과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이 5일(현지시간) 워싱턴DC의 내셔널 프레스빌딩에서 이란에 대한 경제·금융 제재 전면 복원을 발표하면서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사진= 미국 국무부

[인포스탁데일리=최재영 선임기자] 미국 정부가 한국시간으로 5일 오후 2시를 기점으로 대이란 2차경제재재를 젼면 복원했다.

이번 제재는 석유 뿐만 아니라 금융·운송·조선·보험관련 기업과 개인 기관 700여곳이 제재 대상에 포함됐다. 이 때문에 세계 경제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다만 이번 제재와 관련해 미국 정부는 한국을 포함한 8개국에 대해서는 이란산 원유 수입을 일시적으로 허용한다는 방침을 내놓으면서 큰 시름을 덜게 됐다.

◆트럼프 대통령 3개월 만에 2차 제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오바마 정부 시절인 2015년 타결된 이란 핵합의에 대해 합의 조건을 어겼다는 이유로 지난 5월 일방적으로 합의 파기를 선언했다.

이후 금, 귀금속, 석탄, 자동차, 상용차, 부품서비스 등 수출 분야에서 이란과 거래하는 기업과 개인을 제재하는 1차 제재를 지난 8월에 부활시켰다.

이번 2차 제재는 이란산 원유는 물론 천연가스, 석유화학제품, 항만운용, 에너지, 선박, 조선거래 등을 하는 외국기업들은 미국의 제재대상에 오론다.

이란 국영석유회사(NIOC), 국영선박회사, 이란중앙은행 등 대외금융거래를 하게 되는 국가는 미국금융 시스템 접근 금지 등의 불이익을 받는다.

2차 제재는 이란의 핵심 수출 상품을 전면 차단하기 때문에 심각한 타격이 예상된다. 또 이란 중앙은행과 외국거래를 차단하기 때문에 사실상 ‘경제 고립’이나 다름없다는 분석이다.

미국이 5일 이란 제재를 전면 복원하면서 한국을 포함한 8개국에 대해서는 수입예외국으로 인정하는 발표를 했다. 한국은 감축을 조건으로 최대 180일 동안 이란산 원유를 수입할 수 있게 된다. 사진= 픽샤베이

◆한국 예외국 6개월간 한시적 수입 허용

미국 정부는 8개국가에 대해 이란산 원유 수입을 일시적으로 허용하기로 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은 이날 워싱턴DC 내셔널 프레스빌딩에서 이란 에 대한 경제·금융 제재 전면 복원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을 포함한 8개국에 대해서는 일시적은 면제조치를 부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예외국에 포함된 8개국은 한국과 중국, 일본, 인도, 이탈리아, 그리스, 대만, 터키 등 이다. 예외국은 최대 180일 동안 원유수입량을 감축하는 조건으로 수입할 수 있게 된다.

한국에서 이란산 원유수입은 2017년 기준으로 1억4787만배럴이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쿠웨이트에 이어 세 번째로 원유수입 전체 중 13%를 차지한다.

한국정부는 이란 제재 복원시 국내 기업 피해가 크고 석유화학업게의 이란산 콘덴세이트(초경질유) 수입과 한국과 이란 결제시스템 유지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미 정부에 개진해왔다.

콘덴세이트는 천연가스에 섞여 나오는 경질성 액체 탄화수소로 초경질 원유를 말한다. 등유나 프로판 부탄, 나프타 등을 생산하는 원료로 사용돈다. 또 정제시 일반 원유보다 더 많은 나프타를 생산할 수 있다.

한국이 도입한 이란산 원유의 70%가 콘덴세이트다. 우리나라 전체 콘덴세이트 도입량의 절반에 달하는 물량이다.

콘덴세이트는 석유화학 분야에서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꼽히고 있어 현재 중국 기업들 한국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국내 석유화학, 정유업계는 이번 예외조치에 환영을 뜻을 나타냈지만 감축에 따른 쿼터제를 어떤 방식으로 적용할지 관심을 쏟아내고 있다. 도 제재 장기화에 따라 원유 원가 상승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사진은 미국의 한 정유시설. 사진= 픽샤베이

◆국내 정유업계 안도, 쿼터제 어떻게 될까 고심

국내 석유화학 기업들은 이번 조치에 한시름 놓을 수 있게 됐다. 국내 업체들은 미국의 대 이란 1차 제재를 시작한 이후 콘덴세이트 수입이 어려워져 다른 구입처를 통해 물량을 구하느라 동분서주 해왔다.

이번 6개월 예외조치를 받게 되면서 원유수입을 재개하는 동시에 구입처도 다변화에도 힘을 쏟을 수 있게 됐다. 현재 노르웨이나 호주, 아프리카가 또다른 구입처로 거론된다.

다만 6개월이란 시간을 길지 않고 미국이 예외조항과 함께 쿼터(할당량)를 통한 감축 조건을 내세웠기 때문에 전망은 그렇게 밝지는 않다.

정유사 한 관계자는 “정부가 아직 공식 발표 전이지만 핵심은 쿼터”라며 “현재 수입량과 비교해 얼마나 감축할지 정해지지 않았기 때문에 숨통은 한번 틔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번 에외조치는 무역거래에 필요한 원화결제 시스템도 유지되면서 한국 수출기업의 타격도 막았다.

우리나라는 달러화나 유로화를 이란에 직접 보내는 대신 한국의 운화 상계 계좌를 통해 원유 수입대금을 결제하는 에스크로 결제 방식을 운용 중이다. 국내에서 원유수입대금을 원화로 치르면 이 돈을 이란 중앙은행이 가지고 있다가 국내 은행을 경유해 원화로 수출기업에 지발하는 결제 방식이다.

원화결제 시스템이 유지되지 않으면 사실상 수출입 거래가 불가능해진다. 특히 수출에 특화되거나 대기업보다는 결제 방식을 다변화 하지 못하는 중소기업은 큰 충격을 피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세계에서 3번째로 석유수출량이 많은 이란을 제재하면서 향후 국내는 물론 세계경제에도 미칠 파장에 대해서도 석유업계는 주목하고 있다. 글로벌 석유업계는 내년까지 유가 급등 등의 악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국 넘어 세계 경제에 충격 줄까

이란은 전 세계에서 소비되는 석유의 3~4%를 공급하는 석유수출국기구(OPEC) 내 3위 산유국이다. 따라서 수출이 차단될 경우 세계 경제에 미칠 영향도 적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지난달 말 기준으로 국제에너지기구가 추정하고 있는 이란산 원유 일일 판매량은 최대 190만배럴이다. 이는 지난 6월말 하루 판매량 270만배럴과 비교하면 절반 가량이나 줄어든 규모다. 앞서 미국 언론들은 미 정부가 이란 1차 제재를 시작하면서 판매량은 상당히 줄었지만 수요량은 여전히 많아 공급을 줄이기 힘들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은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비잔 남다르 잔가네 이란 석유장관은 지난달 22일 자국 언론과 인터뷰에서 “사우디와 러시아의 산유량은 역대 최대에 달했고 이란 원유 공급을 대체할 방법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는 이란산 석유 공급이 중단되면 공급부분에 차질이 생기면서 하루 평균 150만 배럴 공백이 발생하고 바로 세계경제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하고 있다.

당장 1차제재에서는 국제유가가 크게 올랐지만 현재 안정세를 찾고 있다. 전문가들은 유가가 현 수준에서 더 오르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골드만삭스를 분석을 인용해 세계 원유 수요 증가량이 하루 145만배럴로 올해 155만배럴보다 증가세가 둔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은 당장 예외는 인정받았지만 이란산 원유 수입물량을 감축하는 측면에서 원가 상승으로 이뤄질 가능성도 높다. 현재 국내업체들이 다변화를 뛰고 있지만 제재가 장기화 된다면 원가 부담이 높아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업게의 설명이다.

정유사 한 관계자는 “당장 국내기업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지만 장기화 되면 업게에 악영향이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최재영 선임기자 caelum@infostoc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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