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닝쇼크’ 현대·기아차 신용등급 추가 하향 가능성도 높아져
‘어닝쇼크’ 현대·기아차 신용등급 추가 하향 가능성도 높아져
  • 최재영 선임기자
  • 승인 2018.11.02 10:11
  • 최종수정 2018.11.02 10: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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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그룹 사옥. 사진=현대차 제공
현대자동차그룹 사옥. 사진=현대차그룹

[인포스탁데일리=최재영 선임기자] 글로벌 신용평가사들이 잇따라 현대차그룹 계열사에 대해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하면서 현대차그룹의 신용도에 '경고등'이 커졌다. 

특히 이번 신용등급 하향 조정은 부진할 실적이 배경인 만큼 올해 4분기 실적에서도 개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면 추가 하향 조정 가능성도 내비치고 있다.

또다시 신용등급이 떨어진다면 현대차그룹 계열사들의 자금조달과 부담은 더 커질 것이라는게 증권가의 시각이다.

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전날 글로벌 신용평가사 무디스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 등 현대차그룹 주력사에 대해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했다.

무디스는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S&P는 ‘A-’에서 ‘BBB+’로 한단계 낮췄다. 이들 회사의 신용등급이 떨어진 것은 2015년 이후 처음있는 일이다.

무디스와 S&P는 미국 등 주요 시장에서 경쟁이 심화되고 글로벌 자동차 수요 둔화 등 수익성이 하락하거나 최근 1~2년간 취약한 수준에 머무를 것으로 추정했다.

특히 현대·기아차 등굽조정이 반영되면서 현대카드와 현대캐필탈도 신용등급이 하향 조정했다. 현대카드는 ‘BBB+’에서 ‘BBB’로 떨어졌고 현대캐피탈은 ‘A-’에서 ‘BBB+’로 한단계 하락했다.

현대차는 최근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동기대비 76%나 감소한 실적을 내놓으면서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기아자동차도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같은 기관 보다 0.4% 증가했지만 통상임금 소송 결과 비용을 반영하면 사실상 적자를 기록했다.

현대모비스 역시 3분기 영역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5.1% 줄어든 성적표를 내놓으면서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문제는 앞으로 전망도 녹록치 않다는 점이다. 믿국시장에 내놓은 SUV 신차 등 경쟁력 강화에 나섰지만 시장 불확실은 여전해 단기간내에 판매량을 회복하기 힘들다는 것이라는게 업계의 시각이다. 이 때문에 4분기 실적은 신용등급 추가 조정에서 가장 중요한 배경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지난달 31일 보고서를 통해 “신차출시 확대 재고 감축등을 감안하면 4분기 실적 개선이 본격화 될 것”이라며 “이러한 펀드멘털 개선에도 불구하고 사업실적이 전망치를 하회할 경우 사업경쟁력이 구조적으로 약화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고 진단했다.

나이스신용평가도 현대기아차를 주요 모니터링 대상에 올려놓고 판매실적과 수익성 등을 지켜보고 있다. 4분기 실적에 따라 신용등급을 하락 조정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미 신용평가사들은 현대차그룹 계열사에 대해 추가 하향 조정 가능성도 보이고 있다.

삼성증권도 2일 보고서를 통해 무디스 등 글로벌 신평사들이 신용등급 하향 조정을 거론하면서 “부진한 실적과 잉여현금흐름 감소가 지속된다면 추가 하향 가능성도 나온다”고 지적했다.

실제 무디스는 금융 계열사를 제외하고 매출 대비 조정 상각전영업이익(EBTDA) 비율이 4.5~5.0%를 밑돌거나 EBITDA 대비 조정 순차입금 비율이 0.5배 상태가 지속되면 신용등급을 한 단계 낮출 방침을 전했다.

S&P도 “순현금 포지션이 약회되거나 제품의 개선 환경규제 정책이 효과적이지 않는다면 신용등급을 하향조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현재 상황에서 또다시 신용등급이 하락한다면 이들 회사들의 자금부담도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SK증권은 “2~3차 벤더 신용등급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고 추가 신용등급 하향시에는 자금 부담이 발생할 것”이라며 “시설투자와 실적둔화가 맞물린 상황에서 신용등급이 추가 하향 조정된다면 자금조달과 상환에 대한 부담이 생길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통상 신용등급이 한단계 떨어지면 자금조달 이자율은 0.01% 포인트 가량 상승한다. 이를 대비해 올해 3분기 기준으로 현대차 차입금은 72조가량 되는 것을 감안하면 이자비용만 2000억원 가량 늘어날 수 있다.

특히 현대카드와 현대캐피탈 등 금융사 신용등급까지 떨어진다면 앞으로 자동차 금융에서 조달금리가 상승하게 되고 금융부문도 상당한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최재영 선임기자 caelum@infostoc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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