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빌려 투자했다가… 반대매매 ‘패닉’ 주가상승 발목 잡나
돈빌려 투자했다가… 반대매매 ‘패닉’ 주가상승 발목 잡나
  • 최재영 선임기자
  • 승인 2018.10.31 15:38
  • 최종수정 2018.11.05 10: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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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매매 이달들어 폭증, 29일 2008년 금융위기보다 더 많아
급락 진정된 시장에 반대매매가 찬물 끼얹을까 '노심초사'
월별 일평균 반대매매 추이. 그래프= 한국거래소
월별 일평균 반대매매 추이. 그래프= 한국거래소

[인포스탁데일리=최재영 선임기자] 빚을 내 주식을 사고 갚지 못해 ‘반대매매’에 내몰린 투자자들이 속출하고 있다. 이달 들어 주가 급락으로 담보가치가 하락하면서 증권사들이 반대매매에 들어가면서 벌어진 일이다.

반대매매 규모는 2008년 금융위기보다 더 늘었고 지난 30일 하루 동인 1000억원 규모에 달했다.

특히 반대매매는 다시 주가 하락으로 이어 악순환이 벌어지기 때문에 ‘폭락장’이 진정된 주가에 또다시 악영향을 줄 수 있어 투자자들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반대매매로 나온 규모는 코스피에서 451억원 코스닥에서 558억원 등 총 1010억원 규모의 물량이 쏟아졌다. 글로벌 금융위기 파장이 컸던 2008년 10월 27일(851억원)보다 159억원이 더 많았다. 당시 코스피 1000선이 무너진 점을 감안하면 지금 반대매매 규모는 심각성을 그대로 띄고 있다.

반대매매는 이달들어서 우려감을 그대로 들어냈다. 1~29일까지 시장에 쏟아진 반대매매 규모는 하루 212억원(호가기준)을 기록했다. 1월~9월까지 하루 평균 반대매매 규모(82억원)과 비교했을 때 2.6배나 높은 수준이다.

반대매매로 신용융자가 청산되면서 신용융자 잔액도 금갑했다. 올해 6월 국내 증시에서 12조6000억원을 넘어선 신용융자 잔액은 이달 29일 10조1000억원까지 줄었다. 이달에만 1조3000억원이 감소했다.

개인투자자 비중이 80%에 달하는 코스닥의 신용융자를 제외하고 보면 이달 초 5조8000억원에서 4조9198억원끼지 떨어졌다. 코스닥에서 신용융자 금액이 5조원 아래로 떨어진 것은 11월21일 이후 11개월만에 처음이다.

주식시장은 ‘반대매매’ 여파가 그대로 전해졌다. 전날 코스피는 연중 최저치인 1985.95에서 출발햇고 코스닥 시장도 장중 617.00까지 떨어졌다.

반대매매가 하락장에 이뤄지는 만큼 신용잔고가 많은 종목일수록 주가하락은 더 취약하다. 이 때문에 코스닥에서 신용잔고가 상위권에 놓인 바이오주도 위험에 놓일 가능성도 높아진다.

지난 29일 기준으로 코스닥 시장에서 신용융자 잔고 1~5위까지 종목은 제약·바이오주들이었다.

셀트리온헬스케어 신용융자 잔고규모는 1581억원, 이어 신라젠(1454억원), 바이오로메드(1104억원), 에이이엘비(1051억원) 순이다.

이들 상위종목들은 이달 들어 낙폭이 컸다. 29일 기준으로 셀트리온 헬스케어는 –26.89% 급락헀고 신라젠(-32.91%), 바이로메드(-24.50%), 에이치엘비(-29.14%)도 마찬가지다.

이 때문에 신용융자 반대매매로 추가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같은 증세는 계속될 가능성도 높다. 미중무역분쟁 장기화에 대한 불안감과 우리나라 경제지표의 하락등의 악재가 쏟아지고 있어 반등이 쉽지 않은 분위기여서다.

더욱이 현재 시장 급락 원인도 뚜렷하지 않은 것이 가장 우려되는 점이다. 미중무역분쟁이나 미국의 금리인상. 국내 경기지표 악화는 이미 시장에서는 예상됐기 때문이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한국경제의 기업실적이나 펀더멘털을 감안하면 주가 하락은 지나친 수준으로 인식된다”면서 “경제지표 중 주가하락의 배경이 되는 환율이나 CDS프리미엄도 큰 변화가 없는데도 급락장세가 이뤄진 것은 심리적 측면이 원인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결국 급락장세가 또 한번 연출되면 팔자가 더 늘고 이 과정에서 반대매매까지 늘면서 주가하락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시장은 다행이 급락세는 진정된 분위기다. 30일 종가기준으로 코스피는 전날보다 18.64포인트 오른 2014.69로 거래를 마쳤고 코스닥은 14.44포인트 오른 644.14로 장을 마감했다.

다만 이날 상승은 개인과 외국인들의 투매에 기관투자자들이 구원투수로 동원된 성격이 강하다. 따라서 시장의 경계심도 늘고 있다는 것이 증권사들의 시각이다.

증권사 관계자는 "증시 급락은 멈췄고 외국이 투자가들이 선물매수를 재개한 것은 긍정적 신호임은 분명하다"면서 "하지만 경기개선지표가 나빠지고 있는 사왕에서 반대매매가 늘어난다면 또다시 주가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는 가능성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최재영 선임기자 caelum@infostoc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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