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보톡스 기업들, 중국 보따리상 규제에 내년 실적 전망도 ‘먹구름’
국내 보톡스 기업들, 중국 보따리상 규제에 내년 실적 전망도 ‘먹구름’
  • 성동규 기자
  • 승인 2018.10.31 14:53
  • 최종수정 2018.10.31 14: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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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포스탁데일리=성동규 기자] 국내 보툴리눔 톡신(보톡스) 기업들이 중국의 따이공(보따리상) 규제에 맥을 못 추고 있다. 지난해와 비교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모두 뒷걸음질 쳤다. 그런데도 실적을 반등시킬 뾰족한 대책이 없다. 이런 탓에 관련 시장에선 실적 악화가 장기화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휴젤의 3분기 영업이익은 5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8.4% 급감했다. 이는 증권사들의 추정치 203억원을 70% 이상 밑도는 수치다. 매출 역시 같은 기간 16% 줄어든 349억원에 그쳤다. 

메디톡스 역시 3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투자증권은 메디톡스의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을 18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 증가하겠으나 시장 추정치 244억원을 25%나 밑돌 것으로 예상했다. 

이런 흐름은 4분기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시장에선 휴젤과 메디톡스의 4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31.2%(173억원), 8.5%(235억원)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몇 년간 두 기업이 급성장세를 보였던 것과 대조를 이룬다. 중국에 비공식적으로 수출하던 보톡스 물량이 감소하면서 전분기를 기점으로 실적 부진의 늪에 점점 깊이 빠져드는 형국이다. 

실제로 지난 7월 중국에서 가짜 백신 파동 이후 보따리상 규제 수위가 높아지면서 수출 물량이 급감했다. 관세청에 따르면 3분기 보톡스로 추정되는 제품의 수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4%로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지난 9월 보톡스 제품의 통관 실적은 120억원으로 지난해 보다 무려 34.6% 줄었다. 중국에 수출되는 보톡스 제품의 매출은 지난해 기준 국산 보톡스 제품 전체 수출금액(1억2927만 달러)의 절반(5836만 달러)에 육박한다. 

상황이 이렇지만 중국은 보따리상 규제를 지속해서 강화할 방침이다. 사실상 정식 판매허가를 통한 판매가 유일한 돌파구인 셈이다. 문제는 중국의 판매허가 시점을 가늠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그나마 메디톡스는 지난 2월 중국 식품의약품안전처(CFDA)에 보톡스 제제인 뉴로녹스의 판매허가 신청서를 제출한 상태다. 내년 5~6월께 최종 시판허가가 예상된다. 다만 여기에는 ‘어디까지나 별다른 변수가 없다’는 단서가 붙는다. 

빨라도 내년 2분기까지 메디톡스의 실적이 반등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중국에서 보톡스 제품의 임상 3상을 올해 상반기에 마쳐 아직 판매 허가 신청도 하지 못한 휴젤의 전망은 더욱더 어두울 수밖에 없다.

통상 중국에서 의약품 판매 허가 신청 이후 정식 허가를 받기까지는 1년 이상 걸린다고 알려져 있다. 휴젤의 보톡스 중국 판매가 오는 2020년에야 이뤄질 것이라는 시장의 관측도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중국은 국내 보톡스업체들의 수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며 “당장 중국의 수출 공백을 메울 대안을 마련하기에도 어려워 보인다. 당분간 휴젤과 메디톡스의 실적 부진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성동규 기자 dongkuri@infostoc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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