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패닉’ 진화 나선 경제수장들… 시장안정화 약발 먹힐까
‘증시패닉’ 진화 나선 경제수장들… 시장안정화 약발 먹힐까
  • 최재영 선임기자
  • 승인 2018.10.30 14:19
  • 최종수정 2018.11.01 11: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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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패닉 수준까지는 아냐 한국경제 기초체력 믿어야”
불안장세 6일째 지속, 정부 대응책 고작 5000억원 펀드 비판 여론도
김동연 경제부총리겸 기획재정부 장관(사진왼쪽)과 최종구 금융위원장. 사진=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김동연 경제부총리겸 기획재정부 장관(사진왼쪽)과 최종구 금융위원장. 사진=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인포스탁데일리=최재영 선임기자] 경제수장들이 여셋째 연저점을 찍은 한국증시와 관련해 진화를 시작했다. 수장들은 모니터링을 통해 컨터전시 플랜(비상계획)을 통해 대응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하지만 리스크요인은 그대로인데다, 시장 불안도 지속되면서 대응책이 없다는 비판 여론은 그대로다. 특히 투자자 불안심리는 요건을 해소하지 못한채 관망적인 자세만 나타내면서 비난 여론은 더 뜨겁다.

김동연 경제부총리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30일 각각 주식시장 변동성을 두고 “컨티전시 플랜‘ 가동을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김 부총리는 이날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CCMM빌딩에서 열린 ’2018년 상생과 통일포럼‘ 발표 직후 기자들에게 그는 "여러 시나리오에 대비한 컨틴전시 플랜(비상계획)이 있다"면서 "너무 가볍게 움직일 것은 아니지만 시장을 좀 더 예의주시하면서 앞으로 추이를 보겠다"고 밝혔다.

최 위원장은 한발 더 나아가 대응 방향을 준비하라고 주문했다. 최 위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 정부청사에서 긴급 간부회의를 갖고 “차분한 대응과 시장 심리를 안정시킬수 있는 조치 등 경제팀 전반이 함께 논의할 수 있는 대응 방안을 마련하라”고 말했다.

10월 29일 기준 1년간 코스피 지수. 그래프= 한국거래소
10월 29일 기준 1년간 코스피 지수. 그래프= 한국거래소

◆요동치는 주식시장 힘없이 무너진 코스피

주식시장은 29일 5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면치 못하면서 종가 2000선이 무너졌다. 2016년 12월 이후 처음이다. 코스피는 이날 오전 1995.04로 출발하면서 장중 1900선도 무너졌다. 오전 10시에는 2000선으로 다시 회복했지만 약세 흐름을 이어갔다.

이처럼 주식시장 추락속도가 빨라지면서 개인 투자자들의 공포심리도 최고조에 달했다. 29일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서 개인투자자들은 총 7948억원어치 물량을 팔고 시장을 떠났다. 지난 1월26일(8269억원) 순매도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규모다.

외국인 매도세는 이달들어 더욱 빨라지면서 시장 우려는 더 크다. 29일 기준으로 코스피에서는 3조7000억원, 코스닥에서 7109억원 등 총 4조5000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그동안 외국인과 기관투자자들이 대량매도를 주도했지만 개인이 매수하면서 시장의 버팀목 역할을 했다. 하지만 5일 연속 폭락장에 개인들도 합류하면서 투자심리 자체가 꺾였다.

여기에 개인투자자들에게 투자자금을 빌려준 증권사가 주가가 하락하면서 강제 매도하는 반대매매도 늘면서 급락장에 불을 더 지폈다.

코스콤이 집계한 결과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의 신용융자잔고는 이달부터 29일까지 기준으로 1조6258억원이 줄었다. 코스닥지수가 5% 하락한 29일에는 한꺼번에 1810억원이 청산됐다.

그림= 픽샤베이
그림= 픽샤베이

◆살얼음판 증시 금융당국 마련한 컨터전시 플랜은

정부가 마련한 컨틴전시 플랜은 시장안전화 조치의 일환 중 하나다. 과거에도 비슷한 양상을 보일 때 마다 정부는 컨턴전시 플랜을 통해 시장 안정화에 집중해왔다.

금융당국은 금융위 사무처장을 반장으로 금융위, 금융감독원과 합동 비상상황실을 운영한다.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도 대책반을 꾸리면 관계부처간 정보를 공유하면서 시장에 대응한다.

현재 금감원은 금융시장 위기상황을 △주의 △경계 △심각 등 3단계로 나눠 관리한다. 위기 이전에는 정상과 관심의 2단계 상황을 두고 있다.

글로벌 신용위험, 한국 신용위험,. 국내외환시장, 국내 주식시장, 원화자금시장 등 5가지 항목의 12개 지표를 통해 단계를 측정한다. 글로벌 금융위기 시절이었던 2008년 9월에는 금융당국이 ’심각‘ 단계를 유지했다.

금감원은 컨틴전시 플랜을 가동하면 가장 먼저 은행별 커미티드라인과 고유동성 외화자산 추가 확보 등 외화유동성을 관리를 강화한다. 커미티드 라인은 금융기관간 거래에서 유사시 외화를 우선 공급받을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2단계는 환율이 급등해 외화가 빠져나가는 등 자금 흐름이 한쪽 방향으로 흐를 때 컨틴전시 플랜이 가동된다. 다만 정부는 외환위기 이후 시중은행에 유동성이 오지 않도록 자금을 공급하고 양해각서(MOU)를 통해 경영상 의사 결정에도 개입한다. 은행에서 해외 차입을 할때는 정부가 보증을 서주기도 한다.

3단계는 외환위기 가능성때 발효된다. 정부는 외부로부터 자금 등의 유동성을 가져오고 시장도 적극적으로 통제한다. 외국 중앙은행과 통화스왑을 맺은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다만 구체적인 대응단계를 기밀이다. 금융당국의 컨틴전시플랜과 기획재정부의 컨틴전시 플랜은 다르다는 것이 금융당국의 설명이다.

특히 컨틴전신 플랜을 가동하게 되면 위기상황이라는 인식이 작용하기 때문에 증권이나 외환시장은 더 큰 충격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이 이유다.

◆한국 기초체력 좋아 문제 없다는 수장들

금융당국은 최근 시장 심리는 악화됐지만 한국경제은 기초체력이 탄탄해 큰 문제가 없다고 보고 있다. 경제성장률은 수출실적에 따라 아직까지 2% 후반의 잠재성장률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경상수지도 2012년 3월부터 78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하는 등 재정도 다른 국가들에 비해 건전하다는 것이 금융당국의 설명이다.

또  국가 부도위험 지표인 CDS 프리미엄도 주요 중국, 인도, 인니 등과 비교해 매우 안정적이며 은행의 단기외채 비중과 국제결제은행(BIS)비율도 긍정적이라고 진단했다.

금융당국은 특히 국제통화기금(IMF)등이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수출 감소를 우려하면서 성장률을 하향 조정했지만 여전히 한국의 펀더멘털은 견조하다고 평가한 것도 배경으로 내세웠다.

이와함께 전세계 중앙은행이 완화기조였던 통화정책을 정상화하면서 한국금융시장에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봤다. 현재 인도, 필리린 등 아시아 지역은 미국이 금리인상을 단행한 것에 충격을 막기 위해 잇따라 금리를 상향 조정하고 있다.

김 부총리는 29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감에서 5거래일 연속 하락한 증시 상황을 두고 "패닉까지는 아니다'면서 "글로벌 불확실성과 국내외 투자, 경기 부진 등이 겹치 발생한 것이 원인"이라고 분석헀다.

최 위원장도 이날 "최근 주식시장 변동성은 큰 편이지만 국내 거시지표가 튼튼해 차분히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용범 금융위 부위원장도 전날 비상대책회의를 주도하면서 글로벌 증시는 풍부한 유동성에 기대 글로벌 동반상승 국면에서 나라별로 기초체력에 따른 다른 장세로 전환 중이라고 진단했다. .

그는 "우리 주식시장은 유동성에 의존해 오버슈팅(시장가격의 일시적 폭등·폭락)이 발행되지 않았다"면서 "우리 기초체력은 다른나라보다 튼튼해 이번 조정국면이 우리나라 증시에는 오히려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 픽샤베이
사진= 픽샤베이

◆폭락장 이미 예고됐는데 이제서야

경제수장들이 이같은 시각과 달리 시장에서는 폭락장세에 비명소리가 끊이질 않았다. 29일에는 코스피 2000선이 붕괴되면서 개인투자자들의 불만은 최고조에 달했다.

앞서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한 투자자가 '주식시장 침몰에 대해 정부가 대책을 세워달라'는 글을 게제했고 2만5000여명이 동참했다.

포털사이트 게시판에는 '무능한 정부', 대책없는 정부'라는 제목의 비판글이 세도했다. 네이버 증권 게시판의 한 네티즌은 "이미 수차례 폭락장세가 예고됐는데도 '견고하다'는 말만 내세우고 문제 없다고 하더니 2000선이 무너져서야 상황의 심각성을 인지한 듯 하다"며 비판했다.

금융당국이 전날 내놓은 안정화 대책도 못매를 맞고 있다. 외국인들이 지금까지 매도한 액수가 4조원 수준이다 고작 5000억원으로 안정화 대책이 될 수 있겠냐가 비판의 핵심이다.

주식시장 하루거래 대금이 9조3000억원 가량되는 점을 고려하면 20분에 1 수준이다. 투자심리는 어느정도 회복될 수 있겠지만  직접적인 부양효과는 제한적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이때문에 단기적 대책에 그칠 가능성이 높아 잠재성장률을 높일 수 있는 정부의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특히 주가 폭락은 실질적인 소비심리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어 정부 종합차원에서 장기적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는 견해도 나온다.

민간연구소 한 관계자는 "내년에는 세계경제 둔화 가능성이 높고 우리는 수출마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수출증가율 마저 떨어지면 증시 패닉은 다시 한번더 벌어질 수 있다. 전방위적 기업 투자 활성화 기반을 조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재영 선임기자 caelum@infostoc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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