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동결 선택한 한은…내달 금리 인상 메시지는 뚜렷.
기준금리 동결 선택한 한은…내달 금리 인상 메시지는 뚜렷.
  • 최재영 선임기자
  • 승인 2018.10.18 16:24
  • 최종수정 2018.10.22 18:0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1개월 연속 금리 동결, 소수의견은 덩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에 앞서 생각에 잠겨 있다. 사진= 한국은행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에 앞서 생각에 잠겨 있다. 사진= 한국은행

[인포스탁데일리=최재영 선임기자] 한국은행이 18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10월 기준금리를 현 1.50%로 동결한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11월 금리 인상 이후 11개월 연속 동결 기조를 나타냈다.

다만 이날 금통위 분위기는 확연하게 랐다. 소수의견을 낸 금통위원은 한명이 더 늘면서 ‘인상론’에 더 힘을 보탰다. 이런 상황을 고려해 시장에서는 11월 금리 인상 전망은 더욱 뚜렷해졌다고 보고 있다.

◆금리 동결 경기와 물가흐름 안좋아

한은이 이날 금리 동결을 결정한 데는 회복 기미가 좀처럼 보이지 않는 경기와 물가 흐름 때문이다. 금리 인상 기조에 발목을 잡는 최대 요인은 고용과 설비투자 지표다.

통계청이 집계한 9월 신규취업자수는 4만5000명이다. 7월(5000명)과 8월(3000명)보다 나아졌지만 평균 10만명 수준임을 감안하면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설비투자는 지난 3월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

한은이 금리 동결 이후 발표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7%로 하향 조정한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문제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다. 통게청이 집계한 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9%다. 한의 물가안정 목표인 2%에 근접했다. 하지만 금리 인상에서 중요하게 판단되는 근원물가는 상황이다. 농산물과 석유류를 제외한 근원물가의 9월 상승률은 1.2%다. 지난 4월(1.4%) 이후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고 있지만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이처럼 근원물가 지표가 낮다는 것은 소비심리나 경기상황이 나빠지고 있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부진한 경기에도 금리 인상 단행하는 이유는

한은이 다음달 금리 인상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한국은행의 설립목적인 물가안정과 금융안정 때문이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최근 금융불균형 누증이 심각하다는 견해를 드러냈다. 금융불균형 누증은 저금리 효과가 한쪽 방향으로만 흐르면서 부채만 증가하는 부작용이다.

저금리가 지속되면서 가계부채가 증가세가 꺾이지 않고 이런 자금들이 부동산으로 쏠리고 있다는 것이 이 총재의 시각이다.

이 총재는 이같은 점을 지적하며 “금융불균형을 점진적으로 해소하는 등 거시경제를 안정적으로 운영해야 한다”고 금리 인상에 불을 지폈다.

여기에 미국발(發)금리 인상 빨라지면서 한은의 선택의 폭을 더욱 좁게 만들었다. 미국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을 3.1%로 상향조정했고 근원인플레이션모 미 연방준비위원회 목표치인 2%에 근접했다.

점도표(금리전망표)는 위원 12명은 올해 한 차례와 내년 3차례의 추가 금리인상을 예고했다. 지난 6월 점도표에 비해 4명 늘어난 규모다. 연준은 또 2020년 한차례 금리 인상을 전망했다. 올해 2.4%, 2019년 3.1%, 2020년에는 3.4%로 예상했다.

이대로라면 한미간 금리차는 더 벌어져 자금이탈도 가속화 될 것이라는 분석도 차츰 늘면서 한은으로서도 더 이상 금리 동결 유지가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 한국은행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 한국은행

◆뚜렷해진 11월 금리 인상 신호… 내년 정책방향은 없어

이번 금리 동결은 만장일치가 아니었다. 7월과 8월 이일형 금통위원 만이 금리인상 논리를 폈지만 이번달에는 고승범 위원이 합세했다. 금통위원 2명이나 소수의견을 내놓았다는 점은 그만큼 통화정책 변화가 필요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한은도 이날 통화정책방향문에서 계속 사용했던 ‘신중히’라는 표현을 뺐다. 이 총재는 기자간담회에서 “소극적 의미로 해석된다”면서 “이 단어가 어떻게 해석할지에 대해 생각을 하고 삭제했다”고 말했다.

여기에 미국의 금리 인상이 가속화 되는 상황을 들어 우회적인 메시지도 내놓았다. 이 총재는 “미국이 12월 또 금리를 인상하고 내년에도 금리 인상기조를 유지하면 국제 금융시장의 자금 흐름에 분명 영향을 줄 수 있다”면서 “이 경우 변동성이 크게 확대될 수 있고 국내 금융시장도 영향을 받을 수 있어 유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11월 기준금리 인상 메시지는 뚜렷해졌지만 내년 통화정책 운용에 대한 메시지는 없었다.

금통위는 통화정책문에서 “수요측면에서 물가상승압력이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돼 통화정책 완화기조를 유지해 나갈 것”이라는 통상적인 문구도 그대로였다.

이 총재도 금리를 인상해도 통화정책은 여전히 완화적인 것“이라는 기자의 질문에 ”금리 인상이 이뤄진 통화정책 기조가 완화적인지 긴축적인지 판단하는 것은 그 시점의 경제 상황을 보고 판단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상황을 고려해 11월 기준금리는 인상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현 경기를 감안해 단기적 상승 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최재영 선임기자 caelum@infostock.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