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 시장 휘젓는 외국증권사... 거래량도 대금도 절반 이상
공매도 시장 휘젓는 외국증권사... 거래량도 대금도 절반 이상
  • 안호현 전문기자
  • 승인 2018.10.09 11:34
  • 최종수정 2018.10.16 10: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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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금융감독원
그림= 금융감독원

[인포스탁데일리=안호현 전문기자] 공매도 거래가 외국계 증권사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는 사실이 처음으로 드러났다. 막대한 자금력과 정보력으로 공매도 시장을 왜곡하고 있다는 의혹이 점차 사실로 굳혀지고 있는 셈이다.

가뜩이나 국민연금의 주식대여가 공매도 핵심수단으로 꼽혀 국민들로부터 비판을 받고 있는 가운데 공매도 거래가 외국계 증권사들을 중심이었다는 점이 알려지면서 상당한 비판여론이 일것으로 보인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지상욱 의원(바른 미래당)은 금융감독원을 통해 각 증권사로부터 받은  최근 3년간(2016~2018년 8월) 증권사별 공매도 거래량 및 거래액 자료를 보면 외국계 증권사가 전체 공매도 거래량의 65%를 차지했고 전체 거래액도 60%에 달했다.

공매도는 주식을 빌려 팔고 주가가 떨어지면 되갚는 행위를 말한다. 시장 유동성을 높이고 투자 위험을 분산하는 제도로 활용된다. 하지만 외국인과 기관투자자를 중심으로 대규모 공매도가 이뤄지면서 개인투자자들의 피해가 크다.

실제 국민연금이 지분 9%를 보유한 삼성전자는 지난 5월 액면분할 이후 공매도 대상 종목으로 지정되면서 7월말까지 10%가 넘는 주가 하락을 겪었다. 액면분할 이후 거래량이 늘어 주가가 오를 것으로 기대했던 개인투자자들은 고스란히 손실을 떠안았다.

현재 국내에서 활동하고 있는 외국계 증권사가 국내 증권사 수보다 적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들의 공매도 거래량과 거래액은 상당히 압도적인 수치다.

이 기간 동안 평균 거래량을 살펴보면 외국계 증권사는 4억770만주를 공매도했다. 국내 증권사사 평균(1억3700만주)치 보다 3배나 높은 규모다. 거래대금도 외국계 증권사가 국내 증권사보다 2.7배 많은 116조원을 기록했다.

특히 외국계증권사들의 공매도 활동은 매년 눈에 띄게 늘었다. 2016년 37억8546만6597건에서 지난해에는 42억9997만4911건, 올해 8월 말까지는 36억7125만4629건으로 매년 증가세가 가파르다.

국내 증권사를 포함한 증권사별 거래량과 거래액을 보면 상위 10개 중 외국계 증권사가 7곳이나 됐다.

모건스탠리(약 24억주, 58조원) 크레디트스위스(23억주, 46조원) 메릴린치(9억주, 22조원) 1~3위를 차지했고 이어  NH투자증권, 메릴린치, 신한금융투자, 메리츠종합금융증권, 제이피모건증권, 도이치증권, 유비에스증권, 골드만삭스증권 순이다.

거래액이 가장 많은 상위 10개 증권사 조사에서는 NH투자증권, 모건스탠리, 크레딧스위스증권, 메릴린치, 신한금융투자, 골드만삭스, 도이치증권, 삼성증권, 제이피모먼증권, 유비에스증권 순으로 나타났다. 국내 증권사를 제외하면 외국계 증권사가 7곳이다.

이처럼 외국계 증권사가 공매도 거래와 거래액에서 매년 최고치를 나타내면서 공매도 거래가 외국계 증권사의 놀이터로 전락하고 있다는 비판도 피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외국계 증권사도 공매도를 통해 큰 수익을 거두고 있어 공매도 거래를 제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더욱 힘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 의원은 "공매도는 특정 테마주와 기업에 대한 왜곡된 공시, 외국계증권사의 리포트, 대량공매도가 서로 맞물려 시장을 왜곡하고 시세를 조정할 가능성이 나온다"면서 "공매도는 부정적 측면이 큰 제도인 만큼 하루 빨리 규제안을 마련하거나 폐지하느 쪽으로 방향을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안호현 전문기자 ahh@infostoc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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