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 희망퇴직 정해진 게 없다지만 앞날이 ‘깜깜’
LG디스플레이 희망퇴직 정해진 게 없다지만 앞날이 ‘깜깜’
  • 성동규 기자
  • 승인 2018.10.02 13:52
  • 최종수정 2018.10.02 13: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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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포스탁데일리=성동규 기자] 액정표시장치(LCD)패널 사업 악화로 희망퇴직을 진행 중인 LG디스플레이의 앞날이 불투명해 보인다.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은 희망퇴직에 대해 “정해진 것이 없다”며 애써 의미를 축소하려는 모습이다.

그러나 관련 업계의 시각은 그다지 낙관적이지 않다. 일각에선 대규모 희망퇴직이 단행될 수 있다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흘러나온다. 현재 주력 사업인 액정표시장치(LCD)는 물론이고 출구전략인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사업도 불확실성이 큰 탓이다. 

한 부회장은 1일 오후 5시 30분 서울 서초구 JW메리어트 호텔에서 열린 ‘제9회 디스플레이의 날’에서 기자들과 만나 “(구조조정) 가이드라인이나 그런 것은 없다. 희망퇴직인 만큼 희망하는 사람들만 받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LG디스플레이는 출범 후 30여 년 만에 처음으로 희망퇴직을 받고 있다. 대상자는 5년 차 이상 생산직 사원들이다. 현재 LG디스플레이의 생산직은 전체 임직원의 65%인 2만 명에 이른다. 

이번 희망퇴직은 LCD 시장의 판세변화의 영향이 컸다. 불과 1년여 만에 중국 디스플레이 기업들이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시장을 장악했다. LG디스플레이 매출의 약 90%를 LCD가 차지하다 보니 그 여파가 매우 컸다. 

실제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1분기 영업이익이 약 1조원에 달했다. 그러나 올해 1분기에는 983억 원의 영업 손실을 내면서 6년 만에 적자로 돌아섰다. 2분기에는 영업 손실 2281억원을 기록, 적자 폭이 두 배 넘게 커졌다. 

올해 상반기 약세를 면치 못했던 LCD 패널 가격이 다소 회복되는 조짐을 보이면서 3분기에는 흑자전환과 함께 약 1000억원 안팎의 영업이익 예상되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턱없이 모자라는 수치다. 

더구나 중국 디스플레이 기업들의 신규 생산 설비 증설로 인한 공급 과잉으로 당장 4분기 LCD 패널 가격 다시 내림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LG디스플레이는 이런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LCD에서 OLED로의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재 10% 수준인 OLED 패널 사업 비중을 2020년 40%까지 확대해 수익 구조를 다변화할 방침이다. 중국 광저우와 경기 파주에 OLED 패널 생산 설비를 새로 짓고 경북 구미공장의 LCD 라인 중 4개도 폐쇄했다. 

문제는 OLED 패널 수요가 예상만큼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오히려 성장세가 둔화하는 모양새다. 그 자리를 양자점발광다이오드(QLED) 패널이 빠르게 대체하는 분위기다. 

업계 한 관계자는 “LG디스플레이가 최근 QLED 패널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으나 경쟁사와 비교해 다소 늦은 감이 있다”면서 “삼성전자는 이미 유럽에서 QLED TV를 출시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시기상조긴 하나 OLED와 QLED 패널 모두 중국 업체들의 추격이 매섭다”면서 “선택과 집중의 전략적 의사결정이 필요한 시점이다. 향후 더 어려운 상황을 맞닥뜨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성동규 기자 dongkuri@infostoc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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