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주를 찾는다]②상사로 성장한 SK네트웍스, 종합 플랫폼 기업 탈바꿈
[가치주를 찾는다]②상사로 성장한 SK네트웍스, 종합 플랫폼 기업 탈바꿈
  • 이일호 기자
  • 승인 2018.09.07 14:31
  • 최종수정 2018.11.07 13: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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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력사업 매각하고 사업 재편한 SK네트웍스, 올해 마무리 단계
재무구조 악화 일시적이란 평가... 올해 현금흐름 플러스 전망
최신원 회장 “인수합병 과감히 추진”... 추가 M&A 여부 촉각
SK네트웍스가 운영하는 가맹 주유소. 사진=SK네트웍스

[인포스탁데일리=이일호 기자] 투자자들의 우상 워런 버핏(Warren Buffett)이 ‘가치투자의 신’으로 불린 데는 그만이 가진 ‘안목’ 때문이다.

하지만 큰 틀에서는 보면 워런 버핏의 가치투자는 의외로 간단하다. 수많은 언론과 인터뷰에서 그는 자신의 안목보다는 ‘믿음’을 먼저 내세우고 강조한다. 장기적 수익성을 유지할 수 있는 곳이라면 마다하지 않고 투자하는 것이 그의 투자 방식이다.

개인투자자들은 워런 버핏처럼 가치투자를 집중하기 쉽지 않다. 시장과 기업에 대한 믿음보다는 불안한 경제와 기업의 정보 부족으로 미래에 대한 가능성을 찾지 못한 영향이 큰 탓이다.

<인포스탁데일리>가 <인포스탁리서치센터>와 함께 연중기획으로 마련한 ‘가치주를 찾는다’도 이런 의도에서 출발했다. 투자자들에게 장기적 안목을 제시하고 성장·발전 가능성이 큰 기업을 찾아 숨겨진 ‘보석’을 제시하자는 것이 기획의 목적이다.

본지는 두 번째 기업으로 SK네트웍스를 선정했다. 최근 몇 년간의 ‘체질개선’ 과정에서 실적이 다소 하락했지만, 새로운 사업인 가전·렌탈과 카라이프(Car Life) 부문이 자리잡힌 것을 고려하면 올해 반등이 예상된다. 증권업계에서도 최근의 SK네트웍스 주가를 반등 포인트로 보는 시각이 대체적이다. <편집자 주>

◆‘2보 전진’ 위해 1보 후퇴’ 택한 SK네트웍스

2018년 2분기 SK네트웍스 영업실적. 자료=SK네트웍스 IR 홈페이지

2017년은 SK네트웍스에게 숨 가쁜 한 해였다. 주력사업이던 패션 부문은 현대백화점그룹에, LPG충전소 사업은 SK가스에, 에너지 리테일 도매사업을 SK이노베이션에 각각 매각했다. 또 동양매직을 인수한 뒤 SK매직을 본격 출범하면서 사업의 전반적인 구조조정을 진행했다. 대표이사로 취임한 최신원 회장이 전사적 차원에서 구조조정을 펼친 영향이다.

이 과정에서 재무구조가 다소 악화되기도 했다. 구조조정을 단행한 에너지 리테일 부문의 영업이익이 크게 줄었고, 렌터카와 자동차 경정비가 포함된 카라이프 부문도 과감한 투자의 영향으로 이익이 급감했다. 또 구조조정 고정에서 운전자본이 일시적으로 변동되면서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마이너스로 돌아서기도 했다.

다만 이 같은 재무 악화는 일시적이란 평가다. 통상 영업활동현금흐름은 3개년 연속 마이너스가 되면 현금창출력이 악화된 것으로 해석하는데, SK네트웍스는 영업현금흐름에서 2016년과 2015년 각각 플러스를 나타냈기 때문이다. 증권가 컨센서스에 따르면 구조조정을 마무리하는 올해 영업현금흐름은 다시 플러스로 전환할 전망이다.

SK네트웍스 2018년 상반기 실적은 나쁘지 않다. 매출은 3조4324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7.3%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213억원으로 같은 기간 47.9% 증가했다. 매출 감소는 IT부문에서의 신규 단말기 출시 감소, 에너지 리테일 부문에서 주유소 수 감소에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지난해 인적 구조조정으로 발생한 퇴직 위로금이 소멸되면서 영업이익이 늘어난 부분은 고무적이다.

하반기 실적개선도 기대된다. SK매직의 마케팅 비용 감소와 더불어 IT부문에서 신규 단말기(갤럭시 노트9, 애플 아이폰9, 기어S 등) 출시, 에너지 리테일 부문에서 SK에너지와의 가격협상 완료 등 호재거리가 많다.

<인포스탁리서치센터>가 분석한 올해 실적 컨센서스는 매출액 14조7083억원, 영업이익 1378억원, 당기순이익 502억원이다. 당초 증권가 컨센서스보다 실적이 소폭 하향됐지만, 하반기 수익성 개선은 자명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새 단장한 에너지리테일·카라이프·SK매직... ‘플랫폼 스타’로

SK네트웍스 에너지 리테일, SK매직 실적. 자료=SK네트웍스 IR 홈페이지

SK네트웍스의 사업 재편 중 가장 큰 부분은 에너지 리테일 부분이었다. LPG 충전소 일체를 SK가스에 넘겼고, 곧이어 자영 주유소를 비롯해 일반 운수와 사업체 등의 판매망과 인력, 자산을 모두 포함한 석유 홀세일(Wholesale) 부문을 SK에너지에 매각했다. 이는 SK에너지의 석유제품 생산과 유통, 판매 전 과정을 일원화하는 그룹 차원에서의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를 통해 SK네트웍스는 약 6000억원에 달하는 실탄을 확보했다. SK네트웍스는 이 돈의 상당 부분을 각종 사업을 재편하는 과정에서 나빠졌던 재무건전성을 회복하는 데 사용했다. 이 과정에서 연결 재무제표 기준 마이너스였던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플러스로 전환하는 등 재무건전성 측면에서 개선된 지표를 나타냈다.

에너지 리테일 부문의 매출 하락은 다소 불가피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사업 재편으로 규모가 줄어듦에 따라 석유제품 판매량도 함께 감소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SK네트웍스는 하반기 소매사업의 수익력이 개선되고, 불확실성 요인이었던 SK에너지와의 공급 협상도 마무리되면서 관련 실적이 나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신규사업인 SK매직의 가전 렌탈도 시장 확대와 더불어 순조롭게 가고 있다. 물탱크가 필요 없는 직수형 정수기를 출시해 기존 시장과 차별화에 성공하면서 규모를 빠르게 키웠다. SK네트웍스는 상반기 마케팅 강화를 통해 렌탈 142만 누적 계정을 확보했고, 올해까지 목표치로 매출액 6700억원, 누적 156만 계정을 달성하겠다는 입장이다. 2020년까지 가전 렌탈 시장이 40조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SK매직은 2022년 말 가동을 목표로 제2공장도 설립 중인 상태다.

국내 최대 이동통신 사업자인 SK텔레콤도 SK매직의 우군이다. 현재는 T맴버십 제휴 수준의 낮은 단계로 시너지를 내고 있지만, 향후 SK텔레콤 주력사업인 스마트홈에 SK매직의 가전제품군이 들어갈 수도 있다. 또한 그룹사가 가진 정보통신(IT) 및 사물인터넷(IoT) 역량은 SK매직과 경쟁사의 제품 차별화에도 기여할 전망이다.

카라이프 부문은 기존에 떨어져 있던 모빌리티 사업들을 ‘모스트(Most)’ 서비스로 통합, 재편했다. 전국 350여 곳의 SK네트웍스 직영 주유소와 700여 스피드메이트 매장을 통해 차량 주유와 충전, 렌터카, 세차, 경정비, 타이어, 부품 등을 아우르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렌터카 사업 성장을 바탕으로 상반기 매출액 4900억원에 육박한 카라이프 부문은 향후 그룹 내 미래 먹거리 사업으로 떠오를 것이 확실시된다.

지속 적자를 보고 있는 호텔 부문도 올해는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 2016년부터 이어진 중국의 사드 보복이 풀릴 기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SK네트웍스가 운영하는 워커힐은 지난해 영업손실 926억원을 기록했지만, 올해 2분기에는 흑자전환에 성공하며 상반기 적자액을 16억원까지 끌어내렸다. SK네트웍스는 향후 최근 캡슐호텔인 ‘다락휴’를 선보였고, 이후 사업모델 다각화를 지속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최신원 회장 “인수합병 과감히 추진”... 추가 M&A 여부 촉각

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 사진=SK네트웍스
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 사진=SK네트웍스

SK네트웍스의 추가 인수합병 여부도 업계에선 적지 않은 관심사다. 상사업계에서 보기 드물게 무역, 에너지 업종이 아닌 가전·렌탈·모빌리티·호텔 등 다양한 사업군에 진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신원 회장 또한 2018년 신년사를 통해 새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인수합병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의지를 보인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업계에선 SK네트웍스가 카라이프 부문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금호타이어나 AJ렌터카를 인수를 검토할 수 있다는 설이 나왔다. 하지만 금호타이어는 중국 더블스타에 인수됐고, AJ렌터카도 실제 기업 매각으로 이어지지 않으며 무산됐다.

SK네트웍스로선 새로운 M&A 후보군을 계속 물색할 법한 상황이다. 최신원 회장이 직접 M&A 관련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거니와, 최근의 사업구조 재편과 맞물려 신규 시장에 대한 진출도 노려봄 직하기 때문이다.

SK네트웍스도 M&A에 대해 열린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업 환경이 변화함에 따라 사업구조를 급속도로 재편해왔고, 향후에도 기존 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거나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차원에서 추가적인 사업 인수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신민석 인포스탁 리서치센터장은 “SK네트웍스가 최근 수 년여에 걸친 사업구조 재편을 비교적 성공적으로 수행했다”며 “향후에도 기존 사업을 매각하거나 기업을 새롭게 인수하는 등 추가적인 사업 재편을 계획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일호 기자 atom@infostoc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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