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9개월째 금리 동결…"투자 조정 지속, 취업자 수 증가폭 감소"
한은, 9개월째 금리 동결…"투자 조정 지속, 취업자 수 증가폭 감소"
  • 이일호 기자
  • 승인 2018.08.31 11:26
  • 최종수정 2018.08.31 11: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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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한국은행은 이주열 총재(사진) 주재로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1.50%로 유지하기로 정했다.<사진=한국은행 홈페이지>
31일 한국은행은 이주열 총재(사진) 주재로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1.50%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사진=한국은행 홈페이지

[인포스탁데일리=이일호 기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9개월 연속 동결한 데는 설비 및 건설 부문의 투자 조정이 지속되고 취업자 수 증가 폭이 줄어드는 등 실물경기가 금리 인상을 견딜 만한 수준에 이르지 않았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신흥국 죽심의 환율급등과 자본율출 등 글로벌 시장 환경이 나빠지는 것 또한 한은의 금리 동결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31일 한은은 이주열 총재 주재로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1.50%로 유지해 통화정책을 운용하기로 했다.

한은 금통위는 지난해 11월 기준금리를 연 1.25%에서 1.50%로 6년 5개월 만에 인상한 바 있다. 이후 1월과 2월, 4월, 5월, 7월에 이어 이달까지 6회 연속 기준금리를 현 수준으로 유지해왔다.

지난달 금통위에서 금리 인상 소수의견이 나왔지만 예상보다 심각해진 국내 경기 상황과 대외악재가 결정적인 변수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은은 금통위를 마치고 발표한 ‘통화정책방향’ 의결문에서 금리 동결 이유에 대해 글로벌 신흥국 시장의 환율급등과 자본유출, 국내 투자 조정과 가파른 가계대출 증가세를 이유로 꼽았다.

한은은 국제금융지표에 대해 “국제금융시장을 보면 대외건전성이 취약한 일부 신흥시장국에서 환율 급등, 자본유출 등의 불안한 움직임이 다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지난 7월 3.76이었던 브라질의 달러화 대비 환율이 4.15로 올랐고, 전 세계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지수도 중국을 중심으로 신흥시장국이 급락하는 추세를 보였다.

한은은 “앞으로 세계경제의 성장세는 보호무역주의 확산 움직임과 주요국 통화 정책 정상화 속도, 미국 정부 정책방향 등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실물경기 측면에서는 설비 및 건설투자 조정과 취업자 수 증가 폭 감소 추세가 두드러졌다.

설비투자 부문은 지난 2분기 –6.6%로 전 분기(3.4%) 대비 10.0%포인트 감소했다. 건설투자도 지난 1분기 1.8%에서 2분기 –1.3%으로 3.1%포인트나 줄어들었다. 이 때문에 2분기 GDP 성장률은 0.7%로 1분기(1.0%) 대비 0.3%포인트 하락했다.

지난 7월 기준 취업자 수 증가 폭도 5000명으로 크게 줄어든 가운데 제조업 취업자 수 감소가 12만6700명으로 급감했다. 이에 따라 고용률이 61.3%로 전월 대비 0.1%포인트 감소하는 등 취업 시장이 얼어붙은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

금융시장은 대체적으로 안정된 모습을 보였지만, 신흥국가들을 중심으로 금융불안, 고용 부진이 나타나며 장기시장금리가 하락했다. 대표적 장기금리 상품인 국고채 3년물과 10년물 모두 각각 0.14%포인트, 0.20%포인트 줄어든 1.98%, 2.37%를 나타냈다.

가계대출은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지난 7월 3조1000억원 증가하는 등 꾸준한 증가세를 유지했다. 특히 수도권과 서울을 중심으로 주택 매매가격이 상승하며 부동산시장이 과열되는 측면을 보이기도 했다.

한은 금통위는 “앞으로 성장세 회복이 이어지고 중기적 시계에서 물가상승률이 목표 수준에서 안정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금융 안정에 유의해 통화정책을 운용할 것”이라며 “당분간 수요 측면에서의 물가상승압력은 높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므로 통화정책의 완화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통화정책의 완화 기조를 유지하면서 향후 완화 정도의 추가 조정 여부를 신중히 판단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일호 기자 atom@infostoc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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