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포클릭]토필드 CB 리픽싱이 주는 의미는
[인포클릭]토필드 CB 리픽싱이 주는 의미는
  • 최재영 선임기자
  • 승인 2018.08.14 14:18
  • 최종수정 2018.11.08 14: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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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된 적자에서도 주가 흐름은 상승세
소액주주들 CB발행 물량 많은 기업은 눈여겨봐야

[인포스탁데일리=최재영 선임기자] 토필드는 디지털셋톱박스전문기업이다. 자회사인 웨이투비를 통해 의료기기 유통을 하고 있다. 올해 3월에는 천연물 진드기 제거제를 출시했고 지난 6월에는 넥스바이오(혈우병치료제 연구기업) 지분을 60%(30억3000만원)를 취득했다.

토필드는 지난달 세계1위 바이오인식 및 물리보안 기업 지케이테코(ZKTeco)와 합작법인인 지앤씨(ZNC)설립을 발표하면서 장중 상한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후 주가는 상당부분 하락했지만 최근 다시 상승곡선을 보이고 있다.

최근 1년간 주가 흐름. 그래프= 네이버
최근 1년간 주가 흐름. 그래프= 네이버

◆개인거래량 90%, 영업이익 적자 지속

현재 주가는 2640원(14일 종가 기준)이다. 지난해 12월 1600원(종가)까지 하락했던 주가는 올해 4월 5270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이후 하락세를 보였지만 지난달 30일 합작법인 지앤씨 설립을 발표 이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한달간 토필드는 두 번의 상한가와 상승 12회, 하락 16회를 기록했다. 주가수익률은 0.78%다. 이 기간 통신장비업 업종 평균 수익률이 마이너스(-)2.71%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좋은 흐름이다.

토필드의 최근 한달 거래량에서 개인투자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96%에 달한다. 외국인은 3% 기관은 0.3% 참여율이다.

다만 수익성 측면에서는 평가가 나쁘다. 총자산순이익률(ROA)와 자기자본이익률(ROE) 모두 마이너스다.

토필드의 올해 2분기 매출액은 전년동기 대비 3% 감소한 36억원이다. 영업이익도 전년동기 대비 적자가 확대된 -47억원, 순이익은 -22억원을 기록하는 등 적자를 지속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주가가 상승곡선을 보이는 이유는 바이오기업 합작법인의 이슈가 계속 유지되고 있어서다. 토필드는 이달 초 지앤씨를 통해 개발중인 신제품을 공개했다. 얼굴·홍채·카드인식 기능을 갖춘 3종단말기를 선보였다.

업계 한 관계자는“바이오인식과 관련된 기술은 금융은 물론 일반기업에서도 상당히 관심을 표명하고 있는 만큼 이런 관심사는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잠재력 높은 사업… 검증이 관건

토필드의 핵심사업군은 잠재력과 전망성에서 좋은 평가가 나온다. 신규 사업인 천연물 진드기 제거제는 업계에서도 상당한 관심을 보이는 분야다. 이와 함께 키오스크 사업과 의료용 체내흡수용 지혈제 국내 라이선스, 혈우병 치료제 등도 높은 성장성을 가졌다.

다만 이들 사업에 대한 경쟁력은 검증되지 않았다는 것이 단점으로 작용한다. 기존 셋톱박스 사업은 수요 감소로 적자를 보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신규 사업인 진드기제거제와 바이오 인식 사업에서 부진이 동시에 발생할 경우 회사 존속도 위협받을 수 있다.

재무구조에 대한 우려도 높다. 영업이익은 키오스크, 유통, 바이오 분야 모두 적자며 영업현금흐름도 2015년 이후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뚜렷한 영업성과도 드러나지 않아 적자 규모를 계속 줄이는데 집중할 수 밖에 없는 구조인 셈이다.

◆대규모 CB발행에 주목

토필드는 사모전환사채(CB) 발행과 관련해서 대표적인 예로 거론되는 기업중 하나다. 2016년 8월 130억원치 CB를 발행했는데 물량은 기존 발행주식수의 100%에 근접해서다.

토필드의 CB는 만기시 원금과 이자를 보장하고 주가 흐름에 따라 전환가격이 조정되는 리픽싱 하는 조건이 붙어 있다.

통상 CB발행기업은 최초 전환가보다 30% 낮은 가격까지 전환가를 조정할 수 있다. 투자자들로서도 CB 발행기업의 주가 상승하면 수익이 높일 수 있기 때문에 CB에 대한 관심이 남다르다.

토필드는 CB 발행 당시 리픽싱 약정을 토대로 2016년 12월부터 7회에 걸쳐 CB 전환가를 1794원~1713원까지 떨어뜨렸다.

지난 3월 2000원대였던 토필드 주가는 4000원대까지 치솟았다. 토필드 CB투자자들은 보유중인 CB의 주식전환을 회사에 청구했다. 토필드의 현 시세대로라면 단순계산으로 신주 상장때 100%가량 평가이익을 얻을 수 있다.

◆CB발행이 민낯… 소액주주들 눈여겨 봐야

리픽싱은 주가가 올라도 전환가는 상향조정되지 않는다. 이 때문에 CB발행이 많은 기업은 주가가 하락을 오히려 더 반기게 만드는 현상도 벌어진다. 또 향후 주식전환도 많아져 오히려 직접 투자보다는 CB투자에 몰리기도 한다.

문제는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소액주주들은 불리한 상황이 놓일 수 밖에 없다. 리픽싱으로 전환가가 계속 낮아지면 신규 상장 주식수가 늘어 소액주주의 가치가 줄 수밖에 없는 구조여서다.

특히 CB발행물량이 많은데다, 제3자 배정방식이라면 좀 심각하게 들여다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감독원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CB발행은 사모가 90% 이상 차지한다. 대다수 투자조합이나 개인 대주주등 특정인을 대상으로 했다.

최근에는 CB가 지분확대 수단으로 활용된다는 주장도 줄곧 제기되고 있다. 금융당국이 대주주 지분확대 수단으로 활용했던 분리형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을 금지시키면서 사모CB가 새롭게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특수관계인 등을 통해 CB를 매입하고 리픽싱을 통해 지분을 늘리거나 차익실현을 할 수 있는 발판이 되고 있는 셈이다. 이 경우 주당가치를 희석할 수 있어 기존 주주들에게는 더욱 불이익을 받는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미국은 전체 주식의 20%를 넘는 신주를 3자배정으로 발행하면 주총에서 주주 동의를 얻어야 하지만 한국에서는 이사회 결의만으로 가능하다“면서 ”CB 조달금액이 회사 규모와 비교해 지나치게 크다면 투자자와 대주주의 연관성을 점검하고 눈여겨 봐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재영 선임기자 caelum@infostoc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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