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주를 찾는다]③기술력으로 또 한번 ‘비상’…암호거래소도 탐낸 다날
[가치주를 찾는다]③기술력으로 또 한번 ‘비상’…암호거래소도 탐낸 다날
  • 이일호 기자
  • 승인 2018.07.25 09:08
  • 최종수정 2018.09.13 1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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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으로 인정받은 인증 기술력, 매출 성장에도 효자로 등극
암호화폐거래소 다날 본인·결제 기술에 큰 관심 인수
순탄치 않은 현금흐름 우려는 기우(杞憂), 거래규모 커진 영향

투자자들의 우상 워런 버핏(Warren Buffett)이 ‘가치투자’의 ‘신’으로 불린 데는 그만이 가진 ‘안목’ 때문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큰 틀에서는 보면 워런 버핏의 가치투자는 의외로 간단하다. 수많은 언론과 인터뷰에서 그는 자신의 안목보다는 ‘믿음’을 먼저 내세우고 강조한다. 5년은 물론 10년 후 성장할 수 있는 곳이라면 마다하지 않고 투자하는 것이 그의 투자 방식이다.

개인투자자들은 워런 버핏처럼 가치투자에 집중하기 쉽지 않다. 시장과 기업에 대한 믿음보다는 불안한 경제와 기업의 정보 부족으로 미래에 대한 가능성을 찾지 못한 영향이 큰 탓이다.

인포스탁데일리와 인포스탁리서치센터가 함께 연중기획으로 마련한 ‘가치주를 찾는다’도 이런 의도에서 출발했다.

투자자들에게 장기적 안목을 제시하고 성장·발전 가능성 높은 기업을 찾아 숨겨진 ‘보석’을 제시하자는 것이 기획의 목적이다.

첫 순서로 순수 우리 IT기술로 국내외 시장을 개척하고 있는 다날을 선정했다. “다가오는 날은 다 좋은 날”이라는 흥에 넘치는 기업 슬로건만 보더라도 이 기업이 추구하는 경영 이념을 엿볼 수 있다. 3부작으로 다날의 전망과 시장에서 우려하는 부분을 집중 조명했다. <편집자 주>

[인포스탁데일리=최재영 선임기자·이일호 기자] 다날은 기술력을 빼놓고는 이야기를 할 수 없는 기업이다. 지난해 취득한 특허만 9개에 달한다. 현재 특허청에 등록된 특허 건수는 총 52개다. 출원 중인 특허까지 포함하면 규모는 상당하다.

다날 특허는 결제 전문기업답게 보안에도 상당히 집중된다. 지문을 분할저장 기술이나 데이터 암호화 등은 다날의 독보적인 기술이다.

특히 모바일 분야 특허에 상당히 공을 들이고 있다. 스마트폰이 보편화 되면서 모바일 관련 시장이 크게 확대되고 이에 따른 관련 결제시스템에 대한 요구가 크게 늘고 있어서다.

다날의 기술력은 최근 국제적으로 주목받는 대상이 되고 있다. 대표적인 기술이 바로 본인인증서비스다. 다날 미국법인은 모바일ID 플랫폼에서 전년 대비 450%가량의 매출성장을 기록한 것도 본인인증 기술력의 역할이 컸다는 분석이다.

◆다날 기술력 암호화폐에서도 주목

다날의 기술력은 최근 암호(가상)화폐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해 국내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인 업비트에 본인확인 서비스를 제공한 데 이어 올해 초에는 중국 최대 암호화폐거래소인 후오비와도 본인인증서비스 계약을 체결했다.

특히 후오비와는 다양한 결제수단을 적용해 온·오프라인 시장에서 암호화폐를 이용할 수 있도록 유통과 결제 분야에도 협력하기로 했다.

다날의 기술력은 업계에서도 주목한다. 한 유명 암호화폐거래소에서는 다날의 인수합병을 위해 접촉할 정도로 큰 관심을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다날이 업비트와 후오비에 제공한 기술력이 상당히 높다는 평가에서다.

특히 정부가 최근 자금세탁방지 가이드라인을 만들며 실명거래를 요구하면서 본인인증은 이제 암호화폐 거래소에서는 없어서는 안 될 시스템이다.

암호화폐 거래소 한 관계자는 “우회상장을 기정사실로 한 유명거래소 한 곳이 다날 측에 회사 매각을 타진 한 것으로 안다”며 “다날을 인수한다면 거래소는 기술력과 영업력에서 독보적인 존재가 될 가능성이 커진다”고 말했다.

다날도 암호화폐와 관련해 부정적이지 않다. 다날은 올초 다날엔터테인먼트를 통해 업비트 운영사인 두나무에 투자하는 케이큐브1호벤처투자조합의 지분 4.33%를 취득했다. 지분은 현재도 보유 중이다.

다날 측은 “암호화폐도 결제수단이 될 수 있는 사업이지만 아직 국내에서는 규제가 많은 상황이어서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다.

◆순조롭지 않은 현금흐름… 오해 불식에도 주력

그동안 다날은 대규모 영업이익에도 불구하고 현금흐름이 좋지 않다는 점이 유달리 강조됐다.

여기에 유상증자, 전환사채(CB) 발행, 대주주 주식담보차입과 같은 굵직한 ‘이슈’까지 나오면서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적지 않은 불신과 의혹을 받아왔다.

하지만 이 같은 자금 흐름은 휴대폰 결제시장의 구조적 영향이 크다는 것이 다날의 설명이다.

휴대폰 결제는 이용자로부터 사용금액을 받기 전에 다날과 같은 전자지급결제대행업자(PG)사가 먼저 결제금액을 지급하는 ‘선정산’ 구조다. 거래액이 커지면서 다날의 매출액이 증가했다면 바로 선정산 규모도 커지는 셈이다.

2016년 6월 299억원의 유상증자 직후 같은 해 8월 380억원의 CB를 발행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지난해 다날의 월 거래금액은 2000억원을 상회했다. 70~80% 규모의 선정산을 진행하려면 1400억~1600억원의 자금이 필요하다.

다날은 선정산을 위해 2016년 유상증자로 299억원, CB 380억원, 2017년에는 자산유동화증권(ABS) 800억원, CB 290억원의 자금을 조달해 선정산에 사용했다고 밝혔다.

다날 글로벌 진출 현황. 파란색 표기가 다날이 진출한 대륙. 그림=다날 제공
다날 글로벌 진출 현황. 파란색 표기가 다날이 진출한 국가(대륙). 그림=다날 제공

◆글로벌 시장 비상을 꿈꾸는 다날

다날은 해외 시장도 꾸준히 문을 두드리고 있다. 2004년 중국, 2006년 미국에 법인을 세웠고, 2015년에는 미국법인을 통해 유럽 시장에도 진출했다.

지난해 인증사업을 본격화한 다날 미국법인은 43억원 순손실을 기록했다. 하지만 휴대폰 결제시장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는 만큼 향후 사업 성장 잠재력이 크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날은 지난해 세계 최대 규모의 모바일 관련 박람회인 MWC(Mobile World Congress)에 참석해 독일 모바일보안기업 G&D사와 기술제휴를 통해 만든 다중보안 솔루션으로 모바일인증 최고상을 받았다.

이를 바탕으로 지난 4월 한솔시큐어로부터 300만 달러 규모의 투자유치를 받아 동남아시아를 목표로 한 조인트벤처를 설립할 계획이다.

다날 미국법인은 글로벌 택시 서비스업체 우버(UBER)를 비롯해 신용정보회사 및 위성방송 사업자 등 글로벌 기업들과 연이어 모바일 인증 계약을 체결했다.

또 14조원대 시장으로 평가받는 미국 내 모바일 인증서비스도 뱅크모바일과 기프트(Gyft), 웨스턴유니언, 로케이드(Locaid) 등을 비롯한 글로벌 금융기관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10년 넘게 글로벌 시장을 공략한 만큼 다날은 다른 PG사들에 비해 다양한 노하우를 갖추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미국과 유럽, 중국 및 동남아시아의 휴대폰 소액결제 시장점유율을 확대할 계획이다.

신민석 인포스탁리서치 센터장은 “일부 자회사들의 적자와 다소 불투명한 주주 정책을 감안하더라도 꾸준한 성장세를 볼 수 있는 기업"이라며 "국내 휴대폰 결제 시장에서 40%대의 시장점유율과 검증된 기술 경쟁력을 통한 해외 인증 시장에서의 성장 잠재력은 다날의 주요 강점이다”라고 평가했다.

 

최재영 선임기자· 이일호 기자 atom@infostoc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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