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스튜어드십 7월말 가동…기업 미칠 영향은
국민연금 스튜어드십 7월말 가동…기업 미칠 영향은
  • 최재영 선임기자
  • 승인 2018.07.10 09:44
  • 최종수정 2018.07.10 09: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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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 “주주권 적극 행사 하곘다"

[인포스탁데일리=최재영 선임기자] 국민연금이 적극적인 주주활동에 나서는 ‘스트어드십 코드’가 7월말 시행된다. 일각에서는 기업들의 경영권 간섭 반발에 따라 연기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지만 국민연금은 예정대로 시행한다는 방침을 굳혔다.

이에 따라 국민연금이 5% 지분을 보유한 국내 대기업 300여개는 당장 이달 말부터는 국민연금이 어떤 목소리를 낼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0일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연금은 이달 26일 기금운용위원회를 열고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코드 도입안을 심의, 의결하기로 했다.

스튜어드십 코드는 국민연금과 같은 기관투자자의 적극적인 의결권 행사 지침을 말한다. 국민연금은 그동안 이같은 의결권 행사에 적극 참여하지 않아 적지 않은 비판을 받아왔다.

국민연금이 국내주식에 투자한 규모는 130조원에 달하며 5% 이상 지분을 보유한 기업도 300여개다.

보건복지부는 문재인 대통령 공약에 따라 이른바 ‘국민연금형 스튜어드십 코드’를 만들어 왔다. 현재 마무리 손질 중이며 세부지침을 가다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알려진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 코드는 주주권 행사를 강화하면서 투자회사의 사외이사와 감사추천, 주주대표 소송, 경영진 면담, 주주이익 외면 기업에 대한 관리, 손해배상 소송 등에 적극 나선다는 것이 틀이다.

다만 기업경영 간섭이 심하다는 반발도 적지 않아 상당 부분 완화되거나 단계적 시행하는 방식으로 접근한다는 계획도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국민연금이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를 하게 되면 배당성향이 높아지고 주가가 오르는 긍정적 효과가 크다. 이 때문에 스튜어드십 코드가 본격 시행되면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포스코 등 주요 대기업은 국민연금의 움직임에 주목할 수밖에 없다.

실제 배당성향이 3% 수준이었던 영국은 2010년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한 이후 배당성향이 4%를 넘어섰다. 2014년 도입한 일본에서는 기업 배당성향이 증가하는 추세다. 이런 이유로 스튜어드십 코드가 도입되면 증권시장에서도 관련 기업들의 배당성향도 높아질 것이라는게 시장의 공통된 전망이다.

SK증권 최관순 연구원은 지난달 보고서에서 국민연금이 5% 이상 보유 중이고 3년 연속 순이익 흑자를 냈지만 3년 연속 배당을 하지 않은 기업에 주목했다.

현대미포조선, 대한해운, 후성, 덕산네오룩스, 원익머트리얼즈, 에이제이(AJ)렌터카, 대양전기공업, 팬오션, 제이콘텐트리, 원익QnC, 엔에이치엔(NHN)엔터테인먼트, 제이와이피(JYP) 엔터테인먼트 등이다.

또 국민연금이 5% 이상 보유하고 3년 연속 순이익 흑자지만 배당성향이 10% 미만인 기업도 대상에 올랐다. 대림산업, 신세계, 현대리바트, 현대그린푸드, 현대백화점, 네이버, 사조산업, 태영건설, 한국타이어, 넥센타이어, 송원산업, 경동나비엔, 화승인더, 영원무역홀딩스, 이오테크닉스, 넷마블 등이 꼽혔다.

국민연금이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한 이후 다른 기관 투자자의 움직임도 커졌다. 기업지배구조연구원이 조사한 결과, 기관투자자가 51곳이 스튜어드십 코드 참여하기로 했다. 사모펀드(PEF)운용사가 22곳, 자산운용사 15곳, 증권사와 투자자문사, 버시스기관 등도 도입했다. 우정사업본부와 교직원공제회, 증권사, 보험사, 벤처캐피탈(VC) 등 기관 투자자 29곳도 참여를 조율 중이다.

기대가 큰 증권가와 달리 산업계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국민연금이 정부 지배하에 있다는 점에서 경영 과정에서 정부의 개입을 불러올 수 있다는 것이다.

스튜어드십 코드를 실무를 맡은 부서 운영도 우려를 더한다. 현재 실무 부서인 투자팀 인력은 8명 수준이다. 300여개 기업에 대한 주주권과 의결권 행사를 관리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이후 배당성향이 높아진 외국사례를 고려하면 우리도 좋은 영향을 줄 것이 분명하다"면서 "다만 국민연금이 정부 산하라는 점에서 일반 기업의 최고경영자(CEO) 교체라는 입김도 작용할 수 있어 기금운용본부를 별도로 불리한 독립성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최재영 선임기자 caelum@infostoc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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